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에서 감정까지 AI, 못하는 게 없네
머신러닝 분리수거 로봇 눈길
시각 센서 없이 정교하게 분류
표정 분석하는 칵테일 로봇에
운세 점치고 카드 뽑는 기술도
누군가 버린 플라스틱 컵을 로봇 손이 움켜잡는다. 그대로 뒤집어 남아 있는 내용물을 털어버린 뒤, 플라스틱용 수거함에 정확히 던져 넣는다. 그러고는 곧바로 옆에 놓인 콜라 캔에도 같은 동작을 반복한다. 로봇의 이름은 두산로보틱스의 ‘오스카 더 소터(Sorter)’. 오스카는 눈(카메라 센서)이 없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눈이 달린 로봇은 이 로봇에 비해 2~3배 비싸다. 비전 센서가 없어야 저렴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그리퍼(로봇 손)에 특별한 센서 기술을 적용해 손이 기억하는 감각으로 일을 한다”고 소개했다.
시각에 의존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오스카는 어두운 현장에서도 일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로 물체 모양·재질을 꾸준히 학습해 시간이 지날수록 정교한 분류가 가능하다. 두산 관계자는 “물류·서비스 산업 분야에서 확장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의 막이 올랐다. 이곳에 모인 4000여개 전시 기업들을 관통하는 주제는 역시 AI였다.
‘CES 혁신상’을 받은 오스카 더 소터의 옆에서는 마찬가지로 AI 칵테일 제조 로봇이 사람의 표정을 읽고 감정을 분석해 그에 알맞은 음료를 만들어냈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AI 기술, 그중에서도 챗GPT 등장 이후 주목받고 있는 생성형 AI를 접목한 볼거리가 관람객 눈길을 끄는 모습이 심심찮게 보였다. SK그룹은 테마파크 콘셉트의 전시관 ‘원더랜드’를 꾸렸다. 여기에서는 사람 얼굴을 분석해 운세를 점쳐주고 얼굴이 합성된 카드도 뽑아주는 ‘AI 포춘텔러’가 인기를 끌었다. AI 포춘텔러의 작동에는 SK하이닉스가 올해 상용화할 예정인 최신 AI용 D램인 고대역폭메모리(HBM) HBM3E가 쓰였다.
구글은 생성형 AI 기능을 탑재한 자체 스마트폰 ‘픽셀8’의 체험 공간을 마련했다. 픽셀8의 사진편집 앱 ‘매직 에디터’가 눈에 띄었다. 이탈리아 피사의 사탑 앞에 서 있는 안드로이드 캐릭터를 사진에서 오려낸 뒤 탑 꼭대기로 옮기고, 캐릭터가 원래 있던 자리에는 자연스러운 풍경 그림을 새로 생성해 채워넣을 수 있다. 흐린 하늘, 맑은 하늘 등 배경까지 에디터가 알아서 채워준다. 유통기업 월마트도 정확한 제품·브랜드명을 몰라도 사용 형태별로 제품을 검색할 수 있는 생성형 AI 검색 기능을 소개했다. 예컨대 과자, 음료, 90인치 TV 같은 구체적인 검색어 없이도 ‘축구 관람 파티’처럼 사용 형태에 걸맞은 검색 결과를 보여주는 기능이다.
완성차 기업들은 ‘AI 비서’로 CES에 출사표를 냈다. 폭스바겐은 챗GPT가 적용된 지능형 음성비서 ‘아이다(IDA) 음성 어시스턴트’를, 메르세데스벤츠는 ‘MBUX 가상 어시스턴트’를 내놨다. 벤츠의 어시스턴트는 자연스러운(기본형)·예측적·개인적·공감적 네 가지 성격 가운데 하나를 고를 수 있다. BMW도 아마존과 함께 준비한 ‘음성 보조 거대언어모델(LLM)’을 선보인다. 아마존의 음성인식 기술 ‘알렉사’를 활용해 다양한 문장을 이해할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 |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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