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음 울리며 비상한 드론볼… 격렬한 충돌·공중전에 탄성 [CES 2024]

김범수 2024. 1. 1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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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드론축구대회 관심 폭발
美 대표·본보 팀 친선경기 1세트 진행
본보 3대 10으로 패배에도 관객들 박수
한국 대표팀 두 팀으로 나눠 시범경기
종료 직전 블루팀 버저비터 극적 승리
오세훈 서울시장 “굉장히 속도 빠르다”
맥데빗 WT 회장 “축구와 또 다른 매력”
현장 부스 중 관람객들 가장 많이 몰려
세계적 인지도 향상 시장 성장 기대감

“스리! 투! 원!”

9일 오후 2시(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가 열리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4 세계일보 드론축구대회’가 개막하자 호기심을 느낀 CES 관람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찰칵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엑스포홀에서 열린 ‘CES 2024 세계일보 드론축구 대회’에서 각국 참석자들이 시범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이재문 기자
드론축구는 한국에서 창설된 이후 국내에선 몇 차례 대회가 치러지면서 알려졌지만 해외에선 생소한 경기다. 다양한 국적의 방문객들은 처음 보는 경기임에도 금세 드론축구의 재미에 흠뻑 빠져들었다.

개막식을 기념해 열린 첫 경기는 미국 드론축구 대표팀과 정희택 세계일보 사장을 주장으로 하는 세계일보팀의 친선경기. 드론 축구대회의 규칙은 한 세트에 3분씩, 총 3세트로 진행되지만, 이날 미국 대표팀과 세계일보팀의 경기는 친선경기 차원에서 한 세트로 진행됐다.

미국 대표팀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경기장에 입장했다. 한 국가의 대표팀인 만큼 이번 경기가 자신 있다는 모습이었다. 반면 세계일보팀은 긴장한 듯 다소 표정이 굳어 있었다. 세계일보팀은 이번 드론축구 대회를 준비하면서 국제드론축구(FIDA) 소속 전문가 등에게서 드론 작동법 정도를 익힌 아마추어팀이었기 때문이다.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신호와 함께 드론볼 10대가 굉음을 울리면서 날아올랐다. 미국 대표팀 5개 드론볼, 세계일보팀 5개 드론볼이다. 지름 40㎝의 커다란 드론볼이 떠오르는 소리와 팀을 구분하는 빨간색과 파란색의 발광다이오드(LED)에 사람들의 이목이 쏠렸다.

경기는 예상외로 격렬했다. 1100g 무게의 드론볼이 상대의 드론볼 공격을 막기 위해 빠른 속도로 날아와 부딪쳤고, 그때마다 커다란 충격음이 일었다. 상대방에게 공격당한 드론볼이 균형을 잃고 경기장 외벽에 충돌할 때는 관람객들은 자기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기도 했다. 흡사 전투기들이 하늘에서 공중전(도그파이트)을 벌이는 것 같았다.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가스 베네치안 엑스포홀에서 열린 세계일보 드론 축구 대회 CES 2024 개회식에서 드론축구 시범경기가 진행되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이재문 기자
승부는 빠르게 미국 대표팀 쪽으로 기울었다. 미국 대표팀은 수많은 경험과 훈련을 바탕으로 여유롭게 골을 넣었다. 경기가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첫 골을 터트린 미국 대표팀은 곧바로 후속 골을 넣기 시작했다. ‘1 대 0’, ‘2 대 0’, ‘3 대 0’, 점수 차는 빠르게 벌어졌다. 미국 대표팀의 거센 공격에 세계일보팀의 드론 한 대가 부서지면서 추락하기도 했다. 하나의 드론볼이 격추되면서 세계일보팀의 드론볼은 한 개가 부족한 상태로 경기를 이어가게 됐다. 세계일보팀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세계일보팀은 포기하지 않았다. 열악한 상황에서 정 사장이 미국 대표팀을 상대로 첫 골을 넣는 데 성공했다. 관람객들은 일반인이 선수를 상대로 득점한 사실에 유쾌해하며 응원의 박수를 보냈다.

3분은 순식간에 지나갔다. 경기결과는 ‘10 대 3’. 미국 대표팀의 완벽한 승리였다. 하지만 경기결과에 상관없이 미국 대표팀과 관람객들은 세계일보팀의 선전에 박수를 보냈다.

정 사장은 “드론축구를 많이 연습했는데, 진짜 어렵다”고 경기 소감을 말했다. 경기를 끝까지 관람한 토마스 맥데빗 워싱턴타임스 회장은 “매우 흥미로운 스포츠”라며 “젊은층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는데 축구 경기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현장 찾은 정·재계 인사들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엑스포홀에서 열린 ‘CES 2024 세계일보 드론축구 대회’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왼쪽부터),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이형희 SK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라스베이거스=이재문 기자
CES 참석차 라스베이거스를 찾은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개회식 직전 세계일보 드론축구 대회 부스를 방문했다. 오 시장은 정 사장의 설명을 들은 뒤 드론축구 경기를 유심히 지켜보며 “굉장히 속도가 빠르다”고 평가했다. 드론이 득점하는 장면에선 신기한 듯 탄성을 터뜨리기도 했다. 오 시장은 경기가 끝난 뒤 정 사장에게 “오늘 덕분에 좋은 구경했다”고 덕담을 건넸다.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엑스포홀에서 열린 ‘CES 2024 세계일보 드론축구대회’에서 국가대표 블루팀(위쪽 사진)과 레드팀이 시범경기를 벌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이재문 기자
친선경기 뒤를 이어 열린 한국 드론축구 대표팀의 시범경기는 드론축구의 매력을 한껏 보여줬다. 두 개의 팀으로 나눈 한국 대표팀은 숙련된 전술을 통해 상대방을 압박했고, 한 팀이 득점을 내면 곧바로 따라잡는 ‘일진일퇴’ 공방을 이어갔다.

각 팀의 수비역할을 하는 드론볼들은 진형을 만들어 방어에 나섰다. 하지만 노련한 공격 드론볼은 발사된 미사일처럼 날아가 한번에 상대팀의 골을 깔끔하게 관통하기도 했다.

경기종료 직전 점수는 16 대 16, 백중세였다. 이대로 무승부로 경기를 끝낼 수 없다는 생각에 양 팀은 적극적으로 공세에 나섰다. 경기 종료를 알리는 신호가 울리기 바로 직전 파란색 LED의 드론볼이 상대의 골을 통과하면서 극적인 한 점 차 승부로 끝이 났다. 농구로 치면 ‘버저 비터’(Buzzer Beater)의 순간이었다.

외국인 관람객들은 휴대전화로 개막식과 드론축구 경기를 촬영하며 큰 흥미를 보였다. 다른 기업의 부스를 구경하던 사람들도 드론축구를 보기 위해 발걸음을 돌렸다. 흥미 진진한 표정으로 경기를 지켜보며 규칙을 궁금해하는 이들도 있었다. 한때 60명이 넘는 인파들이 드론축구 경기장을 둘러싼 채 집중하기도 했다.
홍보 부스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가전쇼 ‘CES 2024’가 개막한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 노스홀을 찾은 관람객들이 ‘CES 2024 세계일보 드론축구 대회’ 홍보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이재문 기자
세계일보의 드론축구 대회가 열리는 베네치안 엑스포홀에 전시를 하는 어떠한 기업도 드론축구 대회만큼 순간적인 집중도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일본 문부과학성 산하에서 일한다는 한 관계자는 “드론이 골을 잡아 옮겨 골을 넣는 거냐”며 관심을 표했다. 그는 일본이 드론축구 주요국이며, 강팀으로 꼽힌다는 사실에 흥미로워하며 “일본에도 팀이 만들어졌는지 몰랐는데 앞으로도 관심을 갖고 봐야겠다”고 말했다.
세계최대 IT 가전쇼 CES 2024가 개막한 가운데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 노스홀을 찾은 관람객들이 세계일보 드론 축구 대회 CES 2024 홍보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라스베이거스=이재문 기자
정보기술(IT)업체 종사자들도 CES 부스 중에서도 규모 면에서 압도적인 드론축구 행사장으로 모여들었다. 행사장에서 만난 EB시스템스의 브렌든 워터스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오늘 처음 드론축구라는 걸 알게 됐다”며 “우리 회사 앱으로 CES 부스에 몇 명이 방문하는지 알 수 있는데, 여기 사람들이 몰려 있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세계일보 드론축구 대회에 협력사로 참여한 스페인 기업 ‘드론축구’(Drone Soccer)의 호세 토레즈 매니저는 “지난해 5월 인천 송도에서 열린 제1회 세계 드론축구 대회에 참여한 뒤 이번이 두 번째로 참여하는 행사”라며 “아직 스페인에는 정식 팀이 없는데 하루빨리 팀이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드론축구가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관련 시장도 빨리 성장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김범수·이지민·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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