“제주도민들과 함께 APEC 정상회의 반드시 유치하겠다”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 역량 집중
“APEC 개최지 객관적인 비교로
공정하게 선정할 것으로 예상”
선거법 재판 현명한 판단 기대 신년>
오영훈 제주지사가 ‘청룡의 해’인 2024년 갑진년(甲辰年)을 맞아 “2024년에는 제주의 내일을 위한 희망에 더 크게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 지사는 10일 한국일보와 갖은 신년 인터뷰에서 “최근 제주 경제가 관광 및 건설경기 부진으로 회복세가 더디지만, 수출 증가와 소비자물가 상승률 둔화 등 긍정적인 신호가 있다”며 “여기에 맞춰 민간소비 활성화 정책과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지역경제 회복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2025년 11월 개최 예정인 제3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제주 유치와 관련 “APEC 정상회의를 반드시 유치해 제주의 가치를 당당히 선보이는 것은 물론 제주 경제가 새롭게 도약하는 계기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제주지역 경제의 두 축인 관광산업과 건설산업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고, 지난해 예열 단계였던 그린수소와 우주산업, UAM(도심항공교통) 등 제주의 미래 성장동력 사업 육성에도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오 지사는 또 공직선거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 1심 선고가 이달 중 이뤄지는 것과 관련 여전히 혐의를 전면 부인하면서 재판부의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제주지역 경제가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경기 부양책이 있다면.
“강력한 경제성장 동력이 민간 소비에 있는 만큼 이를 위한 다양한 시책 추진할 것이다. 우선 민간소비를 활성화하고 가계의 실질적인 구매력 향상을 위해 지역회폐인 ‘탐나는전’의 운영 방식을 기존 현장·충전 할인 지원에서 포인트 적립 지원으로 개선해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고 소상공인의 매출 신장을 도모하겠다. 또 제주의 새로운 관광모델인 ‘워케이션’을 활성화해 기업들이 제주에서 근무하며 소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 운영하겠다. 또한 상장기업 육성펀드 조성, 신성장산업 육성과 이전기업을 위한 특례 지원 등 지역산업 구조 개편을 통해 민생경제의 근간을 다져 나가겠다.”
-제주지역 경제의 두 축인 관광산업과 건설산업 활성화 방안은.
“중국 단체관광이 재개되고 중국발 크루즈가 제주로 입항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다. 이를 기회로 해외 신규 직항 노선을 확대하고, 부정기 전세기 운항을 지원해 접근성을 높일 것이다. 2024년 한국 방문의 해와 연계한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웰니스 관광과 MICE 등 고부가가치 관광산업과 카지노 산업을 육성할 계획이다. 1‧3차 산업으로 편중된 제주산업구조에서 건설산업은 제주 GRDP에서 6.9%를 차지하는 중요한 산업이다. 하지만 최근 고금리와 미분양, 원자재값 인상 등 ‘삼중고’로 도내 건설업계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지난해 ‘지역건설산업 활성화계획’을 수립해 도내 건설업체의 국내외 건설시장 진출을 지원해오고 있고, 성과도 있었다. 앞으로도 건설업체 역량 강화를 위해 컨설팅 지원과 건설대기업과의 1:1 만남의 날 행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2025 APEC 정상회의 유치전이 치열하다. 제주 유치 방안은.
“APEC의 가치에 부합되는 부분에 있어 제주가 다른 경쟁도시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다고 본다. 부산 엑스포 유치가 무산되면서 APEC 정상회의 개최지로 제주가 선정되는데 일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간 제주와 더불어 인천, 경주 등이 APEC 정상회의 유치를 위해 선의의 경쟁을 펼쳐왔음을 정부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개최 도시를 선정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공정하게 구성된 심사위원단에 의해 객관적인 비교로 최종 개최지가 선정될 것으로 기대한다. 제주는 20년 전 APEC 정상회의 유치 도전으로 이미 선행학습을 마쳤다. 당시 최종 단계까지 경합했던 경험은 큰 이점이다. 지난해 APEC유치 전담팀을 구성해 다양한 홍보전략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3월엔 범도민 유치 추진위원회 출범을 시작으로 도민사회의 자율적인 응원과 지지 선언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는 도민들과 함께 반드시 APEC 정상회의를 유치하겠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신당 창당을 추진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비서실장을 지냈는데, 신당 참여 의향이 있나.
“지자체장으로서 구체적인 정치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제주도정을 책임지는 행정가로서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제주의 미래를 여는 데 집중할 것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재판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입장은.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당사자가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검찰이 주장하는 공소 사실을 인정할 수 없으며, 그간의 재판 과정을 도민들이 지켜봤기 때문에 저의 주장은 다 알고 계실 것으로 생각한다.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줄 것이라고 본다. 지금까지 민선 8기 제주도정은 도민의 삶을 바꾸고 제주의 미래를 바꾸는 데 전념해 왔다. 앞으로도 흔들림 없이 도민 한 분 한 분의 삶을 따뜻하게 보듬는 데 힘쓰겠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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