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NCE] 전세 보증금 지킬 열쇠는 내손에
연락거부땐 내용증명·임차권 등기설정·반환소송 준비
계약 1년 안지났다면 3개 기관 전세보증보험 가입 가능
공인중개사와 집주인이 알려주는 정보에만 의존하다 역전세가 발생해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값이 지난해 5월 이후 8개월째 상승을 지속하면서 역전세 우려는 비교적 줄어든 상황이지만, 올해 집값 하락 요인이 한적해있어 역전세 문제는 여전히 시장 주요 이슈일 것으로 전망된다.
역전세는 전셋값이 하락하게 되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다. 금리 상승이나 대외 경제 변수 등으로 집값이 다시 불안정해지면 지금 당장이라도 나타날 수 있는 문제다.
최근 프롭테크 기업 집토스에 따르면 올해 전세 계약 갱신 예정인 빌라의 66%는 전세보증 보험 가입이 불가능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은 공동주택 가격의 140%를 기준으로 주택가격을 산정한 뒤, 이에 담보인정비율을 곱해 이보다 낮은 보증금에 한해서만 가입을 승인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전세 계약 갱신 시 담보인정비율을 100%로 적용했지만 올해부터는 90%로 가입 요건이 강화됐다. 만약 오는 3월 발표예정인 공동주택가격이 전년보다 10% 하락할 경우, 수도권에서 가입 불가한 갱신 계약은 77%에 달할 것으로 집토스는 보고 있다. 아파트나 오피스텔 중에서도 전세보증 보험 가입 불가 비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HUG 전세반환 보증 문턱이 강화돼 보증 규모가 줄면 이는 전세가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에 부동산업계에선 올해 갭투자 임대인의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례가 급증할 우려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대차 계약서만 믿고 안심하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전세계약 연장 의사 없다면 계약 만료 2~6개월 전 '계약 해지' 미리 통보해야
임차인은 전세 계약 연장 의사가 없다면 계약이 만료되기 2~6개월 전 집주인에 전세 계약 갱신 거절을 통보해야 한다. 간혹 계약 만료 기간이 임박해 해지 의사를 통보하는 경우가 있는데, 조기에 의사를 밝혀 집주인이 보증금 반환 대책을 준비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임차인이 갱신 계약 의사가 없음을 계약 종료일 2개월 전까지 밝히지 않은 상태라면, 법조계에선 이를 '묵시적 갱신' 의사가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 2년 전에 맺은 임대차 계약이 동일한 조건으로 갱신된다는 의미다.
임차인은 묵시적으로 전세 계약이 자동 연장되지 않도록 확실한 의사 표시를 밝혀둬야 한다. 이때 임차인은 집주인에 전세 계약 갱신 거절 의사를 밝혔다는 근거를 전화 녹음·문자 등을 통해 남겨놓는 것이 좋다고 법조계에선 권한다.
다만 집주인에게 의사를 밝혔어도 집주인이 연락을 확인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임대인의 문자·전화는 법적 효력을 가지지 못한다. 지난해 부터 역전세난이 심화되면서 집주인들이 의도적으로 임차인의 연락을 거부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집주인이 임차인의 문자나 전화를 확인하지 않은 상태라면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한다. 이런 경우 임차인은 집주인에 △내용증명을 보내고 △임차권 등기설정 △전세보증금 반환 소송을 준비해야 한다.
◇집주인이 전세금 반환 동의한 경우에도 재차 확인해야
집주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 반환 동의 답변을 받은 이후에도 진행 상황을 재차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집주인이 보증금 반환에 동의 했어도 대책이 없는 경우가 다반사이기 때문이다. 통상 전세 시장에서 보증금 반환은 새 임차인의 전세 계약 보증금을 통해 이뤄지는데, HUG 반환보증 강화로 전세가 하락이 불가한 경우 임대인은 새 임차인이 나타나도 전세보증금을 전액 반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임차인은 자녀의 학교 문제나 직장 문제 등 부연 설명을 하며 반드시 이사 날짜에 보증금을 돌려줄 것을 명확하게 어필하고, 해당 날짜에 반환이 가능한 것이 맞는지 재차 확인해둘 필요가 있다.
또 집주인이 새 임차인과 임대차 계약을 맺어 전세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경우라면, 집주인 요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이 보증금 반환에 유리하다. 집주인에게 △추천하는 공인중개소를 먼저 소개해주거나 △공인중개소에서 집을 보러온다고 할 때 최대한 협조하는 것 △이때 집안을 깔끔하게 청소해두는 것도 방법이다.
또 집주인이 적정한 금액에 전세 매물을 내놨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주변 시세에 비해 터무니없는 가격에 전세 매물을 내놓은 상태라면 이를 적극적으로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 집주인이 전세 매물을 과한 금액에 내놓은 경우라면 임차인이 협조해도 새 계약 체결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지금이라도 전세보증 보험 가입 가능한지 알아보자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전세 계약이 종료됐는데도 임대인이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을 경우, 보증기관이 집주인 대신 보증금을 주는 일종의 보험 상품이다. 임대차 계약시 가입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임대차 계약을 맺은지 1년이 지나지 않은 상태라면 지금도 가입할 수 있다. 현재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을 제공하는 곳은 HUG, 한국주택금융공사(HF), SGI서울보증 등 3개 기관이다. 3개 기관 모두 전세 계약 기간 2년 중 절반이 지나기 전이면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에 가입할 수 있다.
전세보증 보험 가입은 이들 기관의 지사를 방문하거나 위탁은행, 모바일, 인터넷 등으로 신청할 수 있다. 모바일이나 인터넷을 활용하는 게 가장 간편하다. 임대차계약서와 주민등록등본, 공동인증서 등을 구비하면 당일에도 가입 가능하다.
다만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할 때 미리 살펴봐야 할 것은 '가입 제한 요건'이다. 임차물건의 등기부등본에 압류, 가압류, 가처분, 경매신청 등 소유권 행사에 제한사항이 있거나 토지와 건물 소유주가 다른 경우, 전대차(원래의 집주인인 임대인으로부터 집을 빌린 임차인이 새로운 임차인에게 다시 임차하는 것)로 체결한 경우 등에는 가입이 제한된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전세보증금을 지키는 가장 안전한 방법은 전세보증 보험에 가입하는 것이지만, 가입이 되지 않은 상황이라면 2년 전 체결한 임대차 계약서에만 의존해서는 안된다"며 "집주인에 미리 전세 계약 해지 의사를 밝히고, 미리 준비해 둘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박순원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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