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제재에 반사이익…중국차, 러시아서 외제차 판매 1위

한국 기아·현대차도 제쳐

서방 국가의 제재로 러시아에서 글로벌 자동차 회사가 줄줄이 철수한 가운데, 중국 회사 체리가 외제차 판매 1위에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기아와 현대차도 제쳤다.

중국 체리자동차의 소형 전기차 QQ아이스크림. /체리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는 자동차 시장 분석업체 오토스탯을 인용해 지난해 중국 체리 자동차가 러시아에서 11만8950대를 판매하며 가장 인기 있는 외국 자동차 자리에 올랐다고 1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체리 외에도 중국 자동차 브랜드는 지난해 러시아 외제차 신차 판매량 2∼5위에 들었다.

하발 자동차는 전년보다 3.3배 증가한 11만1720대, 지리 자동차는 3.5배 많은 9만3550대, 장안 자동차는 18.7배 증가한 4만7760대를 판매했다.

한국의 기아(3만3580대)와 현대차(2만4660대)는 판매량 10위권에는 포함됐으나, 판매량이 급감해 8위와 9위로 추락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과 서방 제재가 시작되기 전에는 기아와 현대차가 연간 각각 20만5801대, 16만7331대로 러시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외국 자동차 1·2위였다.

당시 기아와 현대차보다 판매량이 많은 자동차 브랜드는 러시아 라다(35만714대)가 유일했다. 중국 자동차 브랜드는 판매량 10위 안에 들지 못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를 생산하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현대차 공장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특별군사작전을 시작한 직후인 2022년 3월 부품 조달 문제를 이유로 가동을 중단했다. 이 탓에 한국 자동차 판매량은 급감했고, 지난달 현대차 공장은 러시아 업체에 매각되기도 했다.

올해는 러시아에서 중국 수입차를 포함해 약 125만대의 승용차가 판매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서방 제재가 시작되기 전인 2021년 154만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이다. 세르게이 트셀리코프 오토스탯 이사는 러시아에서는 매년 약 180만∼200만대의 자동차 교체 수요가 발생한다며 “당신이 선택해야 한다면 아마도 러시아산 또는 중국산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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