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뭐하는지 로봇이 알려주네…'CES' 총출동한 생활속 AI [영상]

세계 최대 가전·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4'가 9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개막해 참가자들이 전시 장소로 이동하고 있다. 주관 단체인 미 소비자가전협회(CTA) 설립 100년째를 맞아 열리는 올해 CES의 키워드는 AI와 모빌리티, 헬스케어, 지속가능성이다. 사진=연합뉴스

지상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4'가 9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나흘간의 일정으로 개막했다. 올해는 인공지능(AI)이 일상 속으로 녹아드는 원년인 만큼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대표 기업부터 국내외 스타트업까지 다양한 AI 서비스와 제품을 공개했다.

오는 12일까지 열리는 올해 CES 주제는 ‘올 투게더, 올 온(All Together, All On)’으로 인류가 마주한 과제를 기술혁신으로 해결하자는 의미를 담았다. 1년 전 챗GPT가 등장하고 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접목되면서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AI를 활용한 제품과 서비스가 전면에 등장했다.

"계란 있어요" 말해주는 냉장고…AI 가전·로봇 눈길

삼성전자 AI 컴패니언 ‘볼리(Ballie)'/출처=삼성전자 뉴스룸

특히 기기 자체에서 AI 서비스를 구현하는 기술인 '온디바이스 AI' 제품이 대거 공개됐다. 선두 주자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번 'CES 2024'에서 AI 기능이 탑재된 TV와 가전, 전자기기 신제품을 속속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개막에 앞서 AI 기술이 적용된 로봇 '볼리(Ballie)'를 공개했다.

2020년 CES에서 처음 소개된 볼리는 사용자의 생활 양식을 반영해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보조 스크린 등을 통해 필요한 생활 정보를 제공한다. LG전자 역시 AI 가사도우미 로봇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를 공개했다. 집 안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가사일을 돕는다. 예컨대 집주인이 외출시 반려동물이 화분을 파손하면 사진 자료를 보내 알리는 식이다. 

또한 AI 기능이 적용된 생활가전도 다수 공개됐다. 삼성전자는 2024년형 '비스포크 냉장고 패밀리허브 플러스'에 'AI 비전 인사이드' 기능을 넣고 사용자가 식재료를 넣거나 뺄 때마다 보관된 내용물 목록을 작성해 보여준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한 대로 합쳐진 ‘비스포크 AI 콤보’는 AI가 세탁물의 무게와 옷감의 재질, 오염도를 고려한 세탁과 건조가 가능하다.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제트 봇 콤보'는 AI 사물인식을 통해 장애물을 피해 청소를 할 수 있도록 돕는다.
 

LG전자는 또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를 보여주는 '알파블'을 전시해 눈길을 끌었다. 알파블은 '차 안에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차 안이 레스토랑이 됐다가 영화관, 게임방 등 목적에 따라 변신하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5분 이상 설명을 들었으며, 유명 아이돌 지드래곤 등도 방문해 내부를 촬영하는 등 흥미롭게 살펴봤다.

"이런 제품은 처음"…AI 배게·칫솔·거울 등장

사진=연합뉴스

올해 CES 2024는 사상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CTA에 따르면 올해 전시회에서는 전 세계 4000여개 이상의 참관사와 13만명에 이르는 참가자들이 참여했다. AI 기술이 산업 전반에 적용되고 있는 만큼, 국내외 스타트업의 이색 제품도 눈길을 끈다.

국내 스타트업 텐마인즈는 수면 가전 '모션슬립'을 선보였다. AI 기술을 통해 코를 고는 사람의 고개를 움직이게 해 코골이 완화에 도움을 주는 배게 모션필로우와 수면 건강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모션링'을 포함한 수면 가전으로, 이번 CES 2024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푸드테크 스타트업인 탑테이블은 4차원(4D) 푸드 프린팅 시스템 '잉크'로 CES 2024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잉크는 질감, 크기, 영양 성분 등 맞춤형 식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맞춤 영양제의 인체 내 녹는 지점까지 설정할 수 있어 개인 기호를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 사내벤처로 시작한 스튜디오랩은 AI 기반 마케팅 콘텐츠 창작 기술로 CES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제품 판매자가 사진을 올리면 15초 만에 자동으로 판매 페이지를 디자인해 준다. 이미지 인식 AI 기술을 활용해 색상과 스타일 등을 분석해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한다.

미국 어퍼런스의 '팬텀'. 사진=어퍼런스 홈페이지

세계 최초의 공기 주입식 스마트팜 '에어팜'도 주목 받았다. '에어팜' 개발사 미드바르는 공기 중 수분을 물로 바꿔 실시간으로 물을 자체 생산하는 세계 최초의 공기주입식 기술을 선보이고 올해 CES 최고혁신상을 받았다. 땅에서 재배할 때보다 99% 가량 농업용수를 줄일 수 있다.

헬스케어 기업 럭스나인은 흉부에 부착하는 가슴패치로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했다. 사용자의 심전도, 생체신호, 수면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해주고, 낙상 후 상태까지 보고하는 기능까지 내장돼 있다. 비대면 의료 서비스를 받을 때 유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웨어러블 기기 제조사 어퍼런스(Afference)가 내놓은 장갑 '팬텀'도 주목 받았다. 직접 사물을 만지지 않아도 신경계 자극을 통해 실제 만진 것 같은 감각을 뇌로 전달해 준다. 팬텀 역시 CES 2024 최고혁신상을 수상했다.

사진=오클린 홈페이지

미국 스타트업 오클린(Oclean)의 AI 기술을 적용한 칫솔도 매우 흥미롭다. 이 칫솔은 닦지 못한 부분은 스크린을 통해 보여주고 음성안내 기능을 제공한다.

이밖에 미국 스타트업 님블뷰티가 공개한 AI와 로봇 공학 기술로 만든 세계 최초의 가정용 스마트 네일 기기, 프랑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바라코다의 AI 거울도 방문객들의 발길을 잡았다. 님블뷰티 네일 살롱은 270도 손톱 스캔 기술로 로봇 팔이 사람의 손톱에 색을 칠해준다. 바라코다의 AI 거울은 사용자의 감정을 식별해 조명색을 바꿔주고 자유로운 대화가 가능하다. 스트레스 관리, 불면증 감소 등에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프랑스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바라코다의 AI거울 비마인드/사진=바라코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