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퇴원…'병상 현근택 징계 논의'에 비명계 "독재 정당"

송다영 2024. 1. 10.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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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10일 퇴원 후 자택 치료…지도부 "당무 복귀 미정"
李-정성호 '현근택 논란 문자'에 비명계 "징계 흥정" 반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괴한의 습격 8일 만인 10일 서울대병원을 퇴원했다. 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당무복귀 일정은 미정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 대표가 이른 복귀를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장윤석 기자

[더팩트ㅣ국회=송다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괴한의 습격받은 지 8일 만인 10일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정식 당무 복귀는 미정이라고 밝혔으나, 전날 이 대표가 병상에서 '친명(이재명)계' 인사 징계를 논의하는 모습이 포착돼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당화' 의혹을 제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퇴원해 자택으로 돌아갔다. 그는 "모두가 놀란 이번 사건이 증오의 정치,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제대로 된 정치로 복원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자택에 복귀한 후 통원 치료를 이어간다. 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당무 복귀 시점에 대해서는 '미정'이라며 의료진의 의견을 종합해 결정하겠다고 밝히며 선을 그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와 같이 밝히며 "지금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이 대표가) 중요한 당무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이른 시기 당무에 복귀할 것으로 관측한다. 당장 총선을 앞두고 후보자 공천 등 주요 당무를 2월 안으로 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건강 상태가 최우선으로 돼야겠지만, 총선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고 이 대표 본인도 워낙 일하기를 좋아하는 성향이기 때문에 (복귀 시점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미 이 대표가 '병상 윤리감찰단 지시'를 시작으로 당무 복귀 시도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날 이 대표가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과 '성희롱 논란'을 일으킨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징계 여부를 의논하는 내용의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포착되면서다.

9일 오후 '이데일리'는 본회의 당시 이 대표와 정 의원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담긴 정 의원의 휴대전화 화면을 포착해 보도했다. 사진은 이 대표와 정 의원이 주고받은 문자 내용. /이데일리 제공

9일 오후 '이데일리'는 본회의 당시 이 대표와 정 의원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담긴 정 의원의 휴대전화 화면을 포착해 보도했다. 보도 사진에는 이 대표가 정 의원에게 "현근택은 어느 정도로 할까요"라고 물었고, 정 의원은 "당직 자격정지는 되어야 하지 않겠나. 공관위 컷오프 대상"이라고 답하는 모습이 찍혔다. 또 이 대표가 "(당직 자격정지는)너무 심한 것 아닐까요"라고 하자, 정 의원은 그러면 엄중 경고. 큰 의미는 없습니다"라고 답하는 모습도 담겼다.

현 부원장은 지난해 말 경기 성남에서 열린 한 시민단체 송년회에서 지역정치인 A 씨의 수행비서 여성 B 씨에게 "너희 부부냐, 같이 사냐"고 말한 내용이 보도돼 성희롱 논란이 확산했다. 현 부원장은 관련 보도 이후 "앞으로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언론에 신중을 기하겠다"며 사과했다. 친명계로 분류되는 현 부원장은 총선에서 비명계 윤영찬 의원 지역구인 경기 성남 중원구 출마를 준비 중이다.

문자 내용이 알려진 이후, 이 대표는 현 부원장과 관련해 당 윤리감찰단에 조사를 지시했고, 당 지도부는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어 이 대표의 뜻을 따랐다. 권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이후 해당 결정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해서 윤리 감찰을 지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 의원과 이 대표의 대화에 관해서는 "가까운 사람끼리 현안에 대해 개인적인 얘기를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비명계에서는 이 대표가 '밀실 공천'을 위해 병상에서부터 '선택적 당무'를 수행하면서 자신들의 의견은 묵살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민주당을 탈당한 '원칙과상식' 소속 조응천 의원은 탈당 기자회견 전날인 9일 SBS 라디오에서 "(이재명 대표 사퇴와 통합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등 '원칙과상식'이) 요구한 것들에 대해 제대로 된 답변을 들은 적이 없다. 소위 말하면 '묵살 정치'"라며 "지금 비록 병상에 누워 계시지만 당직자들 통해서 의사 표현은 가능하시리라고 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원칙과상식'은 결국 이 대표의 답변을 듣지 못했고, 탈당 의사를 번복한 윤영찬 의원을 제외한 3인방(조 의원·이원욱·김종민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했다.

NY(이낙연)계 모임 '민주주의실천행동'도 같은 날 이 대표와 정 의원과의 문자 내용을 언급하며 '사당화' 문제를 지적했다. 민주주의실천행동은 입장문을 내고 "이들이 의견을 나눈 것은 징계 여부나 윤리위 회부 여부가 아니라 징계 수위에 대한 흥정"이라며 "민주당은 대표와 측근이 당헌‧당규를 초월해 지배하는 독재 정당, 민주적 시스템이 무너진 반헌법적 집단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manyzer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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