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자본주의 좌파들의 선동”…미국 기업들이 앞다퉈 손절 중인 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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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글로벌 기업 경영을 들었다놨다 했던 '친환경(E)·사회적 책임(S)·지배구조(G)'라 화두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미국 보수층에서는 좌파 선동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고, 금융 당국이 가짜 ESG펀드를 규제한다며 조사에 나서자 신규펀드 상품 출시도 뚝 끊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미국 기업의 경영자들이 최근 ESG라는 표현을 폐기하고 단순히 '책임 경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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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스트리트저널(WSJ)은 9일(현지시간) 미국 기업의 경영자들이 최근 ESG라는 표현을 폐기하고 단순히 ‘책임 경영’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SG는 지속 가능 발전을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투명한 지배구조, 친환경제품 생산 등을 추구하는 경영트렌드다. ESG에 앞장섰던 유럽에서는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주요국을 중심으로 ESG 정보 공시 의무제도까지 도입한 바 있다.
WSJ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대 기업 중 2021년 ESG 경영원칙을 천명한 미국기업은 155개에 달했지만 지난해 2분기에는 61개 기업으로 급감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음료기업 코카콜라가 2022년 ‘비즈니스와 ESG’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냈지만, 지난해에는 ‘비즈니스와 지속가능성’으로 제목을 변경한 것이 대표적이다.
WSJ는 이유를 미국 보수층의 비판에서 비롯됐다고 분석했다. 보수층에서 ESG 의제가 진보층에서 만든 개념으로 ‘자본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진보세력의 선동’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보수층에서는 기업과 금융권이 ESG를 강조하고 화석연료에 적대적인 성향을 내비치는 것은 ‘너무 깨어있다(Too woke)’는 식의 경계심을 보이고 있다.
폴 웨이스 로펌 의장인 브래드 카프는 “대부분의 기업은 ESG 계획에 맞춰 경영하고 있다”며 “다만 이 같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거나, ESG 대신 다른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입장에서는 여러 고객을 감안해야하는 만큼 논란의 개념보다는 중립적인 단어로 변화를 꽤하는 셈이다.
금융권에서도 ESG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연간 100개 이상 쏟아지던 ESG기업투자펀드도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55개가 출시됐던 ESG펀드가 하반기에는 단 6개 출시에 그쳤다.
FT는 펀드명에서 ESG라벨이 삭제되고 ‘지속가능’ 등의 문구로 대체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2018년이후 120개이상의 펀드가 이름에 ESG를 넣어 개명한 것과는 반대된다.
FT는 투자가 줄고 있고, 규제당국은 ESG펀드가 실제 환경, 사회, 지배구조 속성이 있는지 정밀 조사를 시작하면서 자산운용사들도 문구를 삭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T는 지난해 9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가 ESG로 광고하는 펀드는 이름에 맞게 자산의 80%이상을 ESG관련요소에 투자해야한다는 규칙을 신설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최근 자사펀드에 ESG를 삭제하고 ‘지속가능전략(sustainable strategy)’이라는 문구를 넣은 UBS는 “규제가 더욱 진화할 것으로 예상해 미국에서 지속가능전략을 넣어 펀드 2개 이름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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