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공무원 뇌물 혐의…김태오 DGB 회장 1심 ‘무죄’

[KBS 대구][앵커]

캄보디아 현지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네려 한 혐의로 기소된 김태오 DGB 금융지주 회장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재판부는 뇌물의 성격이 있는 건 맞지만, 대구은행 현지법인이 인가 절차를 위해 돈을 건넨 행위를 국제상거래로 볼 수는 없다며 무죄 선고이유를 밝혔습니다.

신주현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2018년 캄보디아에 진출한 대구은행.

2020년에는 종합금융업무가 가능한 상업은행 전환을 추진합니다.

여기엔 캄보디아 중앙은행의 인가가 필요한 상황.

대구은행 현지법인은, 캄보디아 중앙은행 부총재 등에게 전달하기 위해 현지 브로커에게 350만 달러를 건넸고, 결국 상업은행 전환에 성공했습니다.

검찰은 지난 2021년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과 전현직 임원 3명을 외국 공무원에게 뇌물을 건네려 한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2년에 걸친 재판의 주요 쟁점은, '국제뇌물방지법'으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1심 결과는 전원 무죄였습니다.

재판부는 상업은행 인허가를 얻기 위한 행위를 '국제상거래'로 볼 수 없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습니다.

'국제뇌물방지법'을 적용하려면, '국제상거래'와 관련이 돼야 하는데, 은행 인가를 받기 위해 현지법인이 돈을 건넨 행위는, '국제 거래'나 '상거래'가 아니라는 겁니다.

다만, 건넨 돈이 뇌물의 성격이 있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김 회장 등이 돈을 개인적으로 썼거나 그럴 목적도 없었다며, 횡령 혐의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주우현/대구지방법원 공보판사 : "(이 돈을) 개인적인 용도로 착복할 목적, 즉 불법 영득 의사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보아서 결국 이 사건 공소 사실 전부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DGB대구은행 측은, 이번 판결에 대해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습니다.

또 '뇌물 혐의' 등의 대한 사법 리스크를 덜게 된 만큼 올 1분기 시중은행 전환 준비에 더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신주현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CG그래픽:인푸름

신주현 기자 (shinjour@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