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PF 임원, 미공개 개발 정보로 500억 챙겼다

권순완 기자 2024. 1. 1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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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의 미공개 개발 정보로 500억원에 달하는 부당 이득을 올린 증권사 임원이 금융 당국에 적발됐다. 사업 자금 조달을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 증권사 간부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사익을 취한 것이다.

10일 금융감독원은 작년 10~12월 국내 5개 증권사에 대한 기획 검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 A증권사 임원 B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포착해 수사기관에 통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금감원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B씨는 지난 2020년 대전 지역의 한 부동산 개발 사업장의 대출을 주선하는 역할을 맡았다. 그는 이 사업 시행사의 최대주주 C사의 전환사채(CB)를 수천만원어치 산 뒤, 개발 사실이 알려진 2022년쯤 약 500억원을 받고 팔았다. 2년 만에 500억원의 차익을 낸 것이다.

2020~2022년은 부동산 경기가 좋았고, 부동산 개발로 시행사가 가져가는 이익이 사업장당 최대 수백억~수천억원 규모였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이에 따라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시행사 대주주가 될 수 있는 CB의 가치가 수백 배 뛰어오른 것이다.

B씨는 또 다수의 부동산 시행사들에 본인이 관리하는 회사를 통해 돈을 빌려주고 이자와 수수료 명목으로 40억원을 챙기기도 했다. 일부는 법정 최고금리(연 20%)를 넘는 이율을 적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D증권사의 임원 E씨도 직무상 알게 된 부동산 개발 정보를 이용, 부동산 매매로 100억원의 차익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확인된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엄정한 제재 조치를 추진하고 수사기관에 통보할 것”이라며 “다른 증권사의 사적인 이익 추구 행위에 대해서도 집중 검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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