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기의 석화업계…"버티며 한계사업 정리, 뼈 깎는 체질개선"

최경민 기자 2024. 1. 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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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티면서 사업 구조조정을 하고 고부가 사업 위주로 체질개선을 해 나가자.'

한계에 내몰린 범용 화학사업보다 이차전지 및 친환경 고부가 사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어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함께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현재 당면 과제인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한계사업을 점차 축소해 과잉설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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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년도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


'버티면서 사업 구조조정을 하고 고부가 사업 위주로 체질개선을 해 나가자.'

10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2024년도 석유화학업계 신년인사회'에서 CEO(최고경영자)들이 내린 결론이다. 이날 행사에는 신학철 한국석유화학협회 회장(LG화학 부회장)을 비롯해 이훈기 롯데케미칼 사장, 나경수 SK지오센트릭 사장,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사장, 김영범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 이건종 효성화학 사장 등 130여명이 참석했다.

글로벌 경기 불황에 따른 수요 감소, 중국발 범용 화학제품 과잉생산 등으로 어려운 업황이 지속되는 속에서 변화와 인내심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는 점이 강조됐다. 한계에 내몰린 범용 화학사업보다 이차전지 및 친환경 고부가 사업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학철 회장은 "글로벌 위기 상황에서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실행계획을 세워서 위기를 극복하고 재도약할 것이냐, 아니면 과거의 마인드셋을 가지고 저성장 늪에 빠지고 말 것이냐"라며 "향후 2~3년 우리의 대응방식에 따라 판가름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함께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어야 한다"며 "현재 당면 과제인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한계사업을 점차 축소해 과잉설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기초 체질 개선과 세계 일류수준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부가가치 산업인 저탄소·친환경 중심으로의 사업 구조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이끄는 LG화학은 지난해부터 사업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매각, 임대, 지분 일부 매각 등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 한계사업을 정리하고 △배터리 소재 △친환경 소재 △혁신 신약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신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신사업인 이차전지 양극재 등도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는 것과 관련해 "지난 4~5년간 이차전지 시장이 30%~35% 성장했는데 지금 20% 성장하는 것을 두고 주춤하다고 하는 것"이라며 "20% 성장하는 시장은 어쨌든 굉장히 좋은 시장"이라고 말했다. 한계사업 정리 계획에 대해서는 " 포트폴리오 관리 차원에서 지속적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다른 CEO들도 신 회장과 같은 생각을 비쳤다. 이훈기 대표는 올해 키워드로 사업 구조재편과 체질개선을 꼽았다. 나경수 사장은 "버텨야 한다"며 SK지오센트릭 재활용 플라스틱 사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울산 ARC(2025년 완공) 등 사업 계획에 대해 "잘 이행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건종 대표는 "작년은 혹한기가 아닌 빙하기였다"며 "지금은 빙하기의 새벽 같은데 이 어둠과 위기를 서로 도우며 극복하자"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이승렬 산업정책실장이 참석해 정부의 올해 정책 방향 및 민간 대응 노력을 공유했다. 이 실장은 석화업계의 위기 극복을 위해 △나프타 관세면제의 올해 상반기까지 연장 △임시 투자세액 공제의 올해 말까지 연장 △탄소저감을 위한 R&D(연구개발) 투자 확대 △폐플라스틱 재활용 활성화를 위한 안정적 수급방안 마련 등을 약속했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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