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죽음의 정치 끝내고 상생해야…나도 성찰하겠다”

강성휘 기자 2024. 1. 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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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모두가 되돌아보고, 저 역시 다시 한번 성찰해서 희망을 만드는 살림의 정치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당 내에선 당장 당 내홍 수습부터 이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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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모두가 되돌아보고, 저 역시 다시 한번 성찰해서 희망을 만드는 살림의 정치로 되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0일 오전 “우리 정치가 어느 날인가부터 절망을 잉태하는 죽임의 정치가 되고 말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피습 후 처음으로 공개 입장을 밝히는 자리에서 ‘증오 정치’를 극복하겠다는 자성의 메시지를 낸 것.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탈당 등을 계기로 친명(친이재명) 체제가 더 공고화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당내에선 이 대표가 당분간 당 내홍 수습에 주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선거제 개편 논의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 李 “증오 정치 끝내야”

피습 8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 대표는 이날 피습 당한 상처 부위에 손바닥만 한 살색 반창고를 붙인 상태였다. 웃는 얼굴로 직접 마이크를 잡은 그는 발언에 앞서 목소리를 내기 불편한 듯 거듭 헛기침을 하며 목을 가다듬었다.

그는 “모두가 놀란 이번 사건이 증오의 정치, 대결의 정치를 끝내고 서로 존중하고 상생하는 제대로 된 정치로 복원하는 이정표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며 “증오하고 죽이는 전쟁 같은 정치, 이번 사건을 계기로 사라지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존중하고 공존하는 정치로 복원되고 희망 있는 나라로 우리가 함께 갈 수 있다면 남은 제 목숨이 없어진대도 뭐가 그리 아깝겠느냐”고도 했다.

이 대표는 서울대병원으로의 헬기 이송 논란을 우려한 듯 “각별하게 부산 시민 여러분, 그리고 생사가 갈리는 그 위급한 상황에서 적절하고 신속한 응급조치로 제 목숨을 구해 주신 부산의 소방, 경찰, 그리고 부산대 의료진 여러분께 각별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도 했다. 전날 친명 좌장인 정성호 의원도 이 대표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로 “부산 병원에서 응급조치 잘해 주셔서 수술 잘 받았다고 부산 의료진에게 감사 인사 먼저 꼭 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 공천 앞두고 당 내홍 수습 집중할 듯

이 대표는 당분간 자택에서 회복에 집중할 계획이다. 민주당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당무 복귀 시점은) 자택 치료 경과와 의료진 의견을 종합해서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제한적이긴 하지만 중요한 당무에 대해선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당내에선 당장 당 내홍 수습부터 이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분위기다. 친명 중진 의원은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당내 통합”이라며 “비명계와 대화, 소통하며 접점을 늘려 구심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 12일 첫 공천관리위원회 회의를 시작으로 공천 작업이 본격화되는 만큼 이 대표와 친명 지도부를 향한 불신부터 가라앉혀야 한다는 것.

지도부 일각에서는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전환 논의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에 대해 한 친명 지도부 의원은 “‘원칙과 상식’ 등 비주류 탈당을 막기 위한 방책 중 하나였는데, 원칙과 상식이 탈당했으니 조기 선대위 가능성은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가 당무에 복귀하면 한동안 중단됐던 선거제 논의에도 다시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마음이 기울었지만, 위성정당 비판을 막기 위한 방법이나 외부 비례 정당과의 연대 방향 등에 대해서는 추가 고민이 필요하다”며 “이 대표가 복귀하는 대로 이에 대한 당내 논의를 거쳐 최종 입장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

부산경찰청 수사본부는 이 대표를 흉기로 습격해 살인미수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김모 씨(67·수감 중)에 대한 최종 수사결과를 이날 발표하면서 “김 씨가 ‘재판 연기로 이 대표가 처벌되지 않는 것에 불만을 느꼈다. 이 대표의 공천으로 4월 총선에서 특정 세력이 다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게 하려고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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