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다녀온 뒤 우울증 증세"…박수홍 친형에 징역 7년 구형

방송인 박수홍이 지난해 3월15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횡령) 위반 혐의로 기소된 친형 박 모씨와 배우자 이 모씨에 대한 4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방송인 박수홍(53)의 출연료 등 63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큰형 부부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배성중) 심리로 10일 오후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기소된 박수홍씨의 큰형 박모씨에게 징역 7년, 배우자 이모씨에게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다.

박씨 부부는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간 박수홍씨 등이 소속된 연예기획사 법인 2곳을 운영하면서 62억원에 달하는 출연료 등을 횡령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3형제 중 큰형 박씨와 공범인 부인 이씨가 2011년부터 2021년까지 △부동산 매입 목적으로 11억7000만원 △기타 자금 무단 사용으로 9000만원 △ 기획사 법인카드 사적 사용으로 9000만원 △ 개인 계좌 무단 인출 29억원 △ 박씨 아버지 등 허위 직원을 등록해 급여를 송금하는 수법으로 약 19억원 등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큰형 박씨는 구속 상태에서 기소됐다가 지난해 4월7일 구속기간 만료로 석방돼 부인 이씨와 함께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이날 검찰 신문에서 박씨는 박수홍씨가 소속된 연예기획사가 가족기업이었기 때문에 80대의 부모님과 박수홍씨 등이 참여해 서로 회의를 통해 자금 사용처를 결정한다고 주장했다. 또 법인카드의 사적유용에 대해 '임직원 복리후생 차원'이라고 답했다. 검찰은 법인카드를 박씨의 아들이 키즈카페나 편의점, PC방을 가는데 사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박씨는 검사의 질문에 "법인카드로 사무실이 없어서 PC방에 가서 일도 하고 잠깐씩 게임도 했다"며 "키즈 카페, 편의점, 병원, 미용실 등의 사용은 가족 기업이기 때문에 복리후생 차원에서 그렇게 사용해도 되는 걸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상품권 결제는 박수홍 지인에게 선물을 보내는 데 사용했다"며 "나머지는 박수홍에게 사용했다. 명절 때는 지인, PD, 동료 등에게 선물을 보내라고 해서 갖다 쓴 것이고 나머지 금액은 박수홍이 '미운 우리 새끼'에서 뮤직비디오 작업 때 함께 한 스태프에게 선물 등으로 썼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감옥 다녀온 후 가슴이 떨린다. 우울증 증세도 있고 간 수치가 높다. 큰 병원에 가 보라고 했다"며 "지난 대질신문 때도 그랬지만 귀에서 윙윙 울리는 소리가 들린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모를 정도"라고 했다.

박씨는 최후 진술에서 "이 사건 전까지 부모님께 효도하고 우애 있는 형제로 소문났다"며 "수홍이를 자식처럼 생각하고 키워왔다. 변할 수 없는 진실이고 마음 같아서는 진실을 알리고 싶지만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것이기 때문에 저와 부모님은 하루하루 견디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세무적으로 몰라서 했던 잘못한 것이 있다면 죗값을 달게 받겠다"며 "평생 바쁘게 살아왔는데 동생돈을 갈취한 나쁜 놈이 됐다. 재판장님 부모님과 형제가 예전처럼 서로 아끼는 가정으로 회복시켜 달라"며 울먹였다.

형수 이모씨는 최후진술에서 "너무나 많은 언론플레이를 통해 재판이 진행중임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횡령을 저지른 범죄자가 됐고 박수홍을 죽이려는 살인자가 됐다"며 "저희 아이들은 이미 범죄자의 자녀가 됐고 삼촌 돈으로 호의호식 하며 살아가는 뻔뻔한 아이들이 됐다"고 했다.

이어 "남편은 수홍씨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한다. 어쩌면 본인보다 동생을 아끼고 사랑했기에 부모님이 상처받으실 걸 생각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며 " 저희의 억울함을 헤아려주시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했다.

박씨 부부에 대한 선고는 다음달 24일 오후 2시에 진행될 예정이다.

정세진 기자 sejin@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