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비비 카타르] 추억의 마스코트가 반기는, 아시안컵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베스트 일레븐=카타르)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 현장에서 <베스트 일레븐> 공식 '말쟁이' 김유미 기자가 전하는 현지 에세이입니다. 일하다 힘들 때면 종종 찾아오겠습니다. 하비비는 이곳 말로 '내 사랑'이라는 의미입니다. 한 달간 카타르와 사랑에 빠져보겠습니다. 함께 해요. <편집자 주>

한국 시각으로 9일 오후, 약 24시간의 여정 끝에 카타르 도하 땅을 밟았습니다. 공항에 내리자마자 20도가 넘는 따뜻한 바람이 방문객들을 반겨주었습니다. 이날 한국엔 엄청난 폭설이 쏟아졌다고 들었는데요. 아무쪼록 모두 큰 피해 없으시기를 바랍니다.

카타르는 이미 익숙한 곳입니다. 개인적으로는 2022년 4월 있었던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조 추첨식 이후 두 번째 방문인데요. 카타르는 그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방문자들을 맞고 있습니다. (아, 당시 한창 공사중이던 경기장과 호텔 건물들이 완성되었다는 것은 신기한 광경입니다!)

사실 도하 하마드 국제공항에서는 아시안컵 분위기를 느끼기가 어려웠습니다. 이곳에서는 지난 10월 2일부터 오는 3월 28일까지 2023 국제원예박람회(도하 엑스포)가 성대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또 아시안컵 대회 기간 말미엔 제21회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이곳에서 펼쳐집니다. 여러 국제 이벤트가 동시에 벌어지다 보니, 아시안컵은 다소 뒷전이 된 느낌도 있습니다.

그래도 시내 곳곳에서 아시안컵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도하 전시 컨벤션 센터(DECC) 근처 고층 건물엔 아시안컵을 알리는 초대형 걸개들이 내걸렸고요. 근처 쇼핑몰 내부에서도 마스코트 조형물과 현수막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기념 사진을 촬영하는 방문객들도 제법 많이 보였습니다.

이번 아시안컵은 12년 전의 마스코트를 그대로 재활용한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쓸모가 없어지거나 버려지는 것을 새롭게 바꾸어 재탄생시키는 방식. 재활용이 아니라 '새활용'인데요. 바로 요즘 말로 업사이클링(업그레이드+리사이클링)입니다. 기존 마스코트에 새로운 의미를 불어넣었으니, 이게 진정한 업사이클링 아닐까요.

어떤 대회든 마스코트는 대회가 끝나면 제 아무리 예쁘고, 귀엽고, 의미 있다고 할지라도 쓸모를 다해 버립니다. 물론 마스코트 자체가 알려지는 경우가 드물고요. 추억도 되살리고, 지난 대회의 유산을 이어간다는 취지에서 이번 아시안컵 조직위원회는 2011년에 사용했던 마스코트를 소환해 다시 활용하기로 했답니다. 카타르 월드컵에서 선을 보였던 최초의 재활용 경기장, 스타디움 974가 떠오르는 대목입니다.

몇 주짜리 긴 여행을 떠날 때면 일회용 쓰레기가 참 많이 나오는데요. 저는 출장지에서 환경 보호를 위해 두 개의 스테인리스 텀블러를 챙겨 넣었습니다. 설거지해서 사용해야 하는 다회용 빨대와 젓가락 한 쌍도요. 짐가방은 좀 묵직해졌지만, 떠난 자리까지 아름다울 수 있게 애써보겠습니다.

글, 사진=김유미 기자(ym425@soccerbest11.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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