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권의 트렌드 인사이트] "해외서 옷 빌려 입으면 지구가 살아나요"
"큰 짐은 삼가 주십시오!" 일본 유명 관광지 교토에서 운행하는 시영버스 800대의 창문에 일본어·영어·중국어 3개 국어로 붙어 있는 스티커 메세지다. 비교적 보기 쉬운 위치에 크게 붙인 이 스티커가 말해 주듯, 현재 일본은 코로나19 재해가 끝난 후 몰려드는 외국 관광객들로 인해 경제상황은 매우 좋아졌지만 일상생활을 하는 데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외국 관광객들이 대형 캐리어들을 시내버스 등 일반 대중교통을 이용해 끌고 다닐 경우에 따르는 문제는 심각하다. 통학하는 학생들이 통로가 막혀서 내릴 수 없거나, 유모차의 승하차가 곤란해지는 등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항에서 숙소로 큰 짐을 보내주는 택배 서비스를 추천하고 있지만 활성화가 잘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면서 악화되는 지구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 기발한 해결책이 작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일정으로 실증실험을 통해 검증 중이다. 세계 여행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 실험은 일본에 반입하는 짐의 양을 대폭 줄이는 획기적인 서비스다. 일본 국적기인 JAL과 대기업인 스미토모 상사가 공동 운영한다.
양사는 JAL이 운항하는 항공편을 이용해 해외에서 일본을 방문하는 일반 여행객 및 비즈니스 여행객을 위한 의류 공유 서비스 'Any Wear, Anywhere'(이하 '서비스')를 제공하고, 해당 서비스 이용에 따른 환경적 가치를 측정하기 위한 실증실험을 시작했다. 엔데믹 이후 급격하게 항공 여행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지구 환경을 지키고자 하는 '지속 가능성'에 대한 관심은 관광산업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다. 더 많은 여행자가 여행, 숙박 및 교통과 관련하여 보다 지속가능한 선택을 하기를 원하지만 이러한 옵션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 이에 목적지에서 의류를 대여하여 적은 양의 수하물로 환경적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것이 이 서비스의 컨셉이다. 예를 들어 음식과 숙소처럼 의류도 현지를 활용하는 것이다. 공유 의류의 제공도 남다르게 신경쓰고 있다.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대량의 의류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고자 온라인 의류 매칭 플랫폼 '스마셀'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와 손잡았다. 반납되는 의류의 세탁도 자사의 세탁과학연구소에서 폐수 분석을 실시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용제의 사용을 추진하는 등 친환경적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한다. 또한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글로벌 베스트 프랙티스 어워드'에서 '지속가능성 대상'까지 수상한 업체와 협력하는 등 서비스를 전반적으로 친환경으로 설계했다.
이용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여행 출발 한달 전에 'Any Wear, Anywhere' 예약사이트를 방문해 계절과 목적에 맞는 의류 세트를 선택한다. 이어 JAL에서 운항하는 항공편 예약 번호, 의류 세트 수령 및 반납 날짜, 숙소 정보 등을 입력하면 된다. 물건 수령 후 사용하고 반납하면 끝이다. 상의 5개, 하의 3개, 겉옷 등 총 9벌 정도 빌리면 4000엔(약 3만6000원)~7000엔(약 6만4000원)이 든다.
JAL은 이 서비스를 이용해 고객의 위탁수하물 중량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환경영향 저감 효과(항공기 중량 감소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 저감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도쿄와 뉴욕 사이에서는 수하물의 양을 1kg 줄이면 0.75kg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궁극적으로 위탁수하물 자체를 0으로 줄이게 되면 지구환경을 보호함은 물론 공항에서 수하물을 기다리는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남는 시간을 여행에 투자하는 1석 3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양사는 실증실험을 마무리한 후 그 결과를 토대로 일본 국내여행에도 전격 도입할 계획이다. 역시 지구환경을 지키자고 말로만 거대담론을 얘기하는 것보다 아주 작은 실천부터 하는 게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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