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황작물로 끼니 채운 파로호 어부의 삶
고희진 기자 2024. 1. 10. 22:02
KBS1 ‘한국인의 밥상’
산골짜기 황무지를 화전으로 일구며 억척스럽게 살아온 사람들, 그들의 강인하고도 따뜻한 겨울 밥상을 KBS 1TV <한국인의 밥상>에서 만나본다.
강원도 양구의 파로호, 1944년 화천댐이 건설되며 만들어진 거대한 인공호수다. 이곳 상류에 자리 잡고 있는 상무룡리에는 호수와 산비탈을 터전 삼아 삶을 개척해온 이들이 살고 있다. 파로호에서 만난 어부 신경숙씨(80)는 어린 나이에 결혼해 남편과 함께 이곳에서 물고기를 잡아왔다. 겨울에는 얼음을 깨고 빙어를 잡아 삼십리 눈길을 걸어가 팔았다.
몸이 부서져라 돌밭을 개간해도 얻을 수 있는 것은 옥수수나 감자, 콩 같은 구황작물뿐이었다. 조금이라도 더 맛있는 음식을 가족에게 먹이기 위해 옥수수를 삶고 맷돌에 갈았다. 이를 체에 내려 풀을 쑨 뒤 국수를 뽑았다. 올챙이국수다. 절구에 콩을 찧고, 한 줌 쌀과 섞어 콩탕밥도 지었다. 힘든 시절에도 꿋꿋이 지켜낸 어머니의 강인한 밥상이다.
저 멀리 아름다운 산골의 눈밭 속에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한 삶의 이야기가 숨어 있다. 방송은 11일 오후 7시40분.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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