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초격차' 주문한 이재용 …"기술에 생존·미래 달려"

최현재 기자(aporia12@mk.co.kr) 2024. 1. 1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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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의 글로벌 연구개발(R&D) 허브인 삼성리서치를 찾아 6세대(6G) 이동통신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새해 현장 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10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리서치를 방문해 6G 기술 동향을 점검하고 미래 네트워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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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리서치 개발현황 챙겨
"어려울수록 더 과감하게"
선제투자로 기술선점 강조
삼성, 미래먹거리로 6G 낙점
"글로벌 표준화 주도" 자신감
2021년 1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당시 부회장)이 경기 수원 사업장을 찾아 네트워크 장비 생산라인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삼성의 글로벌 연구개발(R&D) 허브인 삼성리서치를 찾아 6세대(6G) 이동통신 기술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새해 현장 경영 행보를 시작했다.

경영 환경을 둘러싸고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미래 먹거리이자 '블루오션'인 6G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회장은 10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에 위치한 삼성리서치를 방문해 6G 기술 동향을 점검하고 미래 네트워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그는 삼성리서치 차세대통신연구센터 및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연구원과 만난 자리에서 "새로운 기술 확보에 우리의 생존과 미래가 달려 있다"며 "어려울 때일수록 선제적 R&D와 흔들림 없는 투자가 필요하다. 더 과감하고 치열하게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세계 경기 침체와 산업 재편 가속화, 불안정한 국제 정세 등 경영 현장에 닥친 복합 위기에서도 '초격차' 기술을 선점해 미래를 준비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 회장이 새해 첫 경영 행보로 6G 기술 연구조직을 찾은 것은 6G 기술 선점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을 내재화해 더 높은 에너지 효율과 더 넓은 네트워크 범위를 제공하는 6G는 미래 산업의 기반을 이루는 핵심 기술이다. 또 6G는 AI를 비롯해 자율주행차, 로봇, 확장현실(XR)의 첨단 기술을 일상생활에서 구현하는 데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6G 기술 선점을 두고 개별 기업 간은 물론이고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세계 각국에서 6G 기술 주도권 확보를 국가 프로젝트로 추진 중이고, 한국 정부도 지난해 말 6G를 국가전략기술로 선정하며 육성에 시동을 걸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새해 첫 경영 행보로 6G R&D 현장을 찾아 향후 5년 뒤 네트워크 사업의 주력 먹거리가 될 6G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6G 기술을 미래 먹거리로 점찍고 R&D 활동과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 5월 삼성리서치 산하에 차세대통신연구센터를 설립해 6G 선행 R&D를 진행 중이다. 2020년 7월엔 관련 백서에서 '6G 비전'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회장도 2021년 "통신도 백신만큼 중요한 인프라스트럭처로,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아쉬울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며 "6G도 내부적으로 2년 전부터 팀을 둬 준비하고 있다"고 6G 시장 선점을 향한 의지를 밝혔다.

6G 기술 주도권 확보 여부가 판가름 날 시기는 목전에 다가와 있다. 업계에 따르면 6G는 내년 글로벌 표준화 절차를 시작해 2030년을 전후로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표준화 경쟁의 성적표를 받아 들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셈이다.

삼성전자는 6G 이동통신 기술을 표준화하는 3GPP(3rd Generation Partnership Project)에서 업계 최다 의장석(의장 2석, 부의장 7석)을 확보하고 국제 표준화를 주도하고 있다.

이미 한 세대 이전 이동통신 기술인 5G에서 세계 최초 상용화에 성공한 경험과 역량도 6G 기술 선점을 위한 든든한 '뒷배'다. 4세대(4G) 통신이 대중화되기 전인 2011년부터 5G 표준화와 선행 기술 연구에 집중 투자해 성과를 낸 것처럼 6G에서도 기술 주도권을 확보할 역량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5G 상용화 경험을 비롯해 스마트폰과 네트워크 장비, 반도체 칩을 아우르는 기술 포트폴리오의 장점을 살려 △AI 기술 △고성능 통신 칩 △통신 소프트웨어(SW) 등을 발전시킨 뒤 6G 통신 분야에서 리더십을 확보할 방침이다.

통신 장비 사업과 관련해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이 회장의 '세일즈 행보'도 6G 시장 선점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5G 네트워크 장비 사업에서 대형 계약을 체결하고 신규 시장에 진출한 과정에서 이 회장의 네트워크가 빛을 발한 경험이 있어서다. 2020년 미국 1위 이동통신 업체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5G 장기 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NTT 도코모와 통신 장비 계약을 맺을 당시 이 회장은 직접 최고경영자(CEO)를 만나 협상을 진척시켰다.

업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는 삼성전자 통신 장비 사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경쟁력"이라며 "사업자들과 맺은 견고한 네트워크가 시장 선점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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