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맞은 창의력…베스트셀러 표절 '점입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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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집중력> 과 <벌거벗은 정신력> . 마치 쌍둥이 같다. 벌거벗은> 도둑맞은>
저자가 같고, 제목과 표지 디자인, 글씨체조차 비슷해 언뜻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시리즈처럼 보이는 두 책은 사실 전혀 다른 출판사의 책이다.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 이 출판사 어크로스를 통해 지난해 국내 출간돼 베스트셀러로 주목받자 최근 쌤앤파커스에서 같은 저자의 다른 책을 비슷한 표지로 홍보한 것이다. 도둑맞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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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집중력> 흥행 편승해
5년 전 책을 자매품처럼 디자인
쌤앤파커스 "표지 바꿀 것" 사과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도
유사 제목 책들 우후죽순 출간
"출판계, 저작권 책임 다해야" 기분이> 도둑맞은>
<도둑맞은 집중력>과 <벌거벗은 정신력>. 마치 쌍둥이 같다. 저자가 같고, 제목과 표지 디자인, 글씨체조차 비슷해 언뜻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시리즈처럼 보이는 두 책은 사실 전혀 다른 출판사의 책이다.
요한 하리의 <도둑맞은 집중력>이 출판사 어크로스를 통해 지난해 국내 출간돼 베스트셀러로 주목받자 최근 쌤앤파커스에서 같은 저자의 다른 책을 비슷한 표지로 홍보한 것이다. “디자인 표절이다” “독자들의 오해를 부른다”는 독자와 업계 관계자들의 비판이 이어지자 뒤늦게 쌤앤파커스는 이를 사과하고 해당 표지를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쌤앤파커스 측은 10일 한국경제신문에 “요한 하리의 <벌거벗은 정신력> 출간 소식을 소셜미디어에 홍보하는 과정에서 무리한 표지 이미지를 사용했다”며 “해당 표지는 확정 전 가안으로, 어크로스 출판사와 디자이너에게 사과하고 책에는 다른 표지를 입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쌤앤파커스는 ‘이달 중 <벌거벗은 정신력>을 출간한다. 이 책을 먼저 읽어볼 서평단을 모집한다’며 소셜미디어에 표지 사진 등을 올렸다. 해당 표지 디자인이 어크로스 출판사의 <도둑맞은 집중력>과 판박이라서 논란이 일었다. 어크로스 측과 사전 협의는 없었다. 김형보 어크로스 대표는 “지난 9일 쌤앤파커스 측에 공식 항의했고 당시에는 ‘이미 확정된 표지라 내부 논의가 필요하다’는 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언론 취재가 시작되고 논란이 일자 쌤앤파커스는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에서 홍보글을 모두 삭제했다.
심지어 이 책은 신간도 아니다. 원서 <로스트 커넥션(Lost Connections)>은 2018년 출간됐고 같은 해에 쌤앤파커스에서 <물어봐줘서 고마워요>라는 제목으로 이미 국내 출간됐다. <도둑맞은 집중력>이 화제가 되자 ‘표지갈이’만 해서 다시 내는 셈이다. 제목은 또 다른 출판사의 베스트셀러 <벌거벗은 한국사>를 떠올리게 한다.
한 출판사 대표는 “저작물을 다루는 출판사, 그것도 소규모 출판사도 아니고 이름난 출판사에서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다니 상도의에 크게 어긋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대한출판문화협회 통계에 따르면 쌤앤파커스는 2022년 매출 기준 국내 20위 수준의 단행본 출판사다. 작가 김겨울은 소셜미디어에 “제목 콘셉트와 표지를 어크로스 출판사와 협의 없이 그대로 가져갔다”며 “아무리 같은 저자의 신작이라고 해도 이렇게까지 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고 공개 비판했다.
베스트셀러 표지나 제목을 따라 하는 ‘카피캣’은 출판계의 고질적 문제로 꼽힌다. 김호연 작가의 소설 <불편한 편의점> 인기 이후에는 이 책 표지처럼 밤에 불 켜진 건물 일러스트를 표지로 삼은 소설책이 우후죽순 서점에 등장하기도 했다. 에세이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가 인기를 끌자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으려면> <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 등 비슷한 제목의 책이 줄지어 출간됐다.
일각에서는 카피캣이 마케팅 전략의 일환이라고 말한다. 어느 업권에서도 히트 상품이 나오면 ‘미투’ 상품이 줄을 잇는 것과 비슷한 현상이라는 얘기다. 하지만 지식재산권을 근간으로 하는 출판사가 독자들의 오인을 유도하고 디자인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긴 어렵다.
김성신 출판평론가는 “책은 상품인 동시에 공익적 성격을 지니고, 그런 책을 만드는 출판사는 사회적 역할을 다해야 하는데 반복되는 카피캣 논란은 그런 책임을 저버리는 행위”라며 “다만 <벌거벗은 정신력> 표지를 둘러싸고 출판계 구성원들이 한목소리로 비판하고 있는 만큼 이번 일을 자정의 계기로 삼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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