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연의 세대공감] 왜 Z세대는 팝업 스토어에 열광하는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혹시 팝업 스토어에서 배를 타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실제 물리적으로 물 위에 배를 띄우는 거다.
그런데 작년 가을과 겨울에 두 주류 업체가 가장 '핫'한 팝업 스토어로 각각 이런 상상을 현실에서 구현했고 Z세대는 열광했다.
어마어마한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많은 기업이 팝업 스토어를 열고, 그렇게 팝업 스토어의 성지가 된 백화점과 거리는 그들 세대에게 '힙한 곳'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혹시 팝업 스토어에서 배를 타는 상상을 해 본 적이 있는가? (실제 물리적으로 물 위에 배를 띄우는 거다.) 엄청난 미디어 아트와 가상 캐릭터가 몰입감을 주는 곳에서 ‘술상’을 받는다는 개념을 생각이나 해 본 적이 있는가?
솔직히 필자도 이런 생각을 해보지 못했다. 그런데 작년 가을과 겨울에 두 주류 업체가 가장 ‘핫’한 팝업 스토어로 각각 이런 상상을 현실에서 구현했고 Z세대는 열광했다. 필자와 함께 일하는 대학생 RA로부터 얼마 전 이 얘기를 듣고 검색해보니 가히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배를 타고 소주를 즐기는 체험을 안겨준 건 충남과 대전을 대표하는 주류회사인 선양의 프로모션이었고, 미디어 아트와 가상 캐릭터가 가득한 곳에서 몰입감을 안겨준 건 롯데칠성음료의 ‘새로’ 소주 1주년 기념행사였다.
누가 뭐래도 지금의 젊은 세대, 특히 Z세대에게 재미있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팝업 스토어는 가장 각광받는 놀이터이자 프로모션 행사장이다. 그들은 왜 이렇게 돌발적이고 유동적인 팝업 스토어에 열광하는 것일까?
대부분의 마케팅 전문가는 그들 세대가 오프라인에서의 ‘체험’과 ‘경험’에 목말라 있고, 그 어떤 세대보다 ‘경험’을 사는 데 적극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여기에서 논의를 좀 더 확장해보자. Z세대는 모바일 네이티브이자 ‘포노 사피엔스’다. 혹자는 여기에 알파세대(유아부터 10대 초반 청소년까지를 묶은 세대 개념)도 이와 동일하다고 주장하지만, 그건 현시점에서 알 수 없다. 그나마 알파세대의 특성을 예측해 정의해보자면 ‘인공지능(AI) 네이티브’ 정도일 것이다.
어쨌든 태어날 때부터 모바일 디바이스를 들고 연결된 세상에서 살아온 Z세대에게 모바일·온라인에 존재하는 각종 스토어는 역설적으로 고정돼 있다. 패션 아이템과 의류 구매를 위해 늘 찾는 단골 가게가 있고, 전자제품을 늘 구매하는 자신만의 경로와 온라인 숍이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모바일의 단골 가게는 익숙한 곳이고, 마음이 편안한 곳이다. 마치 1980년대, 1990년대 오프라인 단골 가게는 ‘항상 그 자리’에 존재해 마음을 편하게 해줬듯이 말이다.
그런 예전의 오프라인 상점만큼 오래 지속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5년 이상 된 늘 가는 온라인 ‘사이트’와 ‘몰’이 정해져 있는 그들에게 ‘움직이고 변화하는 곳’ ‘새롭게 돌발적으로 등장하는 체험공간과 가게’는 역설적으로 오프라인에 존재한다. 아니 그래야 한다. 그래야 성수동에 또 가고, 더현대에 또 가서 즐기고, 홍대와 상수동에 가서 인스타그램에 올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릴 새로운 경험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자신을 불편하게 하는 ‘팝업 창’은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에는 열광하는 이유다. 그렇게 오프라인 팝업 스토어에서의 경험은 다시 온라인에서의 바이럴(입소문) 마케팅으로 이어지고 온라인 구매로 이어진다. 팝업 스토어는 그래서 ‘반드시 제품과 서비스를 팔아야 할 곳’이라기보다는 ‘반드시 브랜드와 제품, 서비스에 대한 기분 좋은 경험을 선사하는 곳’이어야만 한다. 어마어마한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많은 기업이 팝업 스토어를 열고, 그렇게 팝업 스토어의 성지가 된 백화점과 거리는 그들 세대에게 ‘힙한 곳’으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여전히 대기업의 경영진, 사업 기획자, 마케팅 리더는 ‘구매가 별로 이뤄지지 않는 공간에 많은 돈을 쓰는 게 맞는가’라고 되묻는다. 물론 일부 팝업 스토어는 돈만 날리고 사라지기도 한다. 그런데 질문이 잘못됐다. ‘우리가 팝업 스토어를 통해 제공할 수 있는 엄청난 체험, 즐거운 경험은 무엇인가?’부터 물어야 한다. 거기에 대한 답이 있다면 그 돈은 반드시 브랜드 가치 상승, 미래 핵심 고객인 Z세대의 자발적 입소문 마케팅과 이후의 매출로 돌아올 것이다.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고승연 <우리가 싸우는 이유: MZ세대는 없다> 저자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 뭐하러 가" 돌변한 중국인…차라리 코로나 때가 나았다
- 좌천된 '미니스커트 여경' 결국 퇴직…민주당서 눈독?
- 연두색 번호판 얼마나 싫었으면…1억 넘는 슈퍼카 '불티'
- "3300조원어치 묻혀 있었네"…광물 잭팟 터진 '이 나라'
- [단독] "피임약 회사에 투자하기가…" 국민연금 발언 논란
- '부당 광고' 여에스더 쇼핑몰…결국 '영업정지' 2개월
- 정용진 부회장, 아이돌 도전?…"SM 오디션 떨어졌다"
- 화성 위험물 창고 불로 소하천 7㎞ '파랗게' 오염…방제작업 중(종합)
- '명품車 수집광' 이 정도였어?…7000대 소유한 남성 정체
- "도와주세요" 테일러 스위프트에 'SOS' 친 EU…무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