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 최연소·첫 동성애자 프랑스 총리 탄생…“프랑스 잠재력 발휘 노력”

정원식 기자 2024. 1. 1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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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탈, 교육장관서 영전…마크롱 정부 2인자로 자리매김
프랑스 역사상 최연소 총리가 된 가브리엘 아탈 교육장관이 9일(현지시간) 파리의 한 호텔에서 진행된 총리 이·취임식 중 연설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프랑스에서 30대 최연소 총리이자 첫 동성애자 총리가 탄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가브리엘 아탈 교육장관(34)을 신임 총리로 임명했다. 아탈 총리는 취임사에서 “저의 목표는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 프랑스가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라며 “일 처리에 있어 명확한 진단을 내리고 강력하고 구체적인 조치들을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탈은 1984년 37세에 임명된 로랑 파비우스 총리의 기록을 깨고 제5공화국 최연소 총리가 됐다. 또 프랑스 공화국 역사상 첫 동성애자 총리이기도 하다.

파리 정치대학(시앙스포) 출신인 아탈 총리는 대학생 시절인 2006년 쉬운 해고를 가능하게 한 ‘최초 고용계약법’이 의회를 통과하자 이에 반대하는 캠페인을 벌였고, 이후 중도 좌파 성향인 사회당에 입당했다.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 후보를 돕기도 했다. 2012년에는 마리솔 투레인 당시 보건장관 밑에서 연설문 작성 등을 맡았고, 2014년 지역 시의원 선거에 출마해 당선했다.

2016년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한 전진하는공화국(LREM)에 합류한 그는 젊은 나이에도 승승장구했다. 2018년 당 대변인을 지냈고, 그해 10월에는 불과 29세에 교육담당 국무장관에 임명됐다. 2020년 7월에는 정부 대변인으로 자리를 옮겼고, 마크롱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뒤인 2022년 5월에는 공공회계장관, 지난해 7월에는 교육장관에 임명됐다. 교육장관직을 수행한 지난 5개월 동안 그는 이슬람 의상 ‘아바야’(긴 드레스) 교내 착용 금지, 일부 공립학교에서 교복 착용 실험, 저학년 읽기·쓰기·산수 능력 강화 대책 등을 밀어붙였다. 최근 공개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마크롱 정부 내 가장 인기 있는 장관으로 꼽히는 등 여론 반응도 좋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해 12월20일 프랑스5 방송에 출연해 “그(아탈)는 학교 시스템의 수장으로서 좋은 일을 하고 있으며, 우리가 2017년부터 구축하려 노력해온 것의 연속성 속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에서 “내가 추진하는 국가 재무장 프로젝트를 실행할 수 있는 당신의 에너지와 헌신을 믿는다”며 아탈에게 신뢰를 보냈다.

앞서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 2기 초반 정부를 이끈 엘리자베트 보른 전 총리는 전날 마크롱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 보른 전 총리는 여론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연금개혁법을 밀어붙이며 수십차례 사퇴 위기에 몰렸다.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이민법 개정안을 두고는 정부 내 균열까지 생겨 입지가 더 좁아졌다.

마크롱 대통령 역시 일련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여론의 지지율이 30%대로 추락하자 총리 교체 등 개각을 통해 국정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원식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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