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지방 준공후 미분양 주택 매입해도 ‘다주택 중과세’ 안해

최동수 기자 2024. 1. 1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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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주택공급 대책]
송파-강북 84㎡ 보유 2주택자
경기 2억빌라 사도 종부세 비슷… 취득세는 1680만원→220만원으로
1주택자, 지방 미분양 수십채 사도… 기존 주택 팔때 양도세 비과세 혜택
정부는 2025년까지 한시적으로 소형 주택이나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도 ‘중과세’를 감면해주기로 했다. 주택 수에 따라 세율이 높아지는 취득세나 종합부동산세 등 세 부담을 낮춰 주택을 추가 매수해 다주택자가 되는 부담을 낮춰주겠다는 것이다. 전세사기,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얼어붙은 비(非)아파트와 지방 주택 수요를 ‘핀포인트’로 되살리기 위한 조치다.

10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10 공급대책’을 토대로 본보가 김종필 세무사에게 시뮬레이션을 의뢰한 결과 소형 주택(수도권 6억 원, 지방 3억 원 이하, 전용면적 60㎡)을 살 때는 주로 취득세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가격이 올해와 내년이 같다고 가정하고 계산한 결과다.

서울 송파구 잠실 엘스 전용 84㎡(공시가격 13억6500만 원)를 보유한 1주택자가 서울 용산구 신축 소형 빌라 1채를 4억 원(공시가격 2억2000만 원)에 매입할 때 취득세는 3360만 원에서 440만 원으로 줄어든다. 현재는 1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을 취득해 2주택자가 될 때 취득세율 8%를 적용받지만 주택 수 제외로 1%만 적용받기 때문이다.

종합부동산세는 168만 원으로 같을 것으로 보인다. 2월 시행되는 종부세법 시행령에서 1주택자와 2주택자의 종부세율이 최대 2.7%로 동일한 데다, 1주택자 과세 특례도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종부세를 부과할 때 공시가격에서 다주택자는 9억 원, 1주택자는 12억 원을 공제하고 세금을 매기는데, 소형 주택을 매입하면 공제 금액은 9억 원으로 유지된다. 양도세는 윤석열 정부 들어 다주택자 중과를 이미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변화가 없다.

서울 송파구 파크리오 전용 84㎡(공시가격 12억6300만 원)와 강북구 SK북한산시티 전용 84㎡(공시가격 4억600만 원) 두 채를 가진 2주택자가 경기 소형 빌라 1채를 2억 원(공시가격 1억2000만 원)에 매입하는 경우 종부세는 254만 원에서 248만 원으로 소폭 줄어든다. 기존 종부세율은 3주택 이상부터 중과세율(최대 5.0%)이 적용되는데, 소형 빌라가 주택 수에서 제외돼 2주택 이하 종부세율(최대 2.7%)이 적용돼서다. 취득세는 1680만 원에서 220만 원으로 크게 감소한다. 비조정대상지역에서 3주택을 살 때 취득세율은 8%지만 2주택 세율(1∼3%)을 적용받게 된다.

신축이 아닌 기존 소형 주택을 구입할 때도 임대등록을 하면 세금 산정 시 주택 수에서 제외될 수 있다. 정부는 2020년 8월 폐지된 단기 등록임대사업자 제도를 비아파트에 대해 부활시켜 현재 10년인 임대의무기간을 6년으로 낮출 계획이다.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 주택(면적 85㎡, 6억 원 이하, 아파트 포함)은 소형 주택과 달리 종부세를 산정할 때 기존 1주택자라면 1가구 1주택 특례를 적용해 추가로 주택을 매입해도 1주택자와 같이 12억 원을 공제한다. 또 기존 1주택자가 미분양 주택 수십 채를 매입했더라도, 기존 주택을 팔 때 양도 금액이 12억 원 이하면 기존 주택에 대해서는 1주택자와 마찬가지로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그대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용 84㎡(공시가격 10억2400만 원)인 사람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1채를 4억 원(공시가격 2억 원)에 매입하면 종부세가 69만 원에서 6만 원으로 줄어든다. 2주택자가 됐지만 1가구 1주택 특례를 적용받은 결과다. 취득세는 440만 원으로 변동이 없다. 비조정대상지역은 1주택과 2주택의 기본세율(1∼3%)이 같기 때문이다.

이 같은 세제 혜택이 얼마나 수요를 끌어낼지는 미지수다. 우병탁 신한은행 압구정역 기업금융센터 부지점장은 “수요 진작을 위해 규제를 푼 건 긍정적”이라면서도 “실제 세제 혜택이 크지 않아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정도의 카드가 나와야 수요가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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