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마지막 기회' 증명할까...'손흥민 대체자' 베르너, 입단 영상부터 논란→”골도 놓칠 거 같은데?”

김아인 기자 2024. 1. 10.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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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아인]


손흥민의 빈자리를 채워줄 티모 베르너가 토트넘 홋스퍼에 입단했다. 그러나 그를 향한 팬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토트넘은 10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토트넘은 라이프치히에서 베르너를 임대 영입한 소식을 발표하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베르너는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임대로 합류할 예정이다. 여름에는 완전 이적 조항도 있다. 등번호는 16번을 받았다”라고 베르너의 입단을 공식 발표했다.


베르너도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많은 이유들이 나를 이곳으로 끌어당겼다. 무엇보다도 감독과 이야기를 나눈 것이 컸다. 정말 좋은 대화라고 생각했다. 그는 내가 클럽에 와야 한다는 느낌, 대화할 때 내가 느끼고 싶은 것, 전술과 스타일, 그가 원하는 플레이 방식 등을 바로 알려줬다. 그가 팀을 플레이하는 방식이 나에게 완벽하게 들어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최고의 선수가 되고 싶다. 나는 전방에서 모든 포지션을 뛸 수 있다. 경기 중에는 위치를 옮겨다닐 수 있는 선수가 있는 것이 항상 좋다. 유연하게 움직이는 것이 내 장점 중 하나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우승을 위한 각오도 드러냈다. 베르너는 “프리미어리그(PL)로 돌아온 나의 목표는 리그에서 또 다른 승리를 위해 싸우는 것이다. 어쩌면 우승을 위해 싸우는 것이다. 예전에 첼시에 합류했을 때도 우승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후 우리는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우승했다. 그런 이유로 토트넘에 왔다고 말할 수 있다. 우승컵을 들고,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8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베르너는 메디컬 테스트 예정이며, 토트넘으로 이적하기 위해 오늘 런던으로 떠난다. 6월까지 급여가 보장되는 임대 계약이며, 완전 이적 옵션은 1,800만~1,900만 유로(약 260억~274억 원)다”라고 소식을 전했다.


토트넘은 시즌 초반만 해도 엄청난 활약을 보이며 지난 몇 년과는 다른 행보를 걸었다. 지난 시즌과는 달리 철저히 변화하겠다는 계획 하에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10경기 동안 무패를 달렸고, 새로운 영입생들이 적재적소에서 활약했다.


여기에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변신한 손흥민의 활약이 컸다. 4라운드 번리전부터 히샬리송을 대신해 최전방에 나선 손흥민의 득점 감각은 폭발했다.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손흥민의 활약으로 팀은 5-2 대승을 거뒀다. 이후 셰필드전에서는 침묵했지만, 북런던 더비 아스널전서는 멀티골로 값진 2-2 무승부를 이끌었다. 리버풀전에서도 2경기 연속 득점을 터트리며 토트넘이 6년 만에 리버을 상대로 승리할 수 있었다.


9월 한 달 동안 펼친 활약으로 3년 만에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훌리안 알바레즈(맨체스터 시티), 제로드 보웬(웨스트햄 유나이티드), 페드로 네투(울버햄튼),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키어런 트리피어(뉴캐슬 유나이티드), 올리 왓킨스(아스톤 빌라)를 밀어내고 손흥민이 선정됐다.


득점포를 꾸준히 쏘아올렸다. 풀럼과의 9라운드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2-0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이어진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도 또 한 번 득점을 맛봤다. 10경기를 치르는 동안 토트넘은 무패 행진을 달리며 오랜만에 최고의 분위기를 만끽했다.


첼시전을 기점으로 토트넘의 기세는 급격하게 꺾였다. 부상자들이 한꺼번에 속출했고, 퇴장 징계도 반복됐다. 핵심 전력들이 차례로 이탈하면서 그야말로 주전 선수들이 '전멸'하는 수순까지 이르렀다. 리그 전반기를 마친 토트넘은 간신히 5위를 유지했다.


아쉬움 속에서도 손흥민은 계속 빛났다. 맨체스터 시티전에서 전반 6분 만에 엄청난 스피드로 역습에 나선 손흥민은 선제골을 기록했다. 4경기 만에 터진 시즌 9호 골이었다. 맨시티를 상대로 8골을 기록하며 평소 맨시티에 강했던 면모를 제대로 발휘했다. 3분 만에 손흥민은 커리어 사상 처음으로 자책골을 넣었지만, 후반 10분 지오반니 로 셀소에게 어시스트하며 극적인 3-3 무승부를 이뤄냈다.


이어 뉴캐슬전에서 부진에 빠져있던 팀의 해결사로 나섰다. 히샬리송이 최전방에 복귀하면서 손흥민은 다시 왼쪽 윙어 포지션으로 출전했다. 전반 26분과 전반 38분 우도기와 히샬리송에게 어시스트하며 연달아 골을 만들었다. 후반 49분에도 손흥민은 페널티킥 기회를 얻어냈고, 직접 네 번째 골을 성공시키면서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자신의 역사를 또 한 번 새롭게 썼다. 리그 10호골을 기록하면서 8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했다. 해리 케인, 티에리 앙리, 웨인 루니, 프랭크 램파드, 사디오 마네, 세르히오 아구에로까지 PL 역사상 단 6명만 보유하고 있는 기록이었다. 손흥민이 뒤를 이어 7번째 선수가 됐다.


에버턴전에서는 성탄 선물로 리그 11호 골을 기록하며 2-1 승리에 도움을 보탰다. 또 새해 마지막 경기였던 본머스전에서도 2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리그 12호 골을 달성했다. 현재 손흥민은 솔랑케와 함께 PL 득점 공동 2위에 올라 있다.


전반기 동안 왕성한 활약을 펼친 손흥민은 12월 이달의 선수상 후보에 올랐다. 손흥민이 이달의 선수로 선정된다면, 지난 2016년 9월, 2017년 4월, 2020년 10월, 2023년 9월 수상에 이어 개인 커리어 통산 5번째로 상을 받게 된다. 현재까지 손흥민보다 많은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한 이들은 로빈 반 페르시, 웨인 루니, 모하메드 살라가 5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스티븐 제라드가 6회, 해리 케인, 세르히오 아구에로가 7회에 해당한다.


1월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됐다. 손흥민을 비롯해 파페 사르, 이브 비수마가 아시안컵과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참가를 위한 대표팀 차출로 자리를 비웠다. 이들은 대회 결과에 따라 최대 한 달 가량 토트넘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그동안 토트넘은 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브렌트포드, 에버턴,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을 차례로 만난다. 번리와의 FA컵 경기에서 승리했기 때문에, 곧 맨체스터 시티와도 32강전을 치른다.


토트넘은 아쉬움을 감출 수 없는 상황이다. 손흥민은 전반기 동안 리그 12골을 터트리며 팀의 핵심으로 활약했다. 에이스로 거듭난 제임스 매디슨의 부상으로 아쉬운 공백이 생겼지만, 그동안 히샬리송이 부활하기 시작했고, 브레넌 존슨과 데얀 쿨루셉스키도 활발하게 뛰어주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의 아시안컵 소집으로 빈자리를 채워야 할 필요성이 다시금 떠올랐다.


겨울 이적시장 동안 토트넘은 '손흥민 대체자'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후보로 거론된 것은 티모 베르너.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그는 RB 라이프치히에서 4시즌 연속 리그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엄청난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첫 시즌이었던 2016-17시즌 31경기에서 21골을 기록했고, 그 다음 2017-18시즌에는 32경기에서 13골, 2018-19시즌 30경기 16골을 올렸고, 2019-20시즌에는 34경기에서 무려 28골을 몰아치며 절정에 올랐다.


많은 클럽들의 관심을 받으며 베르너는 5,300만 유로(약 763억 원)라는 금액으로 첼시에 합류했다. 그러나 프리미어리그(PL) 적응은 쉽지 않았다. 합류 직후 2020-21시즌에는 겨우 35경기 동안 6골에 그쳤다. 이후에도 큰 반전은 없었다.


결국 지난 시즌을 앞두고 다시 라이프치히로 돌아갔다. 현재까지의 기록도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전반기 동안 8경기 출전과 2골에 그치며 입지 또한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베르너는 다시 팀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처음 관심을 보였지만, 최근 토트넘이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적 진행에 급물살을 타게 됐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토트넘은 베르너를 올 시즌 남은 기간 임대로 영입하는 데 합의했다. 그들은 임대 기간 베르너의 주급을 전액 부담할 것이며 완전 이적 옵션도 포함되어 있다"고 전했다. 완전 이적 시 베르너의 이적료는 1,550만 파운드(약 2550억 원)로 알려졌다.


그렇게 토트넘의 겨울 이적시장 첫 번째 영입생이 된 베르너. 팬들의 평가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한때 유망주였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중요한 찬스를 허무하게 날리는 경우가 잦았다. 당장 손흥민의 부재를 채우기 위한 단기 임대지만, 완전 이적 옵션도 걸려있는만큼 손흥민이 돌아오고 난 이후에도 다른 공격진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아쉬운 결정력 때문에 그의 입단을 두고 우스갯소리까지 등장했다. 영국 매체 '더 선'은 “토트넘이 게시한 베르너의 입단 영상의 한 장면을 본 팬들이 베르너를 조롱했다. 베르너는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꼭대기에 있는 조명이 켜진 수탉 모형을 제대로 가리키지 못했다. 카메라 각도 때문에 베르너의 손가락이 다른 쪽으로 향하는 것처럼 보였고, 팬들은 웃음거리로 삼았다”고 보도하며 팬들의 반응을 소개했다.


첼시 시절 부진은 적응에 어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의 사미 목벨 기자는 10일 “첼시 시절 그를 가까이에서 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봤다. 베르너는 계약 당시 24세에 불과했다. 미성숙한 나이였다. 조용했고, 팀에서 동떨어져 있었다. 새로운 나라와 환경에 적응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초기의 어려움은 문화적 격차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이어 “훈련 중에 그는 팀의 전술과 색깔에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고, 이로 인해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실제로 보면 그의 경기력과 에너지는 인상적이었다. 그가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느낌은 항상 있었다. 프랭크 램파드와 토마스 투헬 모두 베르너의 스피드가 강점인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의 강점을 활용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어느 정도 선수 경력이 쌓였기에,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부분도 많다. 우선 베르너는 빠른 스피드를 갖췄다. 그는 라인을 깨고 침투하는 능력과 역습 상황에서 신속히 공격으로 전환할 수 있는 장점을 보유했다. 빠른 발로 인해 공간을 창출하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많은 찬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상대 수비수들이 대처하기 곤란하게 만든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적인 움직임을 잘 소화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다재다능함도 그의 강점이다. 베르너는 주 포지션인 최전방 뿐 아니라 좌우 윙어로도 뛸 수 있다. 손흥민 뿐 아니라 최전방에 나설 히샬리송과의 조화도 기대할 수 있다. 베르너는 연계 플레이에도 우수함을 보이기 때문에, 다양한 공격 옵션을 가져갈 수 있는 점 역시 토트넘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여기에는 물론 베르너의 골 결정력이 따라줘야 한다. 이미 첼시 시절부터 많은 골을 넣지 못한 것이 여전히 베르너의 영입에 의구심을 사고 있는 대목이다. 뛰어난 축구 지능과 여러 능력을 보유했기에 많은 감독들이 베르너를 꾸준히 기용해 왔지만, 역시 공격수로서 골로 증명해야 한다.


어느덧 베르너의 나이는 27세. 이제 전성기를 보낼 수 있는 나이에 접어든 그에게는 토트넘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독일 '스카이 스포츠'는 10일 "베르너는 손흥민의 자리를 놓고 히샬리송과 최고 수준으로 경쟁할 수 있지만, 그의 장점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다. 그는 확실히 베르너를 원했고 아마도 2016년과 같은 퍼포먼스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모든 사람들은 27세의 베르너가 실제로 그보다 앞서 여전히 최고의 시절을 보내기를 바랄 것이다. 아마도 이번이 그에게 보여줄 마지막 기회일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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