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더웠던 2023년, 온난화 패턴도 벗어나…이제 열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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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가 공식적으로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해가 됐다.
단순히 기록이 깨진 것만이 아니라, 올해 지구가 '온대화'를 넘어 '열대화'로 진입하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코페르니쿠스의 책임자 카를로 부온템포 국장은 관련 브리핑에서 "2023년은 지난 10만년 중 가장 따뜻한 해가 될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기온이 이렇게 높았을 때는 지구 위에 도시도, 책도, 농업도, 가축도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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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 ‘지구 열대화’ 가속 신호 아닌지 파악 중
지난해가 공식적으로 관측 이래 가장 뜨거운 해가 됐다. 단순히 기록이 깨진 것만이 아니라, 올해 지구가 ‘온대화’를 넘어 ‘열대화’로 진입하는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유럽연합(EU)의 기후변화 감시 기구인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C3S)는 9일(현지시각)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이 14.98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6월부터 시작된 ‘가장 뜨거운 달’이 12월까지 이어진 결과(그래픽)다. 지난해 하반기 전 세계적으로 이례적인 고온 현상 이어지며, 일찌감치 2023년이 역사상 가장 뜨거운 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는데 실제 그렇게 된 것이다.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인 14.98도는 최근 30년(1991~2020년) 평균보다 0.6도, 산업화 이전인 19세기 후반(1850~1900년)보다는 1.48도가 더 높다. 파리기후협정이 정한 1.5도 목표에 거의 근접한 것이다. 직전 최고치였던 2016년보다는 0.17도가 높았다.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는 미국의 국립해양대기청(NOAA)과 함께 매달 전지구 평균기온을 발표하는데, 코페르니쿠스는 1979년부터 위성영상을 토대로 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분석하고, 미 해양대기청은 육지와 선박, 부표 등에서 직접 계측한 관측값을 토대로 한다. 미 해양대기청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조만간 지난해 지구 평균 기온을 발표하는데, 결과값은 코페르니쿠스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페르니쿠스의 책임자 카를로 부온템포 국장은 관련 브리핑에서 “2023년은 지난 10만년 중 가장 따뜻한 해가 될 것”이라며 “마지막으로 기온이 이렇게 높았을 때는 지구 위에 도시도, 책도, 농업도, 가축도 없었다”고 말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이날 ‘지구 온난화의 새로운 시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과학자들은 (이 수치를 두고) 2023년에 단순히 기록이 깨진 것이 아니라, 지구 열대화가 가속하고 있다는 신호가 아닌지 파악 중”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엔 전 세계에서 더운 날씨로 인한 이상기상 현상이 잦았다. 이란과 중국, 그리스, 스페인, 미국 텍사스와 남부에서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고 캐나다의 경우 18만2천㎢가 넘는 면적이 불에 타는,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산불을 경험했다. 남극 대륙 해안에서는 여름과 겨울 모두 해빙의 양이 기록상 가장 적었다.
지구의 열에너지 90%가량이 해양에 축적되는데, 지난해 10월 네이처지에 실린 ‘전 세계 근해와 중간 해역의 해양 열 축적 가속화’ 연구 결과를 보면, 1990년대 이후 해양의 열 흡수 속도가 크게 빨라져 2010년대엔 1990년대의 거의 두 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시 지난달 네이처지에 실린 ‘지난 60년 동안 관측된 지구 시스템 가열의 강력한 가속도’라는 연구에서도 1960년 이후 해양과 육지, 대기, 빙하 등에서 지구의 열대화를 우려할 만한 상황이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 등 유럽 6개국이 공동 설립한 해양 연구기관인 ‘메르카토르 오션 인터내셔널’(MOI)의 해양학자 카리나 폰 슈크만 박사는 뉴욕타임스에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특이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박기용 기자 xen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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