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교육브리핑] 충남학생인권조례 폐지 놓고 갈등 '팽팽'

배아정 기자 2024. 1. 10.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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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지역교육의 의미 있는 움직임을 취재해서 전달해 드리는 지역교육 브리핑 시간입니다.


오늘은 배아정 기자와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첫 번째 소식 충남으로 가보겠습니다.


새해에도 학생인권조례를 두고 치열한 갈등이 예상된다고요?


배아정 기자

네, 그렇습니다.


현재 6개 시도에서 시행 중인 학생인권조례가 폐지 움직임에 휩싸였는데요, 학생의 권리를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교권 추락의 한 원인이 됐다는 지적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시험대에 오른 지역이 바로 충남인데요.


지난달 15일 충남도의회가 전국에서 최초로 충남 학생인권조례 폐지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입니다.


폐지안이 가결된 뒤에도 갈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5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충남도의회 의원 12명은 성명서를 내고 조례 폐지를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앞서 주민 발의로 제안됐던 같은 내용의 안건이 대전지방법원의 결정으로, 이달 18일까지 논의가 중단된 상태인데요.

이를 무시하고 다수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원 발의로 같은 안건을 만들어 일방적으로 조례 폐지를 밀어붙였다는 겁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 이 사안이 그렇게 정쟁을 할 만한 대상은 아니기는 한데 갈등은 이어지고 있고, 충남교육청은 이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습니까?


배아정 기자

충남교육청은 조례 폐지에 거부하면서 재의결을 요청한 상태입니다.


도교육청은 지난 3일 도의회에 재의를 요구하면서, "폐지안이 학생의 학습권과 소수자 학생에 대한 차별을 정당화한다"며 헌법과 법령에 위배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김지철 충남교육감은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도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학생인권과 교권이 상충되는 것이 아니며 똑같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도의회는 교육청의 재의요구안에 따라 다시 한번 투표를 진행하게 되는데요.


재의의 경우 재적의원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한데, 현재는 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하는 국민의힘 소속의원이 3분의 2 이상이라 조례안 폐지가 유력해보입니다.


하지만 폐지가 되더라도 교육감은 20일 이내에 대법원에 제소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도교육청은 대법원 제소까지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힌만큼, 존폐에 대한 최종 결정은 대법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서현아 앵커

갈등이 길어질 것 같네요.


지금 교권이 위축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니까 교권과 학생인권 모두 보장될 수 있도록 현명한 대책이 필요하겠습니다.


두 번째 소식은 대구, 제주로 가봅니다.


국제 바칼로레아 IB 교육의 첫 이수생들이 나왔는데 모두 올해 대입에서 우수한 성과를 받았다고 합니다.


먼저 이 IB 교육에 대해서 간단하게 설명해 주신다면 어떨까요?


배아정 기자

인터네셔널 바칼로레아, 즉 IB교육은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에서 개발하고 운영하는 국제인증 학교 교육 프로그램입니다.


기존의 지식 전달 위주의 수업이 아닌 토론과 발표로 공부하고 논·구술로 평가하는 것이 특징인데요.


대구와 제주에서 선도적으로 진행하면서 어느덧 공교육 도입 5년 차를 맞았습니다.


5지선다형으로 시험을 보는 기존의 수능과는 동떨어져 그동안은 IB교육이 한국의 입시제도와는 맞지 않다는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이러한 우려를 덜어줄 수 있는 성과가 나온겁니다.


서현아 앵커

네 그렇군요,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가 있었습니까?


배아정 기자

먼저 성과를 디플로마 평가점수와 대입 수시 성적 이렇게 두 가지로 나눠볼 수 있겠습니다.


올해 IB 교육의 첫 이수생인 대구 경북대 사대부고 학생 30명와 제주 표선고 학생 26명 전원이 전체 디플로마 혹은 과목별 이수증을 취득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세계 디플로마 응시자의 평균은 45점 만점에 30점이었는데요.


경북대 사대부고에서는 아이비리그 등 외국 명문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38점 이상의 고득점도 5명이나 나왔습니다.


대입 수시전형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를 냈습니다.


경북대 사대부고에서는 연세대와 고려대를 비롯한 수도권 주요대학에 22명, 경북대 등 지역 거점 국립대에 4명, 과기원 등 연구중심대학에도 8명이 합격했습니다.


제주 표선고등학교도 개교 이래 최고의 입시 성과를 냈다며, 해외 대학 입시 결과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서현아 앵커

지금은 일부 지역 일부 학교에서만 하고 있는데요.


또 이게 아무리 좋은 의도라고 해도 자칫 일부 학생들만을 위한 특별한 교육에 그치지 않도록 좋은 파급 효과가 여러 지역으로 번졌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 소식은 전북입니다.


지금 저출생 문제 굉장히 심각한데 특히 지역 교육이 어렵지 않습니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좀 참신한 정책이 나온 것 같습니다.


시와 군의 경계를 뛰어넘는 공동통합 구형 이건 어떤 겁니까?


배아정 기자

전북교육청은 올해부터 학생 100명 이하 작은 학교인 '어울림학교' 유형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어울림학교는 농어촌 작은학교를 살리기 위한 정책인데요.


올해 가장 큰 변화는 시와 군의 경계를 허문 공동통학구형을 도입한다는 겁니다.


앞으로는 교육장 간의 동의를 통해 설정된 공동통학구에서 동 단위의 큰 학교에서 읍면 단위의 작은 학교로 주소이전 없이 전학과 입학을 할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예를 들자면, 기존에는 전주시 안에서만 학교를 이동할 수 있었다면 올해부터는 전주시에서 완주군으로도 학교를 다닐 수 있게 된겁니다.


폐교 위기의 작은 학교에 학생 유입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됩니다.


공동통학구형 외에도 기존의 작은학교끼리 협력하는 유형과 초등 중등학교가 서로 연계하는 유형, 학교와 마을이 협력하는 유형, 이렇게 세 유형을 하나로 융합해 '교육과정 협력형'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할 계획입니다.


서현아 앵커

그러니까 이 학교 교육과정만 괜찮다면 어느 정도는 좀 학군을 넘어서 다양한 학교에 지원해 볼 수 있다는 거죠?


요즘은 일부러 농촌 유학 가기도 하던데 소규모 학교들의 힘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이게 결국은 학령인구 감소 여파를 극복해보자는 취지지 않습니까?


그렇다면 지금 전북 같은 비수도권 지역 상황이 실제로 얼마나 심각할까요?


배아정 기자

네, 지금 전북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신입생을 모집하지 못하는 학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 전북지역에서만 신입생을 10명 이하로 모집한 초등학교가 221곳에 달했고, 그중 20곳은 단 한 명의 신입생도 모집하지 못했습니다.


올해는 더욱 늘어 32곳의 초등학교에서 신입생이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어울림 학교 유형을 전면 개편한 배경에도 이렇게 어려운 상황이 있는데요.


정책을 전면 확대 개편한 만큼 지역 교육에 효과적으로 스며들길 바랍니다.


배아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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