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에 매몰된 자극적 영상 … 사회 갈등 부추겨

고민서 기자(esms46@mk.co.kr) 2024. 1. 10.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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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부업으로 인터넷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그는 "수요자 측면에서 점점 더 자극적인 영상을 좋아하는 분위기인 터라 해당 콘텐츠 내용이 사실인지를 판단하기보다는 오히려 눈에 띄는 소재를 찾아 영상화하는 데 집중해야 조회수도 잘 나오고 돈이 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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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A씨는 부업으로 인터넷 영상을 제작하고 있다.

연예인이든 일반인이든 상관없이 화제가 되는 인물이나 소재가 있다면 온라인상에서 거론되는 내용을 모아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유튜브나 페이스북, 틱톡 같은 채널에 공유해 수익원을 만드는 게 그가 하는 겸업이다.

특히 A씨는 최근 인공지능(AI) 툴이 다양해진 덕분에 아이디어를 짜고 영상을 제작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1시간 내외로, 최대 3시간을 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수요자 측면에서 점점 더 자극적인 영상을 좋아하는 분위기인 터라 해당 콘텐츠 내용이 사실인지를 판단하기보다는 오히려 눈에 띄는 소재를 찾아 영상화하는 데 집중해야 조회수도 잘 나오고 돈이 된다"고 귀띔했다.

'크리에이터(창작자)'시장이 여러 직업을 통해 수익을 얻는 'N잡러'에게 대세로 주목받을 만큼 성장하고 있는 추세지만 그 이면에서는 수익에만 매몰돼 여과되지 않은 영상이 쏟아지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굳이 전문화된 편집 프로그램 등으로 공들인 영상을 만들지 않더라도 누구나 휴대폰 하나만 있으면 손쉽게 콘텐츠를 찍어낼 수 있을 정도로 간편화된 도구가 많아진 데다, 관련 시장에서 크리에이터로 성공한 사례가 잇따라 소개되면서 대중화된 측면도 크다.

10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주요 플랫폼을 중심으로 크리에이터의 수익성을 강화하는 기조가 두드러지고 있는 가운데 이들 플랫폼에선 돈벌이 수단으로만 콘텐츠가 양산되는 현상이 늘어나 사회적인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례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에 대한 이슈몰이를 위해 정치·연예·사회 등 분야를 막론하고 '카더라'식 뉴스가 무차별적으로 생겨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해당 영상을 접한 시청자가 문제 제기를 하지 않는 한 2차, 3차 영상으로 재가공돼 온라인상에서 확대 재생산되는 문제점도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엑스(X·옛 트위터)에선 일본의 지진 상황과 관련해 과거 영상을 짜깁기한 가짜뉴스가 떠돌기도 했다. 허위 정보에 기반한 '국뽕'(자국에 대한 환상에 도취돼 국가를 찬양하는 행태를 뜻하는 인터넷 신조어) 콘텐츠가 난립하는 문제도 있다. 이 외에 일부 정치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극단적인 정파 성향의 영상을 무분별하게 양산하는 행태 역시 '혐오 정치'와 '팬덤 정치' 등 부작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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