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세형 "父 뇌암, 시한부 6개월 별세..서울대 나와 도배일 하셨다"(옥문아)[종합]

이유나 2024. 1. 10.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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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개그맨 양세형이 100억 건물주가 된 근황과 10년 전 뇌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10일 방송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는 대세 코미디언에서 시인으로 변신한 양세형이 단독 게스트로 출연했다.

최근 100억 원대 건물주가 돼 화제를 모은 양세형은 건물주가 된 심정에 대해 "100군데 넘게 임장했다. 제 생각보다 싸게 가격이 조율됐다"며 "계약금 보내라고 하는데 그때 심장이 두근거렸다. 내가 진짜 건물주가 된다고 생각이 들었다. 계약서에 도장을 찍고 나니까 정말 기분이 좋더라"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때까지였다고. 양세형은 "그 이후에 너무 복잡하더라"라며 "신경쓸게 너무 많고 그냥 계속 주식할걸 후회했다"고 말했다.

특히 건물을 사기 전 임장만 무려 100군데 이상 봤다며 "그 동네를 매일 가보고 주위를 많이 둘러봤다. 원래 지하철역에서 도보 8분 거리인데 내 건물이 되고 나니까 나도 모르게 걸음이 빨라져 단 4분대를 찍게 됐다"고 말했다. 김종국이 "3분대 찍어줘?"라고 말하자 양세형은 "제발 해달라"고 건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양세형은 "한때 번아웃과 공황장애가 왔다. 일을 즐기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요즘은 고정 프로그램 3개를 하고 있다. 격주로 수목금 녹화다. 한달에 봄방학 두번 보낸다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다"고 여유로운 삶을 전했다. 어머니에게 용돈 질문에는 "예전에 어머니에게 상가를 선물로 드렸다. 월세 받고 생활하셔도 되는데 아직도 도배일을 계속 하고 계신다"고 했다.

동생 양세찬이 갑상선 암에 걸렸던 당시를 생각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양세형은 "동생이 아프다는데 심장이 뛰었다. 몇일을 그 병에 대해서 공부했다"며 "지금도 약 먹으면서 관리중"이라고 전했다. 또한 아픈 동생에게 생명보험 이야기를 꺼낸 것은 형으로서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긴장도 풀겸 농담삼아 한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생활고에 시달렸던 시절도 있었다. 양세형은 "군대 다녀왔는데 '웃찾사' 폐지되고 돈벌이도 없고 그때까지 번 돈은 부모님께 벌써 다 드렸고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1년을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양세형은 숨은 고액 기부자였다. 양세형은 "어릴때부터 내가 할 수 있는 멋진 일이 뭐가 있을까 생각한게 큰 돈을 기부하는 것이었다"며 1억을 기부한 사연을 전했다.

최근 시집을 낸 양세형은 책 인세도 기부하겠다고 밝혀 박수를 받았다. 또 우연히 시집을 발매한 날이 돌아가신 아버지 생신이었다고. 같이 식사하며 시집을 받은 어머니가 눈물을 쏟았다고 했다. 시집 안에는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담긴 시가 다수 담겨 있었다. 생전 아버지와의 추억으로는 "선물도 잘 안해주시는데 크리스마스 이브날 자려고 준비하는데 집전화로 아빠가 전화가 왔다. 뭐 받고 싶냐고 해서 장갑을 말했다. 추운데 장갑을 안사주셨다. 아침에 일어나니 검은 봉다리에 빨강 파랑 장갑이 있어서 끼고 밖에 나갔는데 화이트 크리스마스였다. 장갑 끼고 맨발로 동생과 신나게 눈싸움을 하던 기억이 난다"고 했다.

양세형은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해 "제가 서른살에 돌아가셨다. 원래 아버지가 어깨가 아프시다고 했는데 병원 진단을 받으니 뇌암이셨다. 뇌암은 무조건 시한부 선고를 받는다. 짧게는 6개월, 길면 1년 2개월이다"라며 "아버지에게 그 이야기를 해야하는데 둘이서 계속 TV보다가 슬쩍 말했다. '아빠 걸린 병이 오래 살수 있는 병은 아니라네'라고 했는데 아빠도 고개 끄덕끄덕 하셨다. 마음이 그랬다. 판정 6개월 좀 지나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아빠가 아프신 동안 개그 아이디어가 많이 나왔다. 엄마 뒷담화 개그를 짰었는데 아버지가 많이 웃으셨다. 유언이 따로 없었는데 아버지 돌아가시고 며칠 뒤에 꿈속에서 아빠의 유언은 '보람있게 살아라'라고 생생하게 말씀하셨다. 그 말을 늘 화이트보드에 적어두고 하루하루 열심히 살았다"고 말했다.

가수 김창완과 동기인 아버지는 서울대 출신. 양세형은 "아버지 출신 학교를 20살 넘어서 처음 들었다. 한번도 말씀 안하셨다. 집안의 기대를 많이 받고 살았는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삶에 대해 늘 힘드셨던 것 같다"며 "아버지가 항상 당구장을 차리고 싶어하셨다. 그래서 상가를 사드리고 당구장을 하실수 있게 인테리어 해드렸다. 실제 운영하시면서 너무 행복해하셨다"고 말했다.

ly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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