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워크·공수 전략 ‘짜릿’… K드론 퍼포먼스에 시선집중 [CES 2024]
이동수 2024. 1. 10. 17:26
세계일보 드론축구대회서 데모경기 펼친 韓 국가대표팀
5명씩 레드·블루팀 나눠 시범경기
시나리오대로 경기 펼친 뒤 재연
공격·수비 설명하며 관객들에 홍보
‘업사이드’ ‘태그’ 등 규칙 흥미진진
시속 80㎞ 스피드·조종실력 볼거리
스트라이커 드론 손상… 추락 변수도
5명씩 레드·블루팀 나눠 시범경기
시나리오대로 경기 펼친 뒤 재연
공격·수비 설명하며 관객들에 홍보
‘업사이드’ ‘태그’ 등 규칙 흥미진진
시속 80㎞ 스피드·조종실력 볼거리
스트라이커 드론 손상… 추락 변수도
“달라도 너무 다릅니다. 적응이 안 되네요.”
경기 현장 열기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치안 엑스포홀에서 열린 ‘CES 2024 세계일보 드론축구대회’에서 국가대표 블루팀(왼쪽 사진)과 레드팀이 데모 경기를 벌이고 있다. 두 차례에 걸친 데모 경기에서 양측은 탄탄한 수비와 각종 공격 전술을 펼치며 K드론축구의 매력을 전 세계인에게 전했다. 라스베이거스=이재문 기자 |
9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지상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서 열린 ‘세계일보 드론축구대회’. 대회에 참가한 드론축구 국가대표 레드팀의 스위퍼(후방 길막이) 원대남 선수 겸 감독은 ‘한국에서 연습할 때와 비교하면 어떠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원 선수는 “연습 때보다 훨씬 넓은 공간에 드론축구 경기장이 설치되면서 거리감이 많이 달라져 힘들다”고 덧붙였다.
거리감은 드론축구 조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경기 중 드론은 최대 시속 80㎞의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데, 경기는 속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좁은 가로 17m·세로 8m 공간에서 치러져서 거리 감각 없이는 조종이 매우 어렵다.
예상하지 못한 ‘민원’도 맞닥뜨렸다. CES 주관사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의 검토를 거쳐 대회가 성사됐지만, 경기장 주변 전시 부스들이 드론 비행 소리가 시끄럽다며 민원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대표팀은 비행 소음을 줄이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연습 때보다 비행 속도를 크게 줄인 채 경기에 나섰다.
대표팀은 이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최일선에서 ‘K드론’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대표팀 10명이 각각 5명씩 레드팀, 블루팀으로 나뉘어 펼친 데모 경기 퍼포먼스는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데 충분했다.
대표팀은 CES 2024 참가 전에 전 세계를 대상으로 드론축구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다양한 전술과 득점 상황을 포함한 시나리오를 짰다. 이른바 ‘데모 경기’를 펼치는 것이다.
퍼포먼스는 두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첫 번째 데모 경기는 시나리오대로 경기를 진행하고, 그다음엔 바둑의 복기처럼 경기 내용을 느린 속도로 다시 진행하면서 장면 별로 아나운서의 설명과 함께 수비 전략, 공격 방법 등을 재연했다.
데모 경기에서 레드팀 스트라이커(골잡이) 한 명이 블루팀 수비수 3명을 뚫고, 블루팀 스트라이커와 골잡이의 길을 터주는 가이드(길잡이)가 네 명의 레드팀 수비수 사이를 공략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레드팀의 스트라이커는 한국 1위 공격수이지만, 긴장한 탓에 한동안 블루팀의 탄탄한 수비를 제치고 골을 넣지 못했다. 이에 수비에 가담했던 레드팀 가이드가 공격 전선에 합류한다.
블루팀은 레드팀의 공격진이 모두 실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감안해 세 선수가 골대 앞을 나란히 지키는 일자형 수비를 펼쳤다. 레드팀은 블루팀 선수 두 명이 공격에 가담해 공격력을 높이자, 고난도 수비 대형인 A형 수비를 펼친다. 경기 중엔 이 밖에 C형, V형 수비도 시연됐다.
퍼포먼스에는 관중이 경기 규칙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는 시나리오도 포함됐다.
스트라이커가 득점에 성공하는 순간 골대가 빨간색으로 바뀌는데, 이 상태에선 스트라이커가 다시 골대에 진입해도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득점에 성공한 뒤 공격에 참여한 모든 선수가 하프라인 뒤로 빠지지 않으면 ‘업사이드’에 걸리기 때문이다. 업사이드는 축구에서 공격수가 상대편 최후방 수비수보다 앞선 상태로 공을 받을 수 없다는 규칙인 ‘오프사이드’와 비슷한 드론축구 규정이다.
블루팀이 득점에 성공한 뒤 블루팀 가이드의 드론 기체에 문제가 생겨 레드팀 진영에 추락했다. 이때 블루팀 수비 선수들은 하프라인을 넘어 가이드를 자신들의 진영으로 밀어냈다. 업사이드 규정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번엔 레드팀 스트라이커의 기체가 손상을 입고 추락했다. 스트라이커는 더 이상 경기 운용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기권을 선언했다. 드론축구에선 스트라이커로 지정된 드론만 골을 넣을 수 있는데, 스트라이커 기체가 불능에 빠지면 드론끼리 태그를 통해 스트라이커를 바꿔야한다. 이에 레드팀 가이드가 추락한 스트라이커와 태그하기 위해 빠르게 다가가고, 블루팀 수비들은 레드팀 가이드의 태그를 막기 위해 레드팀 스트라이커 주변을 감쌌다.
이처럼 경기 내용을 천천히 재현하기 위해선 상당한 미세조종 기술이 필요하다. 드론축구에 사용되는 드론은 위성항법시스템(GPS)이 없기 때문에 고정된 위치에 떠 있게 하려면 끊임없이 호버링(공중정지비행) 조종을 해야 해 기술의 난도가 한층 더 높은데, CES라는 낯선 환경이 더해지면서 선수들도 최대치의 집중력을 발휘해야 했다. 블루팀의 키퍼(골막이) 최유진 선수는 데모 경기가 끝난 뒤 기자와 만나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서 확실히 더 긴장했다”면서도 “경기를 잘 끝내서 마음이 놓인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라스베이거스=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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