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카페에 얼음 쏟고 간 초등생, '1000원' 남기고 간 사연

윤한슬 2024. 1. 10. 20: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 초등학생이 무인카페에 갔다가 얼음을 쏟은 뒤, 사과 편지와 함께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남기고 간 사연이 온라인상에 알려졌다.

무인카페를 운영한다고 밝힌 A씨는 9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초등학생의 선한 영향력에 감동받는 하루였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후 매장을 정리하러 간 A씨는 선반 위에서 편지 한 장을 발견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무인카페 사장, 온라인 커뮤니티에 
초등생, 얼음 쏟은 뒤 다시 돌아와
편지 "처음 와서 모르고 얼음 쏟아"
사장 "선한 영향력...평생 무료 이용"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무인카페에 한 초등학생이 편지와 함께 1,000원을 두고 간 사연이 올라왔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 초등학생이 무인카페에 갔다가 얼음을 쏟은 뒤, 사과 편지와 함께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을 남기고 간 사연이 온라인상에 알려졌다.

무인카페를 운영한다고 밝힌 A씨는 9일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초등학생의 선한 영향력에 감동받는 하루였네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 따르면, A씨는 전날 폐쇄회로(CC)TV를 통해 가게 상태를 보던 중 카페 바닥에 얼음이 쏟아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A씨는 "날도 추워서 손님도, 매출도 없어서 CCTV를 봤더니 보자마자 한숨만 나왔다. 이런 건 하도 많이 봐서 이제는 타격이 없다"고 밝혔다.

A씨는 CCTV를 확인하다 한 초등생을 발견했다. 그는 "(그 초등생이) 컵을 꺼내서 제빙기에 올려놓고 얼음을 받아야 하는데, 컵을 꺼내지 않고 그냥 레버를 눌러서 얼음으로 난장판이 된 거였다"며 "처음 이용해봤는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설명했다.

뒤늦게 컵을 꺼내고 음료만 받고 얼음을 치울까 말까 고민하던 초등생은 음료를 받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A씨는 "(제게) 전화해서 조치를 받았더라면 저 학생이 음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대응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어차피 저 학생은 음료 값을 냈고, 저는 청소 노동값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고 적었다.

인천 연수구 한 무인카페에서 초등학생이 얼음을 쏟은 뒤 카페를 나서고 있다. 이 학생은 1시간 30분쯤 뒤 돌아와 1,000원과 함께 사과 쪽지를 남기고 갔다. 아프니까 사장이다 캡처

이후 매장을 정리하러 간 A씨는 선반 위에서 편지 한 장을 발견했다. 다시 CCTV를 돌려보니, 얼음을 쏟았던 초등생이 두고 간 편지였다. 이 초등생은 얼음을 쏟은 뒤 1시간 30분쯤 뒤 다시 카페에 들러 편지를 두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편지에는 "사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무인카페를 처음 와서 모르고 얼음을 쏟았습니다. 다음부터는 그러지 않고 치우겠습니다. 작은 돈이지만 도움 되길 바랍니다. 장사 오래오래 하시고 행복하게 지내세요.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라고 글이 적혀 있었다. 편지와 함께 1,000원짜리 지폐 한 장이 있었다.

CCTV에는 이 초등생이 카메라를 보며 인사를 하듯 고개를 숙인 뒤 쪽지를 봐달라는 행동도 담겨 있었다. A씨는 "3년 동안 영업하면서 (카페를) 악용하고 자신의 편의로만 이용하려는 고객이 대부분이어서 해탈의 경지까지 올랐었다"며 "이 쪽지를 보고 그동안 지쳐왔던 제 마음을 싹 보상받았다. 초등학생 아이에게 선한 영향력으로 감동을 받아보긴 처음이다"라고 언급했다.

해당 카페는 인천 연수구에서 부부가 운영하는 무인카페로 알려졌다. A씨 부부는 이 초등생에게 연락해 평생 카페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