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곰탕이라도”… 美여성, 통영소방서에 300달러 보낸 사연
“작지만 저희 정성이니 따뜻한 곰탕이라도 사서 잡수세요.”
10일 오전 경남 통영소방서에 도착한 국제우편 속 300달러(약 39만원) 수표와 함께 든 손편지에 쓰여 있던 글귀다. 미국 애리조나주 글랜데일시에 사는 에밀리 그레이스(34) 씨의 가족이 소방대원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보낸 것이었다.
통영소방서에 따르면 그레이스 씨와의 인연은 지난해 10월 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가족 등 일행과 소매물도 도보여행 중이던 그레이스 씨가 왼쪽 발목을 다쳐 통증을 호소하며 119에 도움을 요청했다. 소매물도는 통영 부속섬 중 최남단에 위치한 섬으로 주위 비경이 뛰어나 탐방객과 관광객이 즐겨 찾는데, 통영항에서 1시간 30분 걸리는 거리다.
신고를 받은 통영소방서 소속 706소방정이 출동해 현장에서 응급 처치 후 그레이스 씨를 신속하게 육지로 이송했다. 그레이스 씨는 육지로 옮겨져 대기 중인 서호구급대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덕분에 무사히 치료받고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당시 느꼈던 소방대원들의 신속하고 친절한 대응에 감동해 귀국 후 감사의 마음을 전한 것이다. 그레이스 씨의 모친인 재미교포 여성은 손편지에서 “신속하게 출동해 병원에 이송해 주신 덕분에 딸이 무사히 치료를 잘 받아 귀국했다”며 “작지만 저희 정성이니 배(706소방정) 안에 있던 분들과 함께 따뜻한 곰탕이라도 사서 잡수세요”라고 했다. 그레이스 씨가 깁스를 벗고 물리치료 중이라는 근황도 함께 전했다.
대원들은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라며 마음만 받기로 했다. 300달러는 통영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했다. 이진황 서장은 “직원 모두가 큰 감동과 보람을 느꼈다. 더 큰 책임감으로 시민 안전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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