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8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短命棋

이홍렬 기자 2024. 1. 1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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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준결승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신진서 九단 / 黑 구쯔하오 九단

<제10보>(134~154)=중국은 랭킹 1위가 빈번히 교체되고 상위 30위권의 순위 변동 폭도 크다. 이에 비해 한국은 신진서가 49개월째 ‘장기 집권’ 중이고 상위권 자리 이동은 미미하다. 천재 한두 명에 의존하는 구조는 당장은 달콤해도 저변(底邊)을 구축한 조직을 당하기 어려운 법이다. 올해 양국 랭킹 지도엔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흑이 ▲로 정비한 장면. 이제 남은 과제는 우변 싸움이다. 작다면 작은 전장이지만 서로 끊겨 있어 큰 분쟁 지역으로 변할 수도 있는 곳이다. 134로 넘은 수가 침착한 일착. 이 수로 상대를 차단 공격하는 수만 생각했다간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릴 수 있다. 참고도 백 1은 객기(客氣)의 한 수. 2로 젖히는 순간 6까지 회돌이 축에 걸리고 바둑도 대역전극으로 끝나게 된다.

우변 흑이 살아갔지만 대세에 전혀 영향을 못 줄 미미한 소득이다. 138, 146은 돌다리도 두드려본 뒤 건너는 조심스러운 수들. 149 때도 주의를 요한다. 150, 152로 눈[眼] 하나를 마저 만들어 완생했다. 154로 압박당하자 흑은 더 못 버티고 돌을 거뒀다. 백이 1시간 16분, 패한 흑은 1시간 24분이나 남겼다. 한·중 일인자 간 대결이라곤 믿기 어려운 기록적 단명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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