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석상 처음 등장해 "초전도체 맞다"…주장 따져 보니

<앵커>

지난해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LK-99. 국내 학계가 상온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었죠. 그런데 이것을 만든 업체의 대표가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나와서 초전도체가 맞다는 주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정구희 기자가 과학적 근거를 따져봤습니다.

<기자>

상온상압의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0인 상태라 자기부상 열차부터 초고속 슈퍼컴퓨터까지 활용 분야가 무한한 물질입니다.

지난해 7월 퀀텀에너지연구소 측은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개발했다고 주장하며 LK-99를 내놨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초전도체가 아니라는 국내 검증 결과가 나왔고, 이에 연구소 대표가 5개월 만에 처음 모습을 드러내며 LK-99가 초전도체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이번에도 실물은 공개하지 않은 대신 2년 전 LK-99의 저항값을 측정했다는 과거 동영상을 공개했습니다.

동영상에는 비저항값이 10의 마이너스 10승, 초전도체라고 볼 수 있는 매우 낮은 저항 수치가 나타납니다.

실험 그래프도 내놨습니다.

V=IR, 옴의 법칙에 따라 전압은 전류와 비례해야 합니다.

전류가 변해도 전압이 변하지 않는 것은 초전도체의 특성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석배/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 : 전류에 따라서 저항이 읽히지 않는 플랫(평평한) 패턴이 나타나면 초전도 특성을 갖는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퀀텀에너지 측은 관련 논문을 국제 학술지에 정식 제출하기는 했지만, 게재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국내 과학계의 반응은 이번 발표에도 허점이 많다고 지적합니다.

"장비 성능과 측정 방식에 따라 매우 낮은 저항이 관측될 수 있고, 초전도체가 아니더라도 전압이 변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국내 과학자들은 실물을 공개하고, 학계와 함께 초전도체 여부를 측정할 경우 사흘이면 검증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과학의 기본은 재현과 검증이라는 학계의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김윤성)

정구희 기자 koohee@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