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국 자생식물 이야기〈19〉 백량금(Ardisia crenata Si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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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시장이나 꽃집에 가보면, 싱그러운 푸른 잎에 빨간 열매가 달린 식물을 흔히 볼 수 있다.
푸릇푸릇한 잎에 대비되는 붉은색 열매가 달린 나무를 부귀(富貴)를 가져다주는 나무라 믿는데서, 돈나무, 금전수, 천냥금, 만냥금이라 불리는 나무를 개업식, 승진 축하 등에 선물로 화분을 보내는 문화가 우리나라에 자리잡고 있다.
산호수와 자금우가 옆으로 퍼지면서 자라는 포복성 식물인데 비해, 백량금은 비교적 높이 자라는 상록성 활엽 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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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시장이나 꽃집에 가보면, 싱그러운 푸른 잎에 빨간 열매가 달린 식물을 흔히 볼 수 있다. 푸릇푸릇한 잎에 대비되는 붉은색 열매가 달린 나무를 부귀(富貴)를 가져다주는 나무라 믿는데서, 돈나무, 금전수, 천냥금, 만냥금이라 불리는 나무를 개업식, 승진 축하 등에 선물로 화분을 보내는 문화가 우리나라에 자리잡고 있다.
국내 자금우과로 산호수, 자금우, 백량금이 자생한다. 이들 식물은 공통적으로 빨간 열매를 오래 매달고, 상록성이다. 산호수와 자금우는 높이 20~30㎝ 정도로 낮게 자라는데 반해, 백량금은 1m 정도로 비교적 높게 자란다. 산호수와 자금우가 옆으로 퍼지면서 자라는 포복성 식물인데 비해, 백량금은 비교적 높이 자라는 상록성 활엽 관목이다.
백량금은 일본 에도시대에 상당히 고가였기 때문에 백량 정도로 살 수 있다 하여 ‘백량(百兩)’이라 불렸다고 한다.
현재 백량금의 일본명은 ‘만량(万兩)’이다. 한편, 국내 시장유통명으로 만량금이라 불린다. 소형의 자금우를 천냥금으로 부르며 유통하므로, 키가 더 큰 백량금을 만량금이라 부른다.
백량금(Ardisia crenata)은 중국, 대만, 일본, 동남아 등지에 분포한다. 국내에선 제주도, 전라남도, 경상남도에 분포한다.
상록 활엽 관목으로 높이 1m 정도로 자란다. 잎은 어긋나며, 잎 가장자리에는 물결 모양의 톱니가 발달한다. 꽃은 6~8월에 암수 한꽃으로 가지 끝에 우산형태로 달린다.
열매는 핵과로 둥글고 지름 10㎜ 정도이다. 9~10월에 붉은색으로 익으며, 이듬해 6월까지 달려 있을 정도로 열매가 오래 달리는 것이 특색이다. 줄기는 곧추 자라며, 상부에서 가지가 사방으로 퍼지면서 나온다. 지하부 굵은 뿌리는 3~5개가 모여 덩이뿌리 형태를 띈다.
재배특성 및 번식방법
그늘진 상록수림 하부에 자금우, 산호수 등과 혼생하며, 성질이 강건하여 손쉽게 재배할 수 있는 식물이다. 그러나, 내한성이 약해서 중부 이북 내륙에서는 월동에 어려움이 있다. 내음성과 내염성이 강해서 바닷가 나무 밑에서도 잘 자란다.
실생 또는 삽목으로 증식할 수 있다. 9~10월경 붉게 성숙한 열매를 채취하여 과육을 제거하고, 물에 1~2일 침지 후 파종하면 발아가 촉진된다. 삽목의 경우, 경화가 완료된 줄기 보다는 5~6월경 새로 나온, 적절하게 굳은 가지를 삽수로 쓰는 것이 좋다.
원예·조경용
분화로 흔히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남부지방에서는 공원, 화단 등에 나무 밑 하부 지피식물로 널리 식재하고 있다. 최근에는 공기정화식물로 알려지면서, 백량금 등 자금우과 식물 화분 1개 정도는 실내에 들일 만큼 인기가 많다. 실내에 키울 경우, 오전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서 키우면 좋다.
식·약용
백량금 뿌리를 약명으로 주사근(朱砂根)이라 하며, 늦가을에 뿌리를 채취해서 말린 다음 약으로 이용한다고 한다. 해독, 항염, 진통 효과가 보고되어 있다.
하나의 화분이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전환점(turning point)이 되기도 한다. 필자는 지금으로부터 20여년 전, 승진 축하 인사로 들어온 난초를 만나면서 식물쪽으로 방향을 바꿨다.
하나의 화분이, 자리잡고 있는 공간을 경이로움이 가득한 공간으로 만들어주는 것에 반한 탓이다. 화려한 계절은 가고, 겨울이 삭막하게 느껴진다면, 당장 꽃집으로 달려가서 백량금 화분을 들여서 매일 들여다보면서 대화를 나누길 권해 드린다.
물감으로 나타내기 힘들 정도로 푸릇푸릇한 잎과 겨우 내내 붉은색으로 예쁨 뿜뿜하는 열매와 열매가 다 떨어지기 전에 흰색으로 피는 꽃을 두루 경험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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