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갔다 왔소’…집나간 송아지 보름 만에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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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에서 탈출한 송아지를 보름 만에 다시 찾은 80대 노부부의 사연이 화제다.
5일 경남 합천축협(조합장 김용욱)에 따르면 합천군 가회면 오도리 마을에 사는 부부 김동기(84)·권정희(80)씨 부부는 지난해 12월21일 오전 3시께 축사 문을 열었다.
합천축협은 구충제와 고단위 수액 영양제를 맞힌 뒤 송아지를 김씨 부부에게 무사히 인계했다.
김씨 부부는 갑진년 새해 집으로 무사히 돌아온 송아지에게 '희망이'란 이름을 붙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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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축협 한우지원팀 직원 20여명 나서 추격전 반복
1㎞ 떨어진 이웃 축사서 생포…영양제 투여 후 인계
부부 “‘희망이’란 이름 붙여…당분간 팔지 않을 것”
축사에서 탈출한 송아지를 보름 만에 다시 찾은 80대 노부부의 사연이 화제다.
5일 경남 합천축협(조합장 김용욱)에 따르면 합천군 가회면 오도리 마을에 사는 부부 김동기(84)·권정희(80)씨 부부는 지난해 12월21일 오전 3시께 축사 문을 열었다. 한달에 4번 열리는 합천축협 한우경매시장에 송아지를 내려면 이른 새벽부터 차량에 송아지를 실어야 해서다.
그 순간 이날 팔려고 한 송아지와 같은 우리 안에 있던 다른 암송아지 한마리가 ‘홱’하고 축사를 뛰쳐나갔다. 김씨와 운송 차량 기사가 재빨리 쫓아갔지만 축사 옆 황매산 자락으로 달아난 녀석을 잡지 못했다.
김씨는 이 사실을 합천축협에 알렸고, 축협은 한우지원팀 직원 20여명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소방당국과 협업해 드론까지 띄운 끝에 황매산 인근에 있는 암송아지를 찾았지만, 겁에 질린 암송아지가 계속 정상 쪽 깊은 산속으로 도망가 잡을 수 없었다.
이후 탐색과 추격전이 계속됐다. 김씨 부부는 “날도 추운데 우리 송아지 얼른 찾아야 할텐데…”라며 수색하는 내내 애를 태웠다.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송아지를 다시 찾은 건 탈출 후 보름이 지난 4일 오후.
집이 그리웠던지 송아지는 김씨 축사에서 약 1㎞ 떨어진 이웃 축사에서 발견됐다. 김태옥 합천축협 팀장을 비롯한 직원들과 수의사까지 총동원돼 신중히 진행된 생포 작전은 마침내 성공했다. 송아지는 야윈 상태였지만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었다.
합천축협은 구충제와 고단위 수액 영양제를 맞힌 뒤 송아지를 김씨 부부에게 무사히 인계했다. 권 할머니는 암송아지에게 “날도 추운데 살아 돌아온다고 애썼다”고 했고, 할아버지도 송아지를 기특한 표정으로 바라보며 “식겁했다, 고맙다”고 했다.
김태옥 팀장은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돌아온 송아지를 보고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15일간 고생이 봄눈 녹듯 사라졌다”며 “농가의 어려움을 함께하고 도움을 줄 수 있어 매우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갑진년 새해 집으로 무사히 돌아온 송아지에게 ‘희망이’란 이름을 붙여줬다. 송아지는 당초 이달 안으로 팔려던 계획이었지만 김씨 부부는 마음을 바꿔 팔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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