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불법사찰' 조국 손배소, 2심서 1000만원으로 줄었다 (종합)

임세원 기자 정윤미 기자 2024. 1. 10.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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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불법 사찰을 당했다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국가 손해배상금이 1심 5000만원에서 2심 1000만원으로 줄었다.

조 전 장관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11년과 2016년 국정원이 불법 사찰을 하고 비방 게시물을 작성했다며 2021년 6월 국가를 상대로 2억원 상당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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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에 비해 4000만원 줄어…'박근혜 정부 국정원'만 인정
MB 시절 국정원 활동 관련 "피해 발생 5년 지나 시효 완성"
조국 전 법무부 장관 2023.12.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정윤미 기자 =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으로부터 불법 사찰을 당했다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국가 손해배상금이 1심 5000만원에서 2심 1000만원으로 줄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항소5부(부장판사 한숙희)는 10일 조 전 장관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국가가 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조 전 장관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기간인 2011년과 2016년 국정원이 불법 사찰을 하고 비방 게시물을 작성했다며 2021년 6월 국가를 상대로 2억원 상당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은 두 시기에 있었던 국정원의 불법행위를 인정하고 '국가가 조 전 장관에게 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국정원의 배상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두 시기의 불법 사찰이 시간 간격이 크고 성격이 달라 따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비교적 오래된 시기인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정원의 불법 행위는 소멸시효가 완성돼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구체적으로 이명박 정부 때인 2011년, 원세훈 당시 국정원장이 조 전 장관에 대한 공격을 지시하고 SNS에 비난 글을 올린 의혹 등은 손해배상 청구 기간이 지나 국가에 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고 봤다. 현행 민법은 피해를 안 날로부터 3년 또는 행위가 발생한 시점부터 5년이 지나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본다.

재판부는 "이명박 정부 국정원의 행위와 관련된 문서 중 가장 마지막으로 작성된 것은 2011년 5월"이라며 "이번 소송이 제기된 시점은 그로부터 약 5년이 지난 2021년 6월이다"라고 밝혔다.

반면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국정원이 조 전 장관의 '사드배치 반대' 활동과 관련해 조 전 장관 비난 여론을 형성하기 위해 활동한 점에 대해선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국정원장이 2021년 5월 이 같은 국정원의 과거 행위를 공개하면서 조 전 장관이 피해 사실을 인지했고, 3년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 시효가 소멸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또한 국정원의 행위에 대해서도 "국정원이 업무 범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국정원이 수립한 전략에 따라 조 전 장관을 사찰한 것으로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에 대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국가기관이 법령을 위반하면서까지 개인의 기본권을 침해한 불법행위로, 그 위법성의 정도가 중하다"며 "조 전 장관은 이 같은 사실이 밝혀지기까지 그 이유도 모른 채 압박감을 겪는 등 상당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say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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