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이도류 일시중단', 美 "트리플크라운 어떻게 막나"... '7억불 타타니' 위력은 상상불가

안호근 기자 2024. 1. 10.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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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MLB닷컴이 선정한 2024시즌 타격 트리플 크라운 후보 중 가장 가운데를 장식하고 있는 오타니(가운데). /사진=MLB닷컴 홈페이지
오타니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있는 합성사진. /사진=디애슬레틱
7억 달러(9240억원)라는 전무후무한 계약을 이끌어냈지만 2024년은 그 본질적 배경인 '이도류'를 잠시 내려놓을 전망이다. 타자로만 집중할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는 얼마나 괴물 같은 기록을 써나갈까.

메이저리그(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0일(한국시간) 'MLB의 다음 트리플 크라운 수상자가 될 수 있는 스타들'이라는 주제의 기사를 게재했다.

2012년 아메리칸리그(AL) 최우수선수(MVP) 경쟁에서 타격 3관왕을 차지한 미겔 카브레라가 더 뛰어난 임팩트를 남긴 마이크 트라웃을 제치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던 걸 소개하며 유력 후보, 경쟁자, 다크호스까지 3개 등급으로 구분했다.

이중에서도 가장 수상이 유력한 것으로 꼽히는 건 4명이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와 김하성의 동료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뉴욕 양키스로 이적한 후안 소토(26), 그의 팀 동료 애런 저지(32),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요르단 알바레즈(27)였다.

매체에 따르면 1920년 타점이 공식 집계된 이후 총 10명의 타자가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100여년 동안 10명, 10년에 한 번 꼴로 배출되는 셈이다.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몰려 있는 게 MLB이기에 정교함이 핵심인 타율, 강력한 파워가 동반돼야 하는 홈런, 클러치 능력과 행운까지 따라줘야 하는 타점까지 동시 석권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와 같은 일이란 걸 알 수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그 위대한 기록에 도전할 만한 선수들은 보인다. 오타니도 그 중 하나다. 매체는 "오타니가 지난 8월까지 트리플 크라운 가시권이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오타니는 투수와 겸업을 하면서도 타자만으로도 MVP급 활약을 펼쳤다.

오타니가 다저스 입단식에서 모자를 착용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다저스에서 17번을 달고 뛸 오타니. /AFPBBNews=뉴스1
시즌 막판 부상으로 결장이 많아진 게 뼈아팠다. 이전 2시즌 158경기와 157경기에 나섰지만 지난 시즌은 135경기 출전에 그쳤다. 그럼에도 타율은 0.304로 커리어하이였고 44홈런 95타점을 기록했다. 부상이 아니었다면 충분히 50홈런 110타점도 가능할 페이스였다. 이미 홈런왕에 등극했지만 타점왕도 노려볼 수 있었다. 다만 타율에선 얀디 디아즈(탬파베이 레이스·0.330)과 다소 차이가 있었다.

투타 모두 LA 에인절스에 비해 훨씬 탄탄한 다저스이기에 더욱 기대가 된다. 오타니 앞에 밥상이 더 잘 차려질 것이고 빼어난 타자들이 더 많아 상대적으로 오타니에게도 더 많은 기회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매체는 "그는 한 시즌에 100타점 이상 기록한 적이 없지만 다저스에 합류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2번에서 보낼 가능성이 있음에도 타점 기회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3번 혹은 4번에 위치해야 현실적으로 더 많은 타점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럼에도 홈런이 월등히 많은 오타니에게 이는 치명적인 차이는 아닐 수 있다. 매체는 2022년 저지(131타점)와 2015년 조시 도널드슨(123타점), 2014년 트라웃(111타점)처럼 일부 선수들은 2번에서도 리그 최고 수준 타점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우리는 오타니가 그라운드 안에서 할 수 없는 일이 없다는 걸 알고 있다"며 "만장일치로 2번의 MVP를 차지한 오타니가 트리플 크라운을 추가하는 걸 어떻게 막겠나"라고 수상 가능성을 높게 점쳤다.

물론 경쟁자들도 만만치 않다. 소토에 대해선 홈런과 타점의 고점(35홈런 110타점)이 일반적인 트리플 크라운 기준보다 약간 낮다고 평가했다. 114타점 미만 선수의 트리플 크라운은 전례가 없고 1993년 이후 홈런왕은 최소 36개 이상의 아치를 그렸다고 덧붙였다. 다만 소토의 발전 가능성에 주목했다. 이제 그의 커리어가 전성기에 돌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우려스러운 점으로 "시즌 절반을 양키스타디움에서 보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총 홈런 수에 좋은 것은 아닐 수 있다"고 첨언했다.

저지도 강력한 후보 중 하나다. 2022년 타율 0.311에 62홈런 131타점을 기록한 저지는 타율에서 루이스 아라에즈(미네소타 트윈스·0.316)에 밀려 2위에 오르며 아쉽게 2관왕에 그쳤다. 매체는 "다른 7개 시즌에선 타율 0.287보다 나은 타율을 본적이 없지만 엄청난 파워는 두 개의 타이틀에서 이점을 제공한다"며 "2021년과 2022년처럼 컨택트율을 70%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면 루 게릭, 미키 맨틀에 이어 이 업적을 차지한 3번째 양키스 선수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샌디에이고에서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 된 후안 소토. /AFPBBNews=뉴스1
양키스 애런 저지. /AFPBBNews=뉴스1
알바레즈는 이 중에서도 가장 균형감 잡힌 성적을 내는 타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매체는 2022년 37홈런을 날린 알바레즈가 지난해 114경기만 뛰면서도 31개의 타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보냈다는 것에 주목했다. 더불어 알바레즈와 프레디 프리먼(다저스)은 지난 2시즌 동안 450타석 이상을 소화한 타자들 중 3할 이상 기대 타율을 기록한 유이한 선수였다고도 전했다.

이밖에도 프리먼과 코리 시거(텍사스 레인저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 브라이스 하퍼(필라델피아 필리스)를 경쟁 후보, 다크호스로는 로날드 아쿠냐 주니어(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무키 베츠(다저스),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훌리오 로드리게스(시애틀 매리너스), 트라웃, 폴 골드슈미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선정했다.

매체가 간과한 점도 있다. 오타니가 다음 시즌 타자로서만 집중할 것이라는 점이다. 오타니는 팔꿈치 수술을 받고 2024시즌 투수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첫 MVP를 수상한 2021년 오타니는 타자로 타율 0.257에 46홈런 100타점을 기록했다. 투수로 23경기에서 130⅓이닝을 소화하며 9승 2패 평균자책점(ERA) 3.18을 기록하며 거둔 성과다.

2022년엔 투수에 더 집중했고 타자로 타율 0.273에 34홈런 95타점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투수로는 28경기에서 166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커리어하이인 15승 9패 ERA 2.33의 기록을 써냈다.

그리고 지난해 투수로 23경기에서 132이닝을 소화하고 10승 5패 ERA 3.14를 기록했고 동시에 팔꿈치와 옆구리 부상이 겹쳤음에도 경이로운 성적을 내며 MLB에서 개인 2번째 만장일치 MVP의 주인공이 됐다.

다저스에서 작정하고 타자로만 나설 오타니의 위력이 어느정도일지 쉽사리 예측조차 되지 않는다. 커리어 최고 타율이 0.304로 타격왕을 기대하기엔 다소 아쉬운 수치이지만 점점 발전하며 지난 시즌 처음 3할 타율 문턱을 넘었다는 점은 더욱 성장을 기대하게끔 한다.

LAA 시절 오타니(오른쪽)의 타격 장면. /AFPBBNews=뉴스1
오타니가 다저스 유니폼을 입고 입단 소감은 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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