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 상태 '이온' 찰나의 움직임, 실시간 관찰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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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 이온의 탄생부터 변화까지 실시간으로 관찰한 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허준 초빙연구위원(제1저자)은 "이번 연구는 분자 이온의 구조적 동역학을 실시간으로 추적한 최초의 연구라는 의미가 있다"며 "기체 이온에 대한 이해를 확장한 만큼 화학 반응 메커니즘, 물질의 특성 변화, 우주 화학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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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체 이온의 탄생부터 변화까지 실시간으로 관찰한 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물질세계 연구 분야에 새로운 통찰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효철 첨단반응동역학연구단 단장 연구팀이 기체 상태 이온을 관찰해 '구조적 암흑 상태' 등 기존에 알려지지 않았던 단계를 새롭게 확인했다고 10일 밝혔다.
스마트폰 리튬이온배터리, 체내에 흡수된 음식이 내는 에너지, 태양으로부터 오는 빛과 에너지 등은 이온 활동의 결과물이다. 곳곳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온 구조와 형태 변화에 대한 연구는 부족하다.
이온은 수 피코초(ps, 1조 분의 1초)에 수 옹스트롬(Å, 1억 분의 1㎝)을 움직이기 때문에 시간과 공간에 따른 변화를 실험으로 관측하기 어렵다. 주변 계와 고립된 기체 상태 이온의 동역학을 관찰하는 건 특히 더 어렵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에서 분자결합이 끊어지는 순간, 화학결합을 통해 분자가 탄생하는 순간, 화학반응 전 과정에서의 분자 구조 등을 X선으로 관측했다. 하지만 이온 동역학을 관측하려면 민감도가 더 높은 실험 설계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이온 동역학을 관측하기 위해 빠르고 작은 움직임을 볼 수 있도록 고안된 ‘메가전자볼트 초고속전자회절(MeV-UED)’ 장비를 활용했다. 교류 전자총을 이용하기 때문에 직류를 사용하는 기존 방법보다 전자를 빠르게 가속할 수 있고 우수한 시간 분해능과 밝은 회절 패턴을 얻을 수 있다.
이온 관측이 용이하도록 ‘공명 증강 다광자 이온화 기법’도 적용했다. 이온화 과정에서 분자의 파편화가 덜 일어나도록 만들기 때문에 이온을 대량 생산할 수 있고 관측하기 수월해진다.
연구팀은 이 같은 방법을 통해 이온의 독특한 거동을 포착했다. 1,3-다이브로모프로판(DBP)에서 유래한 양이온의 생성과 구조변화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양이온이 생성된 뒤 아무런 구조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구조적 암흑 상태’ 현상을 최초로 발견했다.
구조적 암흑 상태는 약 3.6피코초 동안 지속됐고 15피코초 후에는 DBP 양이온이 느슨하게 결합된 브롬 원자를 포함한 중간체로 변환됐다가 77피코초 후 브롬 원자가 떨어져 나가며 최종적으로 브로모늄 이온이 형성됐다.
허준 초빙연구위원(제1저자)은 “이번 연구는 분자 이온의 구조적 동역학을 실시간으로 추적한 최초의 연구라는 의미가 있다”며 “기체 이온에 대한 이해를 확장한 만큼 화학 반응 메커니즘, 물질의 특성 변화, 우주 화학과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1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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