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받침대 없애고 캔 재활용률 높이고…'포장재와의 전쟁' 펼치는 오비맥주 [ESG클린리더스]

이소라 2024. 1. 11.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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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병·페트병·캔 쓰는 주류회사의 고민
2025년 빈 병 반환율 100%로 높이고
2025년 재생에너지 100% 전환 목표
편집자주
세계 모든 기업에 환경(E), 사회(S), 지배구조(G)는 어느덧 피할 수 없는 필수 덕목이 됐습니다. 한국일보가 후원하는 대한민국 대표 클린리더스 클럽 기업들의 다양한 ESG 활동을 심도 있게 소개합니다.
오비맥주의 '캔크러시 캠페인' 홍보 이미지. 오비맥주 제공
시원하게 밟아서 스트레스도 풀고, 자연환경도 지키고 일석이조네요.

지난해 5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찌그러진 알루미늄 캔 사진과 영상이 수백 장이 쏟아졌다. 주류기업 오비맥주에서 진행한 환경 캠페인 '캔크러시 챌린지'에 참여한 인증 게시물이다. 참여자들은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캔을 완전히 밟거나 찌그러뜨려 분리배출하는 모습을 공개하고 다음 참여자를 지목했다. 이는 우리나라 알루미늄 캔 수거율이 80~90%에 달하지만 이물질 문제로 재활용률은 30%에 그치는 문제를 풀어보고자 오비맥주에서 기획한 이벤트였다.

유리병, 페트병, 알루미늄 캔을 사용하는 주류회사에 재활용에 대한 고민은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오비맥주는 2025년까지 빈 병 반환율을 100%로 높이고 맥주캔의 재활용 원료 사용률을 80%로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는 아울러 2025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위해 태양광 에너지 사용에도 속도를 낸다. 생산부터 포장, 운반, 소비 등 전 유통 과정을 친환경 구조로 탈바꿈해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천한다는 게 오비맥주의 방침이다.


'포장재 경량화'…탄소 배출량 감축 효과 ↑

오비맥주가 편의점 제품에 한해 카스 전 제품에 적용 중인 '노트레이' 상품들. 종이 포장재를 제거해 종이 사용률을 줄였다. 오비맥주 제공

오비맥주의 친환경 활동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이 회사는 2020년 업계 최초로 편의점에 납품하는 카스 캔맥주 패키지 전 상품에 종이 받침대를 제거해 종이 포장재 사용을 줄이고 있다. 이 종이 받침대는 맥주 포장시 다량의 번들 제품을 받치는 용도로 쓰이는데 이를 없애면 연간 약 687톤의 종이 사용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른 탄소 배출량 감축 효과는 약 662톤에 달한다.

오비맥주는 카스 355ml 6캔 패키지를 시작으로 지난해 3월 말 편의점용 카스 프레시 500ml 4캔 패키지에도 종이 받침대를 제거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편의점 외에 대형마트 등 다양한 채널에서 판매되는 카스 제품에 '노트레이'(종이 받침대 제거)를 적용할 예정"이라며 "더 멀게는 버드와이저, 호가든, 스텔라 등 수입 맥주 브랜드에도 적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회사는 지난해 7월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품 표시 간소화 사업'에 동참하고 있다. '스마트라벨'은 불필요한 포장재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식품 표시 사항의 일부를 QR코드로 제공하는 서비스다.

라벨에 표시했을 때는 제한된 면적에 많은 정보를 담아 가독성이 떨어졌지만 스마트라벨을 활용하면 정보가 더 눈에 잘 들어와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무엇보다 라벨 표시 사항을 수정할 때마다 발생하는 폐기 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비맥주는 '버드와이저 제로' 캔 패키지를 시작으로 카스 등 다른 맥주에도 스마트 라벨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생산공장 세 곳에 태양광 패널 설치…전체 전력 11%를 태양광으로

오비맥주 광주공장에서 설치된 태양광 패널의 모습. 오비맥주 제공

오비맥주는 2017년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위한 국제 민간 캠페인)에 가입해 지속가능한 친환경 에너지 전환에도 힘을 쏟고 있다. 2025년까지 100% 재생에너지 사용 및 이산화탄소 배출량 25% 감축한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회사는 자사 생산공장 내 태양광 패널 설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8월 광주 공장에 태양광 패널 설치를 완공했다. 주류업계에서 자가소비형 발전 설비를 구축하고 자가 발전한 재생 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은 오비맥주가 최초다.

광주공장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은 총 2.6메가와트(MW) 규모로 생산 가능한 연간 전력은 3.7 기가와트시(GWh)에 달한다. 광주공장이 소비하는 전력의 약 11%를 대체할 수 있는 양이다. 오비맥주는 태양광 에너지를 활용해 연간 약 1,640톤의 탄소 발생량을 감축할 것으로 예상한다. 발전 설비의 기대 수명을 고려하면 앞으로 30년 동안 총 4만9,000톤 이상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볼 수 있다.

오비맥주는 1분기까지 경기 이천공장과 충북 청주공장에도 태양광 패널 설치를 완공한다. 생산공장 세 곳에 태양광 발전 설비를 구축하면 연간 약 10GWh 태양광 전력을 생산하게 된다. 오비맥주에서 쓰는 전체 전력의 11%를 태양광 전력으로 소화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오비맥주는 또 탄소 배출 감축을 위해 친환경 차량도 늘려가고 있다. 회사는 2021년 전국 21개 물류 직매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디젤 엔진 지게차를 전기 지게차로 바꿨다. 2022년부터 지난해 1분기까지는 업무용 영업차량 615대를 하이브리드 또는 전기차로 교체해 연간 약 828톤 규모의 탄소 감축 효과를 냈다. 이는 60년생 소나무를 12만 5,454그루 이상 심은 것과 같은 효과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제품 생산과 유통 과정에서 대체 에너지를 사용하고 에너지를 절약하는 등 기업이 먼저 탄소 절감을 실천해야 한다"며 "오비맥주는 '소비자와 미래 100년 이상 동행'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실질적 친환경 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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