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원 이재명 “죽임의 정치 끝내야”…당 분열·지지율 당면 과제
“부산 소방·의료진께 감사” 지역의료 불신 논란 진화도
치료 남아 당무 복귀 미정…총선 앞 잇단 탈당 등 위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퇴원했다. 첫 메시지는 정치 복원에 방점이 찍혔다. 이 대표는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이 정치를 이제는 종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당무 복귀 시점은 미정이다. 이 대표는 총선이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당 분열과 정당 지지율 정체 극복이란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피습 8일 만에 퇴원한 이 대표가 내놓은 첫 메시지는 죽음의 정치 종식과 상생의 정치 복원이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건이 증오의 정치,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제대로 된 정치로 복원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정치가 어느 날인가부터 절망을 잉태하는 죽임의 정치가 되고 말았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모두가 되돌아보고, 저 역시도 다시 한번 성찰하고, 그래서 희망을 만드는 살림의 정치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저부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국민 여러분께서 살려주신 목숨이라 앞으로 남은 생도 오로지 국민들을 위해서만 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존중하고 공존하는 정치로 복원되고 희망 있는 나라로 우리가 함께 갈 수 있다면 남은 제 목숨이 없어진들 뭐가 그리 아깝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습격당한 목 부위에 밴드를 붙였고 목을 가다듬는 소리를 내기도 했다. 4분간 발언한 뒤 별도의 질의응답 없이 차를 타고 병원을 떠났다.
이 대표는 부산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피습 장소인 부산이 아닌 서울에서 수술받은 것에 대해 지역 의료를 불신했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생사가 갈리는 위급한 상황에서 적절하고도 신속한 응급조치로 제 목숨을 구해주신 부산의 소방, 경찰, 그리고 부산대 의료진께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당분간 자택에서 치료에 전념할 예정이다. 당무 복귀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총선이 90여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건강이 회복되는 대로 복귀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 앞에는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날 3명의 민주당 의원이 이 대표 체제를 비판하며 탈당했고, 11일 이낙연 전 대표도 탈당한다. 제1야당 대표로서 야권의 분열을 막지 못했다는 책임론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선거 국면이 본격화하면서 공정한 공천도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체된 지지율도 이 대표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한국갤럽 정례 여론조사에서 지난해 민주당 지지율은 30~34%의 박스권에 갇혔다. 같은 기간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는 55~62% 사이를 오갔다. 낮은 국정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반사이익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당무에 복귀하시면 측근 비호, 내 편 지키기가 아닌 국민을 위한 정치를 부탁드린다”며 “존중과 공존을 말하는 이 대표님의 진심이 욕설과 혐오의 언어를 내놓는 그분들에게 닿기바란다”고 말했다.
신주영 기자 j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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