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영의 News English] 경제 죽 쒀서 메주를 못 쑤는 북한

윤희영 기자 2024. 1. 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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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최정진

된장·고추장·간장의 기본 재료(essential ingredient for soybean paste, red pepper paste, soy sauce)가 되는 메주를 영어로는 뭐라고 할까. ‘발효된 콩을 으깬 것’이라는 뜻에서 ‘fermented soybean mash’라고도 하고, ‘발효된 콩 덩어리’라고 해서 ‘fermented soybean lump’라고도 한다.

북한 경제 상황이 악화 일로를 치달으면서(continue to deteriorate), 주민들이 콩을 살 형편이 되지 못해(cannot afford to buy soybeans) 메주 쑤는 것조차 포기하고 있다. 예전에 만들어 놓은 묵은장을 반찬(side dish) 대신 먹어왔던 주민들은 다음 겨울은 어떻게 나야 하느냐며(make it through next winter) 걱정이 태산이라고(be worried sick) 한다.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매년 12월 말부터 1월 초엔 집마다 메주를 쑤느라 하루 종일 굴뚝에서 연기가 피어났는데(billow out of the chimneys all day long), 최근엔 아주 드물어졌다(become few and far between). 20~40가구를 기본으로 하는 각각의 인민반에서 메주 쑤는 집이 3~4 세대에 불과하다고 한다. 익명을 전제로 한(on condition of anonymity) 북한 내 한 소식통은 회령시(市)의 한 인민반에서는 총 25세대 중 불과 2세대만 메주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북한에는 반찬거리가 많지 않은 데다, 연초마다 메주 덩어리에서 피어나는 분홍빛 곰팡이(pink mold)가 그해 그 집의 운을 나타내준다는(indicate the family’s fortune for the year) 믿음이 있어서 대부분 집에서 메주를 쑨다고 한다. 그런데 최근 들어(as of late) 콩 가격이 너무 올라 메주를 쑨 가구가 한 손으로 꼽을(be counted on one hand) 지경이 됐다는 것이다.

데일리NK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북한 화폐로 ㎏당 4000원이던 것이 12월 말엔 6700원으로 70% 가까이 폭등해 쌀값보다도 더 비싸졌다(be more expensive than rice). 그러니 하루 세끼조차 제대로 챙겨 먹지 못하는(barely eat three proper meals a day) 주민들은 그동안의 전통도 하릴없이 포기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be compelled to relinquish the traditions with no alternative) 한다.

이런 와중에도 최상위층은 메주 발효 과정(fermentation process)이 집안을 불쾌한 냄새로 진동하게(fill the house with a strong unpleasant odor) 한다며 재료와 비용에 수고비를 얹어주며 생계 어려운(have difficulty making a living) 다른 집에 맡긴다. 그런데 자기 집 메주는 쑤지 못하는 주민들이 서로 그 일이라도 맡으려 다툰다고 한다. 생계에 도움 되는 부수입(extra income)이 생기는 데다, 메주를 띄우려면 난방을 해줘야 해서 메주와 함께 한겨울 따스하게 보낼 수 있어서다.

남한 메주는 직사각형(rectangle)인데 비해 북한 메주는 원뿔형(cone)으로 둥글게 만든다. 남한보다 추워서 공기 흐름을 더 잘 활용하기(make better use of the air flow) 위해서라고 한다.

https://www.dailynk.com/english/why-n-koreans-are-making-less-and-less-of-meju-an-important-flavor-enhanc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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