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하늘로 가전은 차로
LG전자·파나소닉·구글 등은 차 모형으로 전장 기술 과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의 또 다른 화두는 ‘모빌리티’다. 기존 완성차 기업들은 드론·플라잉카(하늘을 나는 자동차) 같은 ‘날것’을 과감히 공개했다. 한편 TV·냉장고 등 백색가전을 주로 만들던 전자기업들이 각자 전시관마다 자동차 모형을 하나씩 설치해 모빌리티 신기술을 선보이는 것도 이색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수직 이착륙 항공기를 이번 CES에 내놨다. 현대차그룹의 첨단항공모빌리티(AAM) 계열사 슈퍼널이 개발한 ‘S-A2’로,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전기 수직 이착륙기(eVTOL)다. 2020년 CES에서 선보인 첫 콘셉트 기체 ‘S-A1’ 이후 4년 만에 내놓은 모델이다.
S-A2는 전장 10m, 전폭 15m 크기로 조종사를 포함해 최대 5명이 탈 수 있다. 틸트 방식(회전 날개인 로터가 상하 90도로 꺾이는 구조)의 로터 8개로 움직이며, 최대 고도 400~500m에서 시속 200㎞로 날 수 있다.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 샤오펑은 ‘날개 달린 차’를 전시관에 들여놨다. 샤오펑의 항공모빌리티 자회사 샤오펑에어로흐트의 ‘eVTOL 플라잉카’다. 일반적인 자동차 외형을 갖췄으나 지붕 위에 수직 이착륙을 위한 거대한 로터 8개가 달렸다. 지상 주행 중에는 날개를 안쪽으로 접어 넣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샤오펑은 ‘드론 택시’를 만들겠다며 지금까지 X1, X2 등 비행 차량을 개발해왔다.
반면 전자업체들은 부스마다 자동차 모형을 하나씩 들여놨다. 자신들의 차 전자장비 기술을 자랑하기 위해서다.
LG전자의 ‘알파블’이 대표적이다. 이동 상황과 주행 목적에 맞춰 레스토랑, 영화관, 게임방 등 고객이 원하는 공간으로 시시각각 바꿀 수 있다.
파나소닉은 전기차 배터리 및 커패시터(축전지) 시스템을 형상화한 차량 모형을 전시했으며, 구글도 전기차 주행 가능거리에 최적화된 경로를 제공하는 ‘안드로이드 오토’ 최신 버전을 시연하기 위해 전시관 옆에 포드 ‘머스탱 마하E’를 세워놨다. 중국 가전업체인 하이센스·TCL조차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시를 위해 각자 부스에 모형 차량을 설치했다.
라스베이거스 |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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