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살며] 모진 시어머니 유전인자

2024. 1. 10.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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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외국에 갔더니 오히려 한국 사람을 차별하더라, 우리는 외국인에게 차별 없이 잘 대해 주는데" 이런 말을 종종 하곤 한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외국인을 차별한 적이 없다고 한다.

중도 입국 다문화 학생, 외국인 가정 학생들은 본의 아니게 어느 날 갑자기 부모들의 의사에 따라 낯선 한국에 오게 되었다.

우리가 외국인과 다문화 학생들을 잘 대해 주는 것은 성숙한 국민이 되어가는 과정이며 세상에 대한민국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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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들은 “외국에 갔더니 오히려 한국 사람을 차별하더라, 우리는 외국인에게 차별 없이 잘 대해 주는데…” 이런 말을 종종 하곤 한다. 대부분의 한국인은 외국인을 차별한 적이 없다고 한다. 아무래도 한국인은 모진 시어머니 유전인자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모진 시어니 밑에서 시집살이를 당하면서 살아온 며느리가 ‘내가 나중에 시어머니가 되면 절대 며느리한테 시집살이를 시키지 않을 거야!’라고 다짐하지만, 세월이 흘러 정작 시어머니가 되면 며느리한테 더 모진 시집살이를 시킨다고 한다. 이런 사례를 보면 우리는 생각한 대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고 보고 경험한 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성숙한 방어기제에는 이타주의가 있는데 내가 겪은 고난, 고통, 시행착오를 다른 사람은 겪지 말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다른 사람에게 기꺼이 도움을 주는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나도 어렵고 힘들지만 이런 마음을 행동으로 옮기는 천사 같은 사람들도 많다. 결혼이민자 출신 다문화언어강사들도 이런 자리이타(自利利他)적인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 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배정순 이중언어강사
낯선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있었던 일이 떠오른다. 아는 사람도 없었고 갈 곳도 없었다. 중국동포인 나는 중국 현지 조선족 초등학교에서 10여년간 한국어를 가르쳤다. 우리 말과 글에 별로 막힘이 없이 능숙했다. 그런데도 억양이 다르고 영어를 뒤섞어 쓰는 한국 사람들이 하는 말을 알아듣기 힘들었다. 문화이질감도 컸고 막막하고 답답했다.

어른인 내가 스스로 선택해서 한국에 왔는데도 처음에는 너무 힘들고 어려워서 남몰래 눈물을 흘리고 다시 돌아갈까 생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중도 입국했거나 외국에서 온 다문화 학생들은 한국어를 아예 모르는 상황에서 학교생활 적응이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 교실에서 정상수업을 따라갈 수 없고 문화적 충격도 크다. 중도 입국 다문화 학생, 외국인 가정 학생들은 본의 아니게 어느 날 갑자기 부모들의 의사에 따라 낯선 한국에 오게 되었다. 의사소통이 안 되니 친구도 없고 외롭다. 이런 현실이 얼마나 혼란스럽고 힘들겠는가?

학교에서 이런 다문화 학생들을 보듬어주고 학습지원과 정서적 지원을 해주는 사람들이 바로 다문화언어강사들이다. 다문화 학생들은 같은 외국에서 왔다는 것에 동질감에 마음을 열고 어려움을 토로하고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돌아간다. 다문화언어강사는 이들에게 안전기지 역할과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 학교를 떠날 때는 그동안 정든 다문화 학생들과 눈물로 이별하기도 한다.

‘먼 곳에서 친구가 찾아오니 이보다 더 기쁜 일이 있으랴’라는 공자의 말씀이 떠오른다. 외국인과 다문화 학생들이 바로 먼 곳 이국에서 우리를 찾아온 귀한 친구들이다. 우리가 외국인과 다문화 학생들을 잘 대해 주는 것은 성숙한 국민이 되어가는 과정이며 세상에 대한민국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들은 나중에 우리에게 우호적인 친한(親韓) 인사가 되어 양국 경제 문화 발전과 국익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배정순 이중언어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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