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인류 문명의 토대 바꿀 '육상 혁신' 나서겠다"

라스베이거스(미국)=이세연 기자 2024. 1. 11.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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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O24]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인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스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열린 CES 2024 기조연설에서 두 팔을 펼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이세연 기자


"AI와 디지털, 로봇 등의 첨단 기술이 더해진 HD현대의 사이트(Xite) 혁신은 건설 현장과 장비의 개선을 넘어 인류가 미래를 건설하는 근원적 방식을 변화시킬 것입니다."(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 기조연설 무대서 전 세계에 HD현대의 육상 혁신 비전을 선포했다.

게리 샤피로 CTA 회장의 소개로 정 부회장이 두 팔을 활짝 벌리며 무대에 등장하자 전 세계인이 모인 1800석의 객석에서 환호와 박수가 터져 나왔다. 정 부회장은 이날 흙을 연상시키는 베이지색 재킷을 입고 무대에 섰다. 바다의 대전환을 주제로 했던 지난해 CES서 바다를 연상시키는 파란색 니트를 입었던 것과 대비된다. 정 부회장은 이번 CES에서 국내 기업인 중 유일한 기조연설자다. HD현대의 CES 참가 3년 만에 기조연설 무대에 섰다.

정 부회장은 영어로 "인류가 처음으로 집, 농장, 도로를 짓기 시작한 순간부터 사막 한가운데 라스베이거스 같은 대도시를 짓기에 이르기까지, 건설산업은 우리의 일상과 일터를 위한 모든 기반을 마련해왔지만, 현재 건설산업 분야는 기술과 혁신에 있어 가장 느린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이어 건설현장에서의 사망사고, 근로자 부족, 생산성 감소, 탄소배출 등 문제점을 차례로 언급했다. 그러면서 "인류의 안전과 관련된 모든 측면이 건설방식과 연관되기 때문에 이를 혁신하지 않고서는 미래를 바꿀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했다.

정 부회장은 인류의 지속가능성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을 내놨다. '사이트'(Xite)는 물리적 건설 현장(Site)을 확장한 개념이다. 건설 장비의 무인·자율화, 디지털 트윈, 친환경 및 전동화 등 미래기술을 활용해 인류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스마트 건설 현장을 구현하겠다는 혁신 의지를 담고 있다.

정 부회장은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달성할 주요 목표로 △안전성 확보 △무인 자율화 △탈탄소화를 제시했다. 이를 위한 혁신 기술로 HD현대의 AI 기반 기술 '엑스 와이즈'(X-Wise)와 '엑스 와이즈 사이트'(X-Wise Xite)를 최초로 공개했다. 정 부회장은 "우리 사업의 본질이 하드웨어 기반 장비 제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반 솔루션 제공업체로 진화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엑스 와이즈는 장비 운영의 안전성과 효율성을 극대화시켜 무인 자율 작업에 이르게 하는 AI 플랫폼이다. 앞으로 HD현대의 모든 산업 솔루션에 기반 기술로 적용될 예정이다. 엑스 와이즈 사이트는 엑스 와이즈가 적용된 건설 장비들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최적의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는 지능형 현장 관리 솔루션이다.

정 부회장은 "HD현대는 업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파트너들과 함께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 생태계를 구축해 이 역사적인 변화에 앞장설 계획이다"이라며 8분여간의 오프닝 연설을 마쳤다.
그라비스로보틱스·구글 클라우드, HD현대와 그릴 비전 발표…AI, 탄소감축 로드맵 공개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열린 CES 2024 기조연설에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인프라 혁신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HD현대
이후 HD현대의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파트너사의 설명이 이어졌다. 윈타 베레켓 디벨론 마케팅 매니저는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AI 적용 건설 장비로 현장의 무인 자율화를 앞당길 HD현대의 기술력을 소개했다. 마르코 후터 그라비스 로보틱스 창업자는 자율형 4족 보행 로봇에서 출발한 자율 굴착기의 개발 목적과 건설 장비 로봇의 가능성을 발표했다. 최근 HD현대와 파트너십을 체결한 구글 클라우드의 필립 모이어(Philip Moyer) 부사장은 HD현대의 이정민 책임매니저와 함께 생성형 AI를 활용한 양사의 협업 로드맵을 공개했다.

연사로 나선 이동욱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은 완전 자율 현장 솔루션 구현의 청사진을 발표했다. 이 사장은 "2030년까지 완전 자율 현장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HD현대의 목표는 조선에서 에너지, 건설 기계에 이르는 HD현대의 포트폴리오를 모두 활용해 해상에서 육상까지 전 지구를 아우르는 수소 에너지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가다 알라무드사우디아라비아 산업자원부 국제관계 자문위원은 네옴 프로젝트를 비롯해 '사우디 비전 2030' 달성에 기여할 HD현대의 사이트 혁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 부회장은 다시 무대에 등장해 기조연설의 막을 내렸다. 정 회장은 "HD현대가 더 안전하고 효율적이게 지속가능한 새로운 미래를 만드는 여정에 여러분 모두를 초대한다"고 했다.

한편 정 부회장의 기조연설은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와 LG전자 이후 세 번째다. 국내 비가전 기업 최초로 지멘스, 월마트, 로레알 등 CES 2024에서 기조연설에 나선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세계 2위 농기계 기업 CNH의 스코트 와인 최고경영자(CEO), 미국 테라파워의 크리스 르베크 CEO 등이 정 부회장의 기조연설을 보기 위해 자리했다. 국내 기업에선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구자은 LS그룹 회장, 신유열 롯데지주 전무,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가 참석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인 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스거스 베네시안 호텔에서 열린 CES 2024 기조연설에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육상혁신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세연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이세연 기자 2counti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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