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3인 탈당… 야당 분열 시작됐다

김경화 기자 2024. 1. 11.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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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이원욱·김종민·조응천 당명 ‘원칙과 상식’, 기호 3번 목표
더불어민주당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김종민, 이원욱, 조응천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회견장에 들어서고 있다./뉴스1

더불어민주당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 상식’의 이원욱·김종민·조응천 의원이 10일 탈당했다. 이들은 곧장 ‘원칙과 상식’을 당명으로 창당 절차에 착수하기로 했다. 순차적으로 제3지대 세력을 모두 모아 확실한 ‘기호 3번’ 정당으로 총선을 치른다는 계획이다.

‘원칙과 상식’은 예고한 대로 이날 오전 9시 40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탈당의) 가장 근본적 이유는 양심 때문”이라며 “비정상 정치에 숨죽이며 그냥 끌려다니는 건 더 이상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방탄·패권·팬덤 정당에서 벗어나자고 호소했지만 거부당했다”며 “윤석열 정권의 독선과 독주, 무능과 무책임을 심판해야 하지만 지금 이재명 체제로는 심판하지 못한다고 했다. 민주당에 대해서는 “이재명 대표 중심의 단결만 외치고 있다. 끝내 윤석열 정권 심판에 실패할 것”이라고 했다.

‘원칙과 상식’은 그간 이 대표의 사퇴와 통합비상대책위 설치 등을 요구해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까지 이들 탈당파와 관련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원욱 의원은 성희롱 발언으로 논란이 된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처분과 관련해 전날 이 대표와 친명계 정성호 의원이 징계 수위를 논의하는 메시지를 주고받은 데 대해 “사당화의 완전 증거를 보여준 사례”라고 했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본회의 중 이재명 대표와 문자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데일리 제공

‘원칙과 상식’은 신당 세력이 모두 모이는 ‘빅텐트’가 목표라는 것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들은 “미래로 가는 개혁 대연합을 제안한다”며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을 각오가 되어 있다면 모든 세력과 연대·연합할 것”이라고 밝혔다.

창당 작업은 속도감 있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원칙과 상식’은 오는 14일쯤 창당 발기인대회를 가질 예정이다. 곧장 창당준비위를 발족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창당 절차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11일 탈당 기자회견을 갖는 이낙연 전 대표 측과 정태근·박원석 전 의원이 주도하는 ‘당신과 함께’도 바로 합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당파 관계자는 “이낙연 전 대표는 뒷받침,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며 “이 전 대표를 따르는 당원들의 집단 탈당이 있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신당의 ‘간판’ 역할을 맡지는 않지만, 상징성과 영향력을 신당에 그대로 투여한다는 것이다. 현재 정의당 소속인 박원석 전 의원은 조만간 탈당 기자회견을 갖고, 정의당 출신 일부 인사들도 합류한다는 계획이다. 범야권의 신당파를 중심으로는 구심력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차차 ‘새로운선택’,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개혁신당까지 논의 테이블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원칙과 상식’은 우선 3명의 의원으로 출발하지만, 제3지대 확장과 여야 정당의 총선 스케줄에 맞물려 추가적으로 합류할 현역 의원들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역 의원 3명만 더 신당에 합류해도 정의당(류호정 의원 이탈시 5석)을 앞질러 ‘기호 3번’을 달고 총선에 임할 가능성이 크다. 신당파 관계자는 “지역구와 비례대표 배치에 신당은 더 전략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여야의 반민주주의 인사들을 타깃으로 한 자객 공천, 콘셉트 공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들 탈당 의원 3인방도 지역구 변경 가능성을 포함해 현역 기득권을 모두 내려놓는다는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라디오에서 신당 흐름과 관련해 “지금 비난을 많이 하고 계시는데 비난하는 데 에너지를 쏟을 게 아니다”라며 “제3신당이 나올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체제를 우회 비판한 것이다. 그러면서 제3 신당의 총선 의석에 대해선 20~30석 정도를 전망하며 “교섭단체는 넘겨야 명분이 있다”고 말했다.

친명계 김민석 의원은 “당내 경쟁에서 승리하기엔 역부족인 점이 이합집산 세력의 공통점”이라고 했고, 양이원영 의원은 “(탈당 의원들은) 당내에서 기득권을 누릴 만큼 누렸다”며 “숨죽이며 눈치 보는 제2, 제3의 탈당파는 당당히 경쟁하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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