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1호 영입 인재', 세금포탈 의혹제기 시사저널에 1억 소송
시사저널, 가명으로 로스쿨 입시강사 활동 의혹 제기…수사기관 관계자 "세금 포탈 의심"
박상수 "세금포탈 제기한 익명 수사관계자 존재하는지 의문…소송서 증인 신청할 것"
[미디어오늘 장슬기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1호 영입 인재인 박상수 변호사가 자신에 대한 세금 포탈 의혹을 보도한 시사저널 기자들에게 1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박 변호사가 가명으로 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입시 강사로 활동한 사실을 밝히면서, 세금 포탈 목적으로 가명을 쓴 것 아니냐는 의혹보도다. 박 변호사는 시사저널 기자에게 충분히 설명했는데도 협박을 하며 허위로 기사를 작성해 소송을 걸었다고 주장했고, 시사저널 측은 협박한 사실이 없다며 미디어오늘에 취재과정을 자세히 설명했다.
시사저널은 10일 <[단독] 국힘 '인재영입' 박상수 변호사, '가명'으로 로스쿨 입시강사 활동...“조세 포탈 의심”>이란 기사에서 박 변호사가 '차선우'라는 가명으로 로스쿨 입시 강사활동을 한 사실을 보도하며 “법조계에선 박 변호사가 변호사법에 따른 겸직 허가를 언제 신청했는지, 가명으로 벌어들인 돈을 제대로 소득신고해 세금을 납부했는지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박 변호사는 자신이 A기업의 준법지원인으로 활동했는데 A기업 측 요청으로 가명을 썼다고 해명했다.
시사저널 보도를 보면 익명을 요구한 수사기관 관계자가 “박 변호사가 A기업의 겸직 규정을 지키지 않고 일했다면 A기업 입장에선 배임이 될 가능성도 있다”며 “이는 A기업이 문제 삼지 않아도 '법리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또 해당 관계자는 “더 나아가 변호사 겸직 허가를 회피하고 세금을 포탈하려고 한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면서 “박 변호사가 서울변회에 겸직 허가 신청을 '언제' 했는지, 해당 입시학원에서 세금을 '원천징수' 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서울변회 측은 “문제없다”, 해당 학원 측은 “말할 의무가 없다”라고 시사저널 측에 각각 해명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해당 기사를 쓴 시사저널 기자들을 상대로 서울지방법원에 1억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접수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어제 (9일) 북콘서트 시작 한 시간 전 시사저널 기자가 나한테 문자를 보내 '세무자료를 다 내놓으라'고 해서 리허설 중에 전화로 다 설명을 했다”며 “(내가 일한) 학원이 상장사로 정부에서 지정하는 회계법인에서 외부감사를 받는 곳인데 원천징수를 안 한다는 게 가능하냐고 잘 설명했는데도 기사를 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이어 “시사저널 기자가 세금자료를 주면 검토해서 기사를 수정해주겠다고 하는데 말이 안 되지 않느냐”며 “그래서 '기자님께 자료 줄 일은 없고 법원에 제출할 테니 법원에서 만나자'고 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정치인이 기자에게 소송을 제기하면 표현의 자유 침해라는 비판이 가능하다. 언론중재위원회 등 다른 방식의 해결이 가능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박 변호사는 “익명으로 수사기관 관계자가 나오는데 공무원이면서 세금포탈을 주장했으니 문제다”라며 “그 사람을 (법정에서) 증인 신청할 예정이기 때문에 언론중재위로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실제 그 수사기관 관계자가 실제 존재하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접수한 소장에는 세금포탈 의혹만 담았다고 했다. 그는 “일단 세금포탈만 특정했고 다른 부분도 검토해 준비서면을 더 정교하게 쓸 예정”이라고 했다.
박 변호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소장 접수 사실을 알리며 “나는 표현의 자유를 아주 강하게 옹호하고 정치인이 된 이상 어느 정도 해석에 따른 왜곡은 충분히 설명하며 감수해야 한다 생각하지만 이렇게 명백히 협박을 하고 허위 기사를 고의로 작성한 황당한 행위에 대해서는 책임을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최소한의 금도를 넘었다”고 주장했다.
시사저널 측은 이날 미디어오늘에 “시사저널은 박 변호사를 협박한 사실이 없다”며 취재과정을 자세하게 공개했다. 해당 매체는 “박 변호사에게 세금과 관련한 자료를 내놓으라고 강압한 바도 없으며 기사를 고칠 수 있다고 말한 적도 없다”며 “관련 통화 녹음파일, 문자 등 증거자료가 모두 있다”고 반박했다.
시사저널 측은 “취재과정에서 지난 9일 오후 4시58분 박 변호사와 처음 접촉했는데 이날 통화에서 겸직 허가를 신청했는지, 신청했다면 언제 했는지, 세금은 제대로 납부했는지 등을 물었다”며 “박 변호사는 겸직을 정확히 언제 신청했고 언제 허가받았는지 등에 대해 명확히 답을 하지 못했다”고 했다.
또한 시사저널 측은 “통화 과정에서 언론에 보도된 박 변호사의 다른 의혹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는데 박 변호사는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관련 자료를 먼저 보내주겠다고 했다”고 했다. 이어 “시사저널 기자는 통화 말미에 가명 강의 부분을 다시 언급하며 '자료 주실 게 있다면 저한테 보내주세요'라고 했지만 박 변호사는 '지금 밖에 있어서 이걸(관련 자료를)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면서 “기자는 통화를 마친 직후 '시간 가능할 때 근거 자료를 부탁드린다'는 문자 메시지를 박 변호사에게 보냈는데 박 변호사는 이에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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