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 직후 찰나에 멈춘 이온…한국 연구진이 최초로 포착

이종현 기자 2024. 1. 1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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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물질은 쪼개면 원자라는 기본 단위로 이뤄져 있다.

이 원자가 전자를 얻거나 잃어 전기를 띤 상태가 이온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 반응 동역학 연구단의 이효철 단장(KAIST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세계에서 최초로 기체 상태의 이온이 탄생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양이온이 생성된 후 구조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구조적 암흑 상태(dark states)'에 머무르는 현상을 최초로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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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첨단 반응 동역학 연구단 이효철 단장 연구팀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 반응 동역학 연구단의 이효철 단장(KAIST 화학과 교수) 연구팀. 왼쪽부터 이효철 단장, 허준 초빙연구위원, 김도영 학생연구원./IBS

세상의 모든 물질은 쪼개면 원자라는 기본 단위로 이뤄져 있다. 이 원자가 전자를 얻거나 잃어 전기를 띤 상태가 이온이다. 전자를 얻으면 음이온, 잃으면 양이온이다. 이온은 얼핏 이해하기 어려운 개념처럼 보이지만, 이미 우리 생활 곳곳에 파고들어 있다. 스마트폰을 쓸 수 있는 것도 리튬이온배터리 덕분이고, 태양으로부터 오는 빛과 에너지도 모두 이온 활동의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온이 우리 생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비해 이온의 구조나 형태 변화에 대한 연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게 사실이다. 수 피코초(1조 분의 1초)라는 찰나에 수 옹스트롬(1억 분의 1㎝) 수준으로 미세하게 움직이는 이온의 시간과 공간에 따른 변화를 실험으로 관측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기체 상태 이온의 동역학을 관찰하는 건 더욱 어렵게 여겨졌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첨단 반응 동역학 연구단의 이효철 단장(KAIST 화학과 교수) 연구팀이 세계에서 최초로 기체 상태의 이온이 탄생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관찰하는 데 성공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단계를 거쳐 생성물을 만든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연구진은 더 빠르고 작은 움직임을 볼 수 있도록 고안된 ‘메가전자볼트 초고속전자회절(MeV-UED)’이라는 장비를 이용해 이온의 동역학 관측에 나섰다. 여기에 특정 이온을 실험에서 관측할 정도로 대량 생성하기 위해 ‘공명 증강 다광자 이온화 기법’을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이온의 독특한 움직임도 확인했다. 양이온이 생성된 후 구조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구조적 암흑 상태(dark states)’에 머무르는 현상을 최초로 발견했다. 구조적 암흑 상태는 약 3.6피코초 동안 지속됐다.

이후 약 15피코초 후 DBP 양이온은 느슨하게 결합된 브롬(Br) 원자를 포함한 중간체로 변환됐다가, 77피코초 후 브롬 원자가 떨어져 나가며 최종적으로 브로모늄 이온(C3H7Br)을 형성했다.

논문 제1저자인 허준 초빙연구위원은 “이번 연구는 분자 이온의 구조적 동역학을 실시간으로 추적한 최초의 연구라는 의미가 있다”며 “기체 이온에 대한 이해를 확장한 만큼 화학 반응 메커니즘, 물질의 특성 변화 및 우주 화학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 온라인 판에 게재됐다.

참고자료

Nature(2024), DOI: https://doi.org/10.1038/s41586-023-069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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