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 3Q] 트럼프, 항소법원에 직접 출석 형사 면책특권 주장한다는데…
2020년 미국 대선 불복과 이듬해 1·6 의회 난입 선동 혐의 등으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면책특권’ 주장과 관련해 9일 워싱턴DC 연방항소법원에서 열린 심리에 자진해서 참석했다. 트럼프는 이날 출석 의무가 없었음에도 피고인 측에 앉아 변호인과 연방특검이 3명의 판사 앞에서 펼치는 변론을 들었다. 이날 심리의 쟁점과 정치적 의미, 향후 전망 등을 정리했다.
Q1. 트럼프 ‘면책특권’ 주장의 핵심은.
앞서 연방특검은 트럼프의 극렬 지지자들이 2021년 1월 6일 의회에 난입해 폭동을 일으킨 사건과 관련해 트럼프를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 선거 진행 방해 등 혐의로 기소했다. 그러나 트럼프 측은 “1·6 사태 당시 현직 대통령으로서 면책특권이 있다”면서 혐의 기각을 요청했다. 지난달 1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트럼프가 불복해 항소하면서 이날 변론이 진행됐다.
한국 헌법의 경우 내란·외환을 제외하고 대통령 재직 중 형사상 불소추를 명시하고 있다. 반면 미국 헌법은 대통령의 민·형사 면책특권 문제를 분명히 다루지 않고 있다. 연방대법원 판례에 따라 대통령 재임 중 직무상 행위에 대해 민사상 절대적 면책특권은 인정되고 있지만, 1·6 사태처럼 이례적인 건에서 대통령의 형사상 면책특권 여부에 대해서는 확립된 판례가 없다.
트럼프 측은 형사 사건에도 면책특권이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통령이 혐의가 있을 때는 연방하원의 탄핵소추를 거쳐 연방상원의 탄핵심판에서 유죄 평결이 나게 되며, 이 경우에만 형사 기소가 가능하다는 논리다.
Q2. 특검과 법원의 반박은.
지난달 초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대통령이 재임 중 한 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면책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취지로 트럼프 측 주장을 기각했다. 이날 연방항소법원 판사들도 트럼프 측 주장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플로렌스 팬 판사는 심리에서 “대통령이 해군 특수부대에 ‘정적을 암살하라’고 명령할 수 있나? 그것이 해군 특수부대에 대한 명령이자 ‘직무상 행위’인가”라고 물었다. 1·6 사태가 대통령 면책특권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됐다.
공화당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캐런 핸더슨 판사도 “법이 충실히 집행되도록 관리해야 할 (대통령의) 헌법적 의무 덕분에 그(대통령)는 형사법을 위반해도 된다고 말한다면 역설적”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측 존 사우어 변호사는 이날 “이를 테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퇴임 후 텍사스 서부법원에서 국경 관리를 잘못한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며 ‘보복 기소의 악순환’ 가능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연방특검 측은 트럼프의 선거 불복 행위가 매우 이례적인 것이므로 보복 기소의 악순환이 벌어질 리 없고, 대통령의 절대적 면책특권을 인정하는 것은 “매우 두려운 미래”를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Q3. 의미와 전망은.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의 면책특권 주장이 향후 기각될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가 이번 심리에 참석한 것은 자신이 기소될 때마다 결집했던 지지자들에게 법원을 오가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해석도 나왔다. 트럼프는 오는 15일 공화당 대선 경선의 첫 무대인 아이오와주(州) 코커스(당원 대회)를 앞두고 있다. 아이오와주는 보수 성향 지지자 비율이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CNN은 “자신에 대한 형사 기소를 공격하는 것이 트럼프 선거 전략의 핵심”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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