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야구 중계, 유료화될까
‘유료 시청’ 전환될라 와글와글
KBO “화질 차별화로 협상할 것”
기존 지상파 TV 중계는 변함없어
프로야구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시대를 예고했다. 아직 실체를 드러내지 않은 변화를 예상하며 여론이 술렁이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지난 8일 새로운 뉴미디어 중계권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CJ ENM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OTT 업체 ‘티빙’의 최대주주인 CJ ENM이 우선협상권을 따내 프로야구 중계가 OTT 시대로 넘어가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미디어 중계권은 TV 중계와 별도로 모바일 혹은 그 밖의 온라인 매체를 통해 야구경기를 중계하고 관련 영상을 내보낼 수 있는 권리다. 포털 업체 네이버와 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카카오 다음이 함께한 통신·포털연합이 지난 5년간 독점했던 모바일 야구 중계권이 OTT 업체 ‘티빙’으로 넘어가게 됐다.
업계를 술렁이게 만드는 쟁점은 하나, 유료화 여부다. TV가 없는 곳에서 혹은 이동 시 온라인으로 야구를 보고픈 팬들은 그동안 무료로 시청할 수 있었다. 상당수가 포털 네이버에 접속해 시청했다. 그러나 티빙 같은 OTT 업체는 유료 회원 확보를 궁극적인 목적으로 한다. 앞으로는 결제를 하지 않으면 온라인으로는 야구를 못 볼 수도 있다는 불안감과 거부감이 논란의 발단이다.
KBO는 일단 이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으리라고 설명한다. KBO는 “무료 시청은 가능하게 할 것이다. 화질 등을 통해 무료 시청과 유료 시청의 차이를 두는 방안을 놓고 협상하게 될 것”이라며 “대신 기존에 통신·포털연합은 봉쇄했던 하이라이트나 VOD 영상을 활용할 수 있도록 대량 방출하게 될 것이다. CJ ENM이 그 부분 차별화를 통해 점수를 많이 얻었다”고 설명했다.
즉 보다 높은 질의 시청권을 원하면 결제를 하더라도 기본적인 무료 시청권은 보장하는 방향으로 협의한다는 것이다. 이 역시 아직 확정된 사항은 아니다.
중계와 영상에 예민한 구단들 사이에서도 매우 중요한 이슈다. 한 구단 관계자는 “일단은 무료로 시작하더라도 아마 차츰 유료로 바꾸지 않을까 생각한다. 언제까지, 어디까지 허용할지가 관건이라고 본다. 대신 그 과정에서 ‘짤방’ 같은 것을 허용하게 된다면 꼭 나쁜 방향은 아니지 않을까. 현재 모든 구단들이 (영상 자체 확보를 위해) 더그아웃에서 선수들 반응만 찍고 있다. 유료화를 하더라도 팬들이 즐길 수 있는 요소, 유튜브 등으로 재생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그때 반응은 또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구단 관계자는 “결국 쟁점은 돈을 내야 하느냐인데 젊은 팬층이 유료화 여부에 가장 예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젊은 팬층의 주요 시청 통로는 TV가 아닌 뉴미디어인데 이를 유료화하거나, 무료라도 유료 시청과 차별을 둘 경우 이 연령대의 팬층을 유지할 수 있을지, KBO가 고민해야 할 문제가 될 수도 있다.
한편 KBO는 별도로 TV 중계권 협상을 우선협상자인 기존 지상파 3사와 진행 중인데 마무리 단계에 있다. KBO는 TV 중계권을 가지면 100% 중계 제작을 해야 하고 90% 이상씩은 중계를 하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따라서 지상파든 케이블 채널이든 TV를 통해 야구를 볼 수 있는 통로는 변함이 없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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