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 남긴 빚이 있어…강팀 만드는데 도움 되고파”

백창훈 기자 2024. 1. 11.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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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 남긴 빚이 있어요."

지난 9일 '미스터 자이언츠' 김용희(69)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은 '다시 롯데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간결하게 답했다.

2006년 롯데 2군 감독을 맡고 난 뒤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 사령탑과 KBO 경기운영위원장을 거쳐 17년 만인 지난해 다시 롯데 퓨처스 감독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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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희 롯데자이언츠 2군 감독


- 선수·지도자로 각각 우승 경험
- 선수는 경기 때 사명감 가져야
- 내달 1일부터 선수들과 훈련

“롯데에 남긴 빚이 있어요.”

김용희 감독이 지난 9일 사직야구장에서 올 시즌 각오와 포부를 전하고 있다. 이원준 기자


지난 9일 ‘미스터 자이언츠’ 김용희(69) 롯데 자이언츠 2군 감독은 ‘다시 롯데로 돌아온 이유’에 대해 간결하게 답했다. 어떤 ‘빚’을 말하는 걸까. 김 감독은 “롯데 창단 멤버로서 선수와 지도자 생활을 한 팀에서 모두 경험하며 우승도 이뤄냈다. 김정수 김성관 등 훌륭한 선배님들이 계신 덕이었다. 하지만 나는 정작 최고의 영광만 누리고 후배들을 위해 해준 게 없다. 지금이라도 롯데를 강팀으로 만들기 위해 미약하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어 다시 롯데로 왔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프로야구가 생긴 해인 1982년 롯데에 입단하며 프로 무대에 데뷔한 뒤 1989년 은퇴하기까지 한 팀에서만 줄곧 뛴 ‘롯데 레전드’ 출신이다. 현역 시절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 두 차례, 골든글러브를 세 차례나 수상했다. 은퇴 이후에는 타격코치를 맡으면서 롯데의 창단 두 번째 우승을 경험했고, 2년 뒤인 1994년 롯데 1군 감독으로 부임해 이듬해 팀을 준우승에 올려놨다. 2006년 롯데 2군 감독을 맡고 난 뒤 SK와이번스(현 SSG랜더스) 사령탑과 KBO 경기운영위원장을 거쳐 17년 만인 지난해 다시 롯데 퓨처스 감독으로 돌아왔다.

김 감독의 육성 철학에는 야구 기술은 물론 팬들에 대한 예의나 태도, 멘털 관리도 포함돼 있다. 그는 “선수들은 경기할 때마다 반드시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 팀의 우승을 위해서는 선수들이 ‘한 발 더 뛰고 한 번 더 생각하는 습관’을 들일 필요가 있다. 팬들의 사랑과 관심도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이런 철학을 몸소 실천한 적도 있다. 이른바 ‘김용희 감독 청문회’ 사건이다. 1990년대 중반 김 감독이 롯데 1군 감독이던 시절,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한 경기에서 롯데가 패하자, 팬들은 급기야 롯데 버스를 가로막고 “김용희 감독 나와라”고 소리쳤다. 버스에서 내린 김 감독이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하자, 그제야 마산 팬들이 물러났다는 일화는 아직도 롯데 팬들 사이에서 회자된다.

김 감독은 “당시 롯데 팬들은 무척이나 과격했다. 경기 내용이 안 좋으면 휴지통에 불도 질렀다. 9회 때 관중을 내보내고 시합을 한 적도 있다”고 웃은 뒤 “청문회 사건 때는 내가 팀 전체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지체 없이 버스에서 내려 팬들과 대화를 나눴다. ‘설마 때려죽이기야 하겠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것도 다 팬들의 사랑과 관심이 있었기에 벌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감독은 다음 달 1일부터 롯데 2군 선수들과 본격적으로 올 시즌을 위한 담금질에 돌입한다. 그는 “선수들과 나이 차가 많이 나는 만큼 분명 세대 차이를 느낄 것으로 본다. 제가 젊은 친구들의 자유로운 마인드에 맞춰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김태형 감독 체제에서 올해 롯데는 무조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다. 그리고 이듬해에 우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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