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줄고 소송 휘말리고… 랩신탁 운용인력 씨말랐다

김경렬 2024. 1. 10.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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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의 채권형 랩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랩신탁) 운용 인력들이 자리에서 속속 물러나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증권사 랩신탁 임원은 고문으로 물러났다.

B증권사 랩신탁 운용 본부장은 퇴진했다.

하지만 임원 퇴진 소식이 계속되면서 랩신탁 운용인력들은 시장이 사라질 위기라며 불안해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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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영업없인 수익없는 구조
9개 증권사 30명 검찰에 통보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연합뉴스>

증권사의 채권형 랩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랩신탁) 운용 인력들이 자리에서 속속 물러나고 있다. 기존 본부장이나 임원들과 재계약을 하지 않거나 공석으로 남겨 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업무에 정통한 기존 인력들이 퇴진하는 것이다. 기업어음(CP) 시장이 어수선 상황에 인력난까지 겹쳐 업계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증권사 랩신탁 임원은 고문으로 물러났다. B증권사 랩신탁 운용 본부장은 퇴진했다. C증권사 신탁본부장 자리는 비어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중징계로 랩신탁 매니저 태반이 송사에 휘말렸다. 랩신탁 투자수요가 줄고 있는 가운데 기업어음(CP)을 관리하고 책임지려는 사람이 줄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랩신탁 임원을) 맡지 않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채권은 투자형 상품으로 대체상품 기여도가 높다. 대략 고정 5bp(1bp=0.01%포인트) 수수료를 받는다. 무리하게 영업하지 않으면 추가 수익이 나지 않는 구조다. 수익이 났다고 해도 랩신탁 운용본부는 관리조직이라서 성과급이 없다"고 덧붙였다.

증권사 랩신탁 본부는 앞서 금융감독원에 영업행위를 소명하기 위해 답변서를 작성했다. 금감원은 9개 증권사 채권형 랩신탁 업무실태 집중 점검 결과 다수 유형의 위법행위와 리스크 관리 미흡 사례가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일부 증권사는 고객 투자손실을 회사 고유자산으로 막아줘 법률을 위반했다.

금감원은 9개 증권사 30명의 운용역이 사태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혐의 사실을 검찰 통보했다. 대부분 운용역이 검찰 조사를 받게 된 것이다. 관행적 자전거래에 대해 금융투자협회에서는 순기능을 인정하고 기준을 세워 시장 자정기능을 극대화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임원 퇴진 소식이 계속되면서 랩신탁 운용인력들은 시장이 사라질 위기라며 불안해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의 입장을 확인한 증권사가 담당 임원들과 재계약하지 않거나 고문으로 보내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윗선에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처사일 수도 있다"는 말들도 나온다.

전문 인력이 물러나면서 가열 찼던 CP 시장의 활기는 꺾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단기채 시장을 운용했던 랩신탁의 순기능 사라지면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위기 상황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CP 발행과 유통은 지표와 달리 어렵다"며 "기존에는 사실상 (랩신탁에) 매칭자금이 들어오고 있었는데, 이젠 그럴 수 없다. 자금 수요자에 대한 랩신탁 유동성 공급자 역할은 끝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P 시장 경색 우려에 대해 금융당국은 일축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랩신탁에서 투자수요가 준 것은 맞지만, 이로 인해 CP 시장 이 경색됐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금리가 중요한데 4% 초반대에서 안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특히 PF-ABCP가 없어진다고 CP시장 경색이 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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