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피해자들 담은 다큐 ‘되살아나는 목소리’ 베를린 영화제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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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의 만행을 당한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10일 영화계에 따르면 박수남·박마의 모녀 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되살아나는 목소리'가 다음 달 15일 개막하는 제74회 베를린영화제 '포럼 스페셜' 부문에 초청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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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살하겠다고 몇 번이고 암벽에서 바다로 뛰어들려는데 그러질 못했어요. 그때는 죽는 것만 생각했지요…미쓰비시 제강소, 방공호, 군수 공장에 우리 조선 정신대 사람들이 많았는데 다 죽어서 굳어 있었어요.”(군함도 탄광에서 강제노역한 서정우 씨)
일제의 만행을 당한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를린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됐다.
10일 영화계에 따르면 박수남·박마의 모녀 감독이 연출한 다큐멘터리 ‘되살아나는 목소리’가 다음 달 15일 개막하는 제74회 베를린영화제 ‘포럼 스페셜’ 부문에 초청받았다.
‘되살아나는 목소리’는 일제강점기 일본군 ‘위안부’, 히로시마·나가사키 원폭 피폭, 강제 동원·노역 등의 피해를 본 조선인들의 인터뷰를 담은 다큐멘터리다.
‘포럼 스페셜’은 영화와 사회·예술적 담론, 미학 등을 성찰하는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는 부문이다.
포럼 스페셜을 총괄하는 바버라 움 큐레이터는 ‘되살아나는 목소리’에 대해 “보통 영화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이들은 크고 지배적인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관계 맺기와 저항을 통해 영화 속에서 덜 명확하며 조용한 주장들에 귀 기울이고 싶다”고 밝혔다.
박수남 감독은 ‘되살아나는 목소리’를 만들기 위해 1980∼1990년대에 촬영한 16㎜ 필름을 딸과 함께 복원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박 감독은 황반변성으로 시력을 거의 잃은 상황에서도 오랫동안 빛을 보지 못한 필름들을 영화로 만들겠다고 결심했다.
박 감독은 지난달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일본이 아직도 일제 만행을 왜곡하거나 그런 사실이 없다는 뻔뻔한 소리를 하는 것을 보면서 너무 억울하고 부아가 치밀었다”며 “이런 분노가 영화를 만드는 에너지가 됐다”고 연출 배경을 밝혔다.
재일교포 2세인 박 감독은 그간 ‘또 하나의 히로시마 - 아리랑의 노래’(1986), ‘아리랑의 노래 - 오키나와의 증언’(1991), ‘누치가후 - 옥쇄장으로부터의 증언’(2012), ‘침묵’(2016) 등 일제의 폭력을 알리는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왔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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